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박물관 특별전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1.07. 00:00

수정일 2004.01.07. 00:00

조회 2,048




청계천 역사가 손에 잡힐 듯 그려져.. 2월15일까지 전시

불과 한 세기 전만해도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르는 물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늘을 가리던 고가가 철거되고 복개도로를 걷어내는 과정을 보면서 ‘과연 청계천의 원래 모습은 어떠했을까’하는 궁금함이 자못 든다면 청계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마련한 ‘청계천 특별전’은 예부터 도시를 가로지르던 그곳이 선비들의 휴식처이자 서민들의 생활 하천이었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온 곳이었음을 한눈에 확인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청계천의 변천과 그와 함께해온 서울의 역사, 문화도 손에 잡힐 듯 그려내는데,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의 개천 관리와 다리> <복개과정을 다루는 청계천의 역사> <청계천 상류의 풍류문화와 중,하류 서민의 삶을 보여주는 청계천의 문화와 민속>으로 나뉜다.

청계천 준천을 주도했던 영조의 어진과 어보를 비롯, 박문수(朴文秀) 등 관련 인물들의 영정, 준천(濬川·개천 바닥을 파서 쳐내는 것) 장면을 그린 ‘준천계첩’, 청계천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고지도들, 수표교 등 청계천에 놓였던 다리들의 모형과 광통교 엄지기둥이 전시중이다.

최근 모습 드러낸 광통교 난간기둥 볼만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광통교난간기둥(廣通橋欄干柱)은 1958년 복개공사 이후 복개도로 아래에 뒤덮여 있다가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조선시대 상업 중심지로서 다양한 가게가 즐비하였던 광통교 주변의 활기를 간직한 유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이 기둥은 1410년(태종10) 큰비가 내려 흙다리인 광통교가 유실되자 호조의 건의에 따라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가 묻힌 정릉 옛 터의 석재를 이용하여 석교로 개축한 것으로, 현재 남아있는 난간기둥은 모두 6건으로 2건은 법수가 있는 엄지기둥이며 나머지는 난간기둥이다.
4건의 난간기둥 중 3건은 상부가 연봉형태로 되어 있고 1건은 보주형으로 되어 있다.
<조선시대 개천관리와 다리> 부분에 소개되는 준천첩(濬川帖,1760년경)도 빼먹지 말아야할 것으로, 영조의 치적 중의 하나인 청계천 준천사업을 마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어명에 의해 제작한 것이다.
이 화첩은 영조의 어제어필, 그림 4점, 준천소좌목, 홍봉한의 발문으로 구성 되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준천계첩 중 가장 완전한 형식을 갖춘 것이다. ‘영조의 어제’는 관료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내용이고, ‘좌목’은 준천에 동원된 관리와 인력의 명부이며, ‘발문’에서는 화첩이 제작된 배경을 밝히고 있는 중요 사료이다.

이들 자료가 조선 영,정조 시대의 청계천의 정비를 알려준다면, 보물 제838호 수표(水標)는 태종, 세종 시기의 청계천의 개착을 짐작케 한다.
전시되는 수표는 모형으로서, 본래의 목재로 제작되었다가 영조때 석재 수표를 세웠다고 한다. 수표는 당시 도성안의 수위를 측정하는 유일한 기구로 도성사람들에게 강수량의 정도를 미리 알아 수해에 대비토록 하던 의미 있는 기구이다.

일제시대 세운 청계천 복개계획도, 경성지도 등 자료 풍성

<복개과정을 다루는 청계천의 역사>에서는 일제시대에 만든 청계천복개계획도면(淸溪川覆蓋計劃圖面)이 눈에 띈다.
일제시대 청계천 복개 관련도면 및 복개관련 참고지도로서 광화문광장계획도, 경성측도(1:10,000), 청계천 개수계획 횡단도 및 종단도, 청계천 계획도(남대문1丁目~예지동, 지적도)등 총 10건이 소개된다. 이 중 청계천개수계획도면은 하류의 홍수를 대비하고자 구간별로 여러 가지 안을 보여주었으나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전시되는 도면은 공사하기 전의 계획안들이다.


이밖에도 청계천의 다양한 모습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그림으로 표현한 조선시대 그림작품들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임득명의 가교보월(街橋步月)도 그중 하나로서 정월 대보름날 개천의 광통교의 다리밟기를 하는 서민들의 모습을 그렸는데, 수평의 다리와 사선의 건물배치가 어색하지만 담청색의 밤 풍경 처리가 신선하다.
청계천 본류와는 거리가 멀지만 원류로 알려진 백운동천을 그린 정선의 청풍계(淸風溪)도 널리 알려진 것으로 볼만하다.
청계천 특별전은 다음달 15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계속되는데, 이밖에 청계천 주변의 민속인 연날리기·다리밟기 등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연등행사에는 추첨을 통해 가족의 이름을 걸 수 있다.

전시작품 : 영조어진, 박문수 초상, 준천계첩, 사진 등 청계천 관련 200여 점
전시기간 : 2003년 12월 16일 ~ 2004년 2월 15일
장 소 :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시 간 : 평일 오전 9시 - 오후 8시(월요일은 휴관, 토·일·공휴일은 오후 5시까지)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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