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강원국
발행일 2016.02.01. 14:50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7)
수영이건 기타 건 바둑이건, 하물며 자전거 타는 것도 잘 하려면 배워야 한다.
타고난 사람일지라도 일정 기간 연습이 필요하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 연습의 왕도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많이 읽고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베껴 쓰기
많은 사람이 권하는 방식으로 ‘베껴 쓰기’가 있다.
좋은 방법이다.
<크리스마스 캐롤>로 친숙한 찰스 디킨스가 필경사 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당시에는 인쇄술이 대중화되지 않아 글을 직접 베껴서 책을 만들었다.
디킨스는 그 베껴 쓰기를 하다가 작가가 된 것이다.
굳이 베껴 쓰지 않고 반복해서 읽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글은 글을 통해 배우는 게 맞다.
고전이나 소설도 좋지만, 나는 칼럼 읽기를 권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칼럼니스트의 글을 서른 개 정도 출력해서 한 꼭지 당 4번씩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다.
첫 번째는 내용 파악을 위해, 두 번째는 요약하면서, 세 번째는 반론하면서, 네 번째는 시작과 끝, 전개 방식 등 글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읽는다.
모방은 훌륭한 글쓰기 선생이다.
좋은 글귀 암송
명언이나 시, 속담을 암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언, 시, 속담은 오랜 세월 검증되고 선택받은 문장들이다.
거기에는 온갖 수사법이 구사돼 있다.
토속어나 기발한 표현도 많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고 했다.
같은 글을 백 번 반복해서 읽으면 의미가 저절로 드러나게 되듯이,
영어 문장을 많이 외어두면 영어를 잘할 수 있듯이,
일단 무턱대고 외어두면 머릿속에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글을 만들어낸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장을 암송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합평 소모임 운영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식은 첨삭 지도다.
첨삭 수정을 해줄 멘토가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호 첨삭을 해줄 소모임을 만든다.
구성원 3~5명이 격주 혹은 한 달에 한 번씩 같은 주제로 글을 써 모인다.
돌아가며 자신의 글을 읽는다.
구성원 모두가 구체적으로, 그리고 신랄하게 평가한다.
때론 격렬하게 토론한다.
자신의 글에 대한 비판과 조언을 다음 글쓰기에 반영한다.
6개월만 꾸준히 하면 구성원 모두의 글쓰기 실력이 그룹에서 가장 잘 쓰는 사람 수준으로 상향평준화된다.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글은 결국 혼자 쓰는 것이며, 자기 글의 최종적인 평가자 역시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합평회는 그런 길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멤버 구성도 신경 써야 한다.
격의 없이 비판하고, 그런 비판을 선의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상호 배려와 헌신의 마음이 극진한 사람의 모임이어야 한다.
어록 만들기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평소 ‘생각’이란 실탄을 많이 만들어놔야 글쓰기 전투를 잘할 수 있다.
주제는 상관없다.
하루 한 가지씩이라도 자기 생각을 만들어보자.
방법은 간단하다.
‘나는 ~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쌓는 것이 중요하다.
쌓다보면 욕심이 생겨 더 쌓고 싶어지고, 쌓은 것을 활용해 글을 쓰고 싶어진다.
2분 스피치 원고 쓰기
스피치 원고는 말하기 위해 준비하는 글이다.
아무 주제나 정해 2분짜리 연설문을 써보는 것이다.
듣는 사람이 납득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는 게 핵심이다.
한글 16포인트로 A4용지 한 장이 2분 분량이다.
인터뷰 쓰기
대상을 정한 후 질문지를 작성, 직접 찾아가 인터뷰한다.
인터뷰 상대는 누구나 상관없지만,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있는 인물일수록 좋다.
인터뷰이가 가장 편한 상태에서 마음속 얘기까지 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녹취한 인터뷰 내용은 글로 푼 후, 원고를 작성한다.
스피치와 인터뷰 쓰기는 직장인에게 특히 유용하다.
말하고(발표 및 보고), 묻고 들은 후 쓰는 것(취재 및 보고서 작성)이 직장생활의 전부이니 그렇다.
이밖에도 글쓰기 훈련 방법은 많다.
일기 쓰기, SNS하기, 메모 습관들이기, 편지쓰기, 서평 쓰기, 어휘력 늘리기, 책 쓰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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