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달맞이공원서 느낀 도시공원의 소중함!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0.07.03. 11:52

수정일 2020.07.03. 15:49

조회 4,408

인터넷에 ‘달맞이공원’을 검색하면 수십 개가 나온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달맞이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원이 많다. 필자가 거주하는 성동구에도 달맞이공원이 있다. 네이버 지도상에 표시된 이름은 '달맞이봉공원'이다. 이곳엔 왜 달맞이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성동구 달맞이근린공원의 위치

성동구 달맞이근린공원의 위치 ⓒ네이버 지도

지도상으로 보면 달맞이공원은 아파트들 사이에 하나의 성처럼 우뚝 솟아있다. 인근 주민들에겐 동네 뒷산인 셈이다. 예부터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에 동네 주민들이 이곳에 올라가 둥근 보름달을 맞이하였다고 해서 달맞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달맞이를 했던 동네 뒷산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주민이 찾는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달맞이공원이 되었다.

달맞이근린공원으로 가는 한강변에 인접한 계단 길

달맞이근린공원으로 가는 한강변에 인접한 계단 길 ⓒ윤혜숙

달맞이공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필자는 그 중에서 한강에 인접한 계단 길을 선택했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달맞이근린공원’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이 네모반듯하지 않고 왼쪽보다 오른쪽이 높다. 오른쪽이 동쪽을 의미한다면 흡사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동쪽 하늘의 달에게 가까워지려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달맞이근린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내려다 본 한강

달맞이근린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내려다 본 한강 ⓒ윤혜숙

계단으로 올라가는 구불거리는 길 양쪽으로 숲이 우거져 있다. 앞의 정상만 보고 계단 길을 올라가다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니 서울의 중심부를 흐르는 한강이 펼쳐져 있다. 한강을 에워싼 도로 위를 질주하는 차량 행렬과 저 멀리 고층빌딩을 바라보니 비로소 이곳이 서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달맞이근린공원의 너른 평지에 설치된 쉼터

달맞이근린공원의 너른 평지에 설치된 쉼터 ⓒ윤혜숙

끝이 보이지 않을 것처럼 연속되어 있는 계단이 끝나는가 싶더니 너른 평지가 펼쳐져 있다. 이런 공원마다 예외 없이 정자를 닮은 듯한 쉼터가 있다.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눈길이 닿는 곳에 참새 두어 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참새마저도 평화롭게 노닐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갖춰져 있다.

달맞이근린공원의 포토존

달맞이근린공원의 포토존 ⓒ윤혜숙

한강쪽으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포토존에 서서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보니 간간히 부는 바람이 시원하다. 달맞이근린공원을 올라오면서 무더위에 몽글몽글 맺힌 땀방울이 가신다. 필자의 뒤쪽에는 산, 앞쪽에는 강이 있으니 이곳이 바로 조상들이 명당이라고 했던 배산임수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달맞이근린공원의 정상

달맞이근린공원의 정상 ⓒ윤혜숙

정상에 ‘달맞이봉’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을 보니 정상의 해발고도가 80.4m에 불과하다. 그래도 경사진 길을 올라와야 하니 평지를 걷는 것과는 달리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달맞이봉 앞으로 철봉이 설치되어 있어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주민들은 꼭 철봉에 매달려 본다. 잠시 체육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서 낑낑대면서 철봉에 매달려야했던 학창시절의 한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아마 지금 철봉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필자와 같은 추억에 잠겨서 잠시 학창시절로 되돌아가는 기분일 것이다.

달맞이근린공원 정상에 설치된 철봉

달맞이근린공원 정상에 설치된 철봉 ⓒ윤혜숙

간간히 비가 뿌리는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늦은 오후에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운동 삼아 산책에 나선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필자처럼 작정하고 방문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달맞이근린공원에 올라오니 숲 속에 와있는 듯 심신이 안정된다.

사실 성동구의 달맞이근린공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라질 뻔한 공원이었다. 지난 2000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가 도입되었고, 도시계획에 따라 사유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뒤 20년 간 사업이 시행되지 않으면 지정효력이 사라지는 제도다. '도시공원 일몰제'라고도 한다. 올해가 2020년이다. 서울시가 사라질 뻔했던 도시공원 총 118.5㎢를 지켜내었다. 7월 1일자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 시행을 앞두고 한 뼘의 공원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재정투자와 도시계획적 관리방안을 총동원해 얻어낸 서울시의 성과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공원녹지를 늘리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달맞이근린공원을 내려가는 길

달맞이근린공원을 내려가는 길 ⓒ윤혜숙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실효제로 성동구의 달맞이근린공원이 사라진다면 어땠을까? 달맞이근린공원 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곳곳에 산재한 크고 작은 34개의 공원들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서울시의 발표를 접하자마자 달맞이근린공원이 다시 보였다. 성동구에 이사 온 지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산에 올라갔던 적이 없다. 동네 뒷산인 달맞이근린공원조차 발길이 닿지 않았다. 오랜만에 달맞이근린공원을 찾았다. 도시 곳곳에 조성된 공원들이 있어서 서울시민 누구든 도심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시공원, 오히려 가까이 있어서 그 가치를 알지 못하는 건 아닌지, 새삼 공원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달맞이봉공원(달맞이근린공원)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금호동4가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 옥수역 하차 4번 출구-> 도보 5분

○ 주요시설 : 공원,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배드민턴장, 화장실, 음수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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