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명소 응봉산, 매봉산이라 불린 이유는?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20.03.09. 13:09

수정일 2020.03.10. 09:33

조회 3,461

태조 이성계는 한양에 도읍을 정하기 이전에도 응봉산에서 매를 놓아 사냥했다. 도읍을 정한 이후에는 태조뿐 아니라 태종(이방원), 세종도 이곳 뚝섬을 지나 응봉산에 행차해 매사냥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395년 3월 1일부터 1466년 8월 25일까지 100여 년간 무려 171회나 매사냥을 즐겼다고 기록하고 있다.

응봉산 정자는 주변 한강의 정취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명소다

응봉산 정자는 주변 한강의 정취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명소다 ⓒ조시승

왕의 매 사냥터가 되기 위하여는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왕의 행차에 불편함이 없는 교통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광희문에서 응봉산 입구까지 성동 들녘이 드넓게 펼쳐졌다. 넓은 성동 들녘은 도성의 동교(都城의 東郊)로서 목마(牧馬)와 연병(練兵)으로 이용되었다. 강원 · 충청 · 경상 3도로로 뻗는 주요 국도로 이용되던 곳이다. 자연스럽게 왕의 행차에는 문제없었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가까이는 한강, 경의중앙선부터 멀리 관악산까지 보인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가까이는 한강, 경의중앙선부터 멀리 관악산까지 보인다 ⓒ조시승

둘째, 매가 사냥하는데 좋은 입지의 자연환경이어야 한다. 응봉산은 성동구 응봉동과 금호동에 걸쳐있는 해발 94m의 완만하며 작은 산이다. 응봉산에는 평지 및 얕은 산지에서 서식하는 꿩이나 산새, 토끼들이 많았다. 북쪽으로 대현산과 금호산, 매봉산, 남산까지 이어져 있었다. 자연스레 능선을 타고 많은 새와 들짐승의 출몰이 잦았다. 매의 사냥터가 되기 위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었다.

응봉산 입구에 있는 참매동상이 날개를 펴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응봉산 입구에 있는 참매동상이 날개를 펴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조시승

이러한 지리적 환경을 배경으로 조선왕조는 매사냥을 위해 태조 4년(1395년) 응방(사냥에 쓸 매를 사육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을 한강 위인 지금의 응봉 기슭에 설치하였다. 응봉산이라는 이름은 응방이 있던 산이라는 사실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이곳에 매를 풀어 사냥을 즐기기도 했기에 매봉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산의 모양이 매처럼 생겼다고 하여 매봉산이라고도 불렀다.

입석포터는 낚시터로 이름이 높았다. 천변에 있는 큰 바위들이 사람처럼 서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입석포터는 낚시터로 이름이 높았다. 천변에 있는 큰 바위들이 사람처럼 서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시승

왕의 사냥행차에는 사냥 팀 외에도 수십 명의 수행원이 따른다. 사냥 팀은 털이꾼, 매꾼, 봉받이 등 5~6명이 한조를 이룬다. 응봉산은 이들이 머물며 매를 풀어 사냥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제공했다. 더구나 매를 풀어 놓고 사냥하며 한강의 아름다운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의 장소였다. 한강을 둘러 펼쳐진 주변의 자연경관도 빼어났다.

매사냥에 나선 임금의 행렬을 그린 그림.

매사냥에 나선 임금의 행렬을 그린 그림 ⓒ조시승

매사냥 팀은 매와 함께 추수가 끝날 무렵부터 이듬해 봄까지 야산이나 들판에서 꿩이나 토끼들을 사냥했다. 우선 사냥을 위해 야산에 그물을 쳐서 매를 잡는다. 야성이 강한 매를 잡아 길들이는 사람을 매꾼 또는 봉받이라 한다. 야산에서 꿩을 모는 털이꾼들이 우~우~소리와 함께 작대기로 땅을 치며 앞으로 나가면 수풀 속에 있던 꿩들이 날아오른다. 이때 ‘애기야’ 소리를 지르면 매꾼(봉받이)은 매를 날려 보내 꿩을 낚아채는 방식이 매사냥이다.

응봉산 입구의 매사냥방법을 설명한 입간판과 그림

응봉산 입구에 세워져있는 매사냥 방법을 설명한 입간판과 그림 ⓒ조시승

응봉산은 산세가 암반층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척박하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개나리가 주종을 이룬다. 매년 4월이 되면 응봉산 전체가 개나리로 노랗게 물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응봉산 개나리 축제의 시작이다. 야간에는 별빛을 보는 것과 같은 수천 개의 조명이 개나리를 비춰 야간 꽃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진사들이 응봉산을 찾아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응봉산은 야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사진사들이 응봉산을 찾아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응봉산은 야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조시승

응봉산의 관할 구청인 성동구청에서는 1999년부터 매년 ‘태조 이성계 사냥행사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역사적 인물인 태조 이성계와 사냥을 주제로 태조 이성계가 매사냥에 나서는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왕들의 대표적인 사냥터였던 살곶이 다리와 나라의 말을 먹이는 마장(馬場)을 연계해 펼쳐진다. 

응봉산 팔각정 옆에 세워진 입간판에는 성동의 역사 문화 이야기가 명승지별로 세워져 있다

응봉산 팔각정 옆에 세워진 입간판에는 성동의 역사 문화 이야기가 명승지별로 세워져 있다 ⓒ조시승

■ 응봉산
○ 위치: 서울 성동구 응봉동 
○ 가는법: 경의중앙선 응봉역1번 출구
○ 방문시간: 매일 00:00~24:00
○ 입장료: 무료 (코로나19에 관계없이 방문가능)

○ 문의: 02-228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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