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흰 우유’...가격은 왜 다를까?

서울식품안전뉴스

발행일 2017.06.22. 10:08

수정일 2017.06.22. 15:27

조회 5,150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고가 상품은 재료 차이든, 가공 과정에서의 차이든 뭐라도 다르기 때문에 비싼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 역시 이런 차이와 다름에서 오는 가격을 신뢰하고 상품을 구매한다.

그래서일까.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요즘, 고가의 고급 우유나 유기농 우유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웰빙 열풍의 영향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조금 비싸더라도 질 좋은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똑같은 ‘흰 우유’일지라도 고가 상품은 재료의 품질과 맛이 더 뛰어날 거란 맹목적인 소비 습관이 부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우유, 우유마시는 사람들

하지만 포장지만 고급스러워져도 가격은 오르는 법. 가격과 제품의 질이 항상 비례하진 않는다. 그럼 과연 고가의 우유가 품질이나 맛 측면에서 다른 우유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의외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실험에 사용된 우유는 고가인 A 우유와 저가인 B 우유, 일반 C 우유 그리고 PB 상품인 D 우유로 네 가지다. 자칫 지방함유량에 따라 맛이 달라질 경우를 대비해 분류군별로 고지방, 저지방 우유를 하나씩 더 준비했다. 테스트의 공정성을 위해 모든 우유의 제조 일자는 통일했다.

그 결과 실험자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맛의 기준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지방함유량의 차이가 맛을 판단하는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데,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익숙한 B와 C의 맛이 좋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맛에서 조금 더 두각을 나타낸 건 A,B,C,D 상관없이 지방량이 높은 고지방 우유였다.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향도 하나의 기호로 작용되곤 했다. 같은 목장에서 얻은 우유임에도 맛이 다른 이유는 우유를 살균하는 시간이나 산소 제거 공법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브랜드 상품을 두고 상품 특유의 향이 거슬린다는 반응과 그 향 때문에 우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좋다는 반대 의견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우유 맛을 결정하는 요인은 이렇듯 다양했다. 가공법과 지방함유량의 차이, 저온에서 멸균하는지, 고온에서 멸균하는지 등 살균방법에 따라서도 다른 데다 우유에 넣는 첨가물에 따라서도 맛과 향에 미세한 차이가 드러났다.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별로 천차만별인 우유의 가격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는 걸까. 먼저 낙농가에서 착유 된 원유는 990원~1,600원 정도로 등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여기서 우유의 등급은 세균수와 체세포수(건강한 젖소일수록 체세포 수가 적음) 의해 결정되는데, 세균수(1mL) 3만 미만 마리, 체세포수(1mL) 20만 미만이면 1등급 A를 받을 수 있다.

등급이 매겨진 원유는 이물질이 제거되고 맛이 균일화된 다음 균을 사멸시켜 용기에 담긴다. 이렇게 포장된 우유는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1L당 1,960원~4,000원대의 가격으로 배달되는 것이다.

우유, 우유공정

사실 낙농 산업이 발전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우유가 체세포수 1등급을 받고 있다. 제조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아 성분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가격의 차이가 큰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 ’이름값’이 아닐까 싶다. 실제 광고로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는 타 상품보다 품질이 더 우수해 보이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나 더, 생유를 살균하고 포장하는 제조 공정의 비용 차이도 가격 결정 요인에 포함된다. 일반 우유는 목장에서 짜낸 생유를 살균하여 포장한 것으로 제조비용이 저렴하지만, 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와 달리 GT공법(GT: Good Taste Technology)으로 만든 우유는 사료 냄새, 우사 냄새 등을 최대한 제거한 후 살균과정을 거쳐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반면 제조비용이 비싼 편이다. 또한, 높은 가격대의 특화(프리미엄) 우유의 경우 이러한 제조 공정과 함께 칼슘과, DHA,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첨가된다.

이와 같은 현상에 한 농협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우유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값싸고 양 많은 우유가 가장 합리적인 제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우유의 영양 측면과 공법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도 앞서 말한 다양한 이유로 인해 우유의 맛과 가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건 각자 원하는 기호에 따라 결정하면 될 부분이다.

지금까지 가격만으로 우유의 품질과 맛을 단정 지었다면 이제는 합리적 안목으로 우유를 맛있고 현명하게 즐겨보자. 또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더하고 편견은 줄인다면 바람직한 소비습관을 가진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서울식품안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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