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내 시'가 실린다고?

시민기자 박지원

발행일 2020.06.26. 11:24

수정일 2020.06.26. 13:18

조회 331

필자는 교통수단으로 버스나 택시보다 지하철을 더 자주 이용한다. 지하철이 더 빠르고 배차간격이 짧아 이동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하철은 기다리는 시간이 항상 존재한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에 사람들을 구경하거나, 핸드폰으로 새로 뜬 알림을 확인하고, 가끔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요즘에는 새로운 시간 보내는 방법이 생겼다.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적혀 있는 시를 읽는 것이다. 평소에도 시 읽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서울시 지하철에서 항상 시를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정말 힘들었던 날 무심코 읽었던 시가 나를 위로 시켜준 적도 있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생각해냈을까 놀랐던 적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만났던 시들은 나에게 여러 영향과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지하철을 타러 갈 때마다 오늘은 어떤 시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됐다. 몇 호선이든, 어떤 역이든지간에 항상 멋진 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항상 집에 돌아오면 도착하는 역에서는 같은 시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지하철에서 읽은 '헌책방에 가면' 시
지하철에서 읽은 '헌책방에 가면' 시 ©박지원

일상 속에서 이렇게 누군가의 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서울시가 문화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례가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활용 사례라고 생각한다. 사실 텅 비어있는 승강장 안전문을 문학으로 승화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대단하다. 시를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문화인으로 성숙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지하철에서 읽은 '성찰록'
지하철에서 읽은 '성찰록' ©박지원

외출을 한 그 날도 2018년 시민 공모에서 수상한 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성찰록'이라는 시였는데 '하루를 개어서 장롱 안에 가만히 넣는다', '쌀쌀한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등의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올해도 서울시는 '2020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민 창작시' 공모를 진행한다.  6월 15일부터 7월 8일 수요일까지, 한 사람당 1편의 창작시를 접수할 수 있다. 15줄 20자 이내의 창작 작품을 응모할 수 있으며, 공모주제는 자유이다.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작품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 후,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당선작은 8월 말,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발표될 예정으로, 10월에는 당선작들을 승강장 안전문에서 만날 수 있다.  평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필자도 이번에 지원해보려고 한다. 자세한 접수방법은 '내 손안에 서울' 공모전 홈페이지공모전용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빈자리에 나의 창작시가 실릴 수 있다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빈자리에 나의 창작시가 실릴 수 있다 ©박지원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자신의 시를 게재할 수 있는 시민창작시 공모전은 시를 쓰는 사람이나 시를 읽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강장 안전문의 빈자리에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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