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나와 수상작 현장 방문까지…'서울건축문화제'로 서울을 발견하다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6.10.01. 13:03

수정일 2026.10.0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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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는 9월 1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며, ‘Assembling Seoul : 서울의 발견’을 주제로 서울을 건축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올해 서울특별시 건축상은 총 20개 작품이 선정됐고, 완공 부문 대상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이 받았다. 전시는 시민이 일상 속 공간을 다시 보게 하고, 서울도시건축학교 10월 프로그램과도 연계된다.
서울의 발견을 주제로 열리는 2026 서울건축문화제 ⓒ김은주
서울의 발견을 주제로 열리는 2026 서울건축문화제 ⓒ김은주
건축 전시라고 하면 도면과 모형 앞에서 어려운 설명을 읽는 것부터 떠올랐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아파트와 도로, 골목과 건물이 모두 건축의 이야기가 됐다. 서울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이야기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서울건축문화제는 9월 1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Assembling Seoul : 서울의 발견’이다. 서로 다른 역사와 장소, 문화와 사람이 만나 지금의 서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건축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복합밀도’, ‘가속진화’, ‘글로컬리티’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서울이라는 도시를 풀어냈다.
주제전과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등 다양한 건축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주제전과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등 다양한 건축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은주
구조물 사이를 걸으며 서울의 건축과 도시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 자체가 전시가 된다. ⓒ김은주
구조물 사이를 걸으며 서울의 건축과 도시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 자체가 전시가 된다. ⓒ김은주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주제전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팔레트 구조물이었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구조물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들여다보니 단순히 전시물을 벽에 걸어놓은 전시가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서울의 풍경을 하나씩 발견해 가는 과정 자체가 전시가 되었다.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서울에서 어떤 건물을 기억하고 있을까?’, ‘매일 지나치는 이 공간은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서울건축문화제가 건축 전문가만의 축제가 아니라 시민에게도 흥미로운 이유다.
서울건축문화제는 건물만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우리가 매일 걷고 머무는 서울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김은주
서울건축문화제는 건물만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우리가 매일 걷고 머무는 서울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김은주

올해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축물을 한자리에서

전시장에서 꼭 챙겨봐야 할 곳은 ‘제4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다. 서울특별시 건축상은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해 시민의 삶의 질과 서울 건축문화 발전에 기여한 건축물을 발굴하는 상이다. 올해는 완공 부문과 새롭게 도입한 학생 아이디어 부문을 포함해 총 20개 작품이 선정됐다.

완공 부문 대상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최우수상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신청사와 아트센터 림이 받았다. 수상작마다 완성된 건물의 사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설계 과정과 도면, 건축가가 공간을 바라본 생각을 함께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에서는 완성된 건축물뿐 아니라 설계자의 생각과 공간 구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김은주
전시에서는 완성된 건축물뿐 아니라 설계자의 생각과 공간 구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김은주
그중에서도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앞에서 발걸음이 오래 머물렀다. 미술관이라면 웅장한 입구를 지나 로비로 들어가 전시장을 찾아가는 건물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이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주변의 길과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가보면 어떤 느낌일까?’ 전시장에서 생긴 궁금증을 안고 금천구 독산동 서서울미술관으로 향했다.

전시에서 만난 건축, 직접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지난 3월 문을 연 서울시립미술관의 신규 분관이다. 서울 서남권의 첫 공립미술관이자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기도 하다. 직접 공간을 걸어보니 이 건물이 올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은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미술관의 경계가 어디부터일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었다. 미술관 주변의 공원을 따라 걷던 길이 자연스럽게 건물로 이어지고, 통유리 너머로 내부 공간과 작품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미술관입니다’라며 일상의 길과 문화 공간을 선명하게 나누기보다 시민이 걷는 동선을 건물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서울시 건축상에서도 바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시민의 일상적인 보행길을 미술관 내부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문화 시설의 문턱을 낮췄다는 점이 여느 미술관과는 다른 특별한 부분이다.
파란 하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서울미술관의 외관이 큐브 형태의 여느 미술관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은주
파란 하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서울미술관의 외관이 큐브 형태의 여느 미술관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은주
건물 안에 들어서도 주변과 완전히 단절됐다는 느낌이 적다. 1층 로비의 투명한 유리를 통해 시야에 공원의 녹지가 들어오는 덕분이다. 물결치듯 이어지는 은빛 외관은 주변의 빛과 풍경을 반사한다. 건물 주변을 따라 걸어보면 보는 위치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 옥상정원에 올라가면 미술관과 주변 공원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서울시 건축상의 대상은 화려하고 요란한 건축물이 아니었다. 시민이 걷고 머무르는 방식을 건축에 자연스럽게 담아내고, 일상 속에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었다. 좋은 공공건축은 시민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곳이었다.
'서울건축문화제' 전시 공간 한 켠에는 건축 관련 도서를 편히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은주
'서울건축문화제' 전시 공간 한 켠에는 건축 관련 도서를 편히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은주
서울건축문화제를 둘러보고 나면 건축을 조금 더 알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서울도시건축학교 10월 프로그램을 눈여겨 보자. 서울도시건축학교는 시민이 도시와 건축을 좀 더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좌와 체험, 답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건축문화제와 연계해 초등학생 참여 프로그램, 도시건축 답사, 건축가 초청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다. 전시장에서 사진으로 만난 건축을 실제 도시에서 다시 발견하는 등 건축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건축문화제를 본 뒤 이어가기 좋다.
전시장에서 발견한 건축물의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도 서울건축문화제를 즐기는 방법이다. ⓒ김은주
전시장에서 발견한 건축물의 현장을 찾아가 보는 것도 서울건축문화제를 즐기는 방법이다. ⓒ김은주
서울건축문화제를 보기 전까지 건축은 건축가나 전공자들이 이야기하는 전문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있었다. 전시장을 나선 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까지 직접 찾아가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우리가 매일 걷는 길의 폭,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 잠시 앉아 쉬는 계단,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까지 모두 건축이 만들어낸 일상의 경험이었다.

서울건축문화제의 주제처럼 이번 관람은 익숙한 서울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서울건축문화제에서 마음에 드는 건축물을 하나 골라 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전시장에서 끝내지 말고 실제 그 건물이 있는 서울의 거리까지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과 도면 속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빛과 길, 사람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건축을 찾아보는 일이 결국 내가 사는 서울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는 일이 된다는 것, 그것이 이번 서울건축문화제에서 발견한 가장 흥미로운 건축 이야기였다.

2026 서울건축문화제

○ 기간 : 2026년 9월 15일~10월 11일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9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90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8:00(월요일 휴무)
○ 프로그램 : 주제전, 제44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기획전 등
○ 입장료 : 무료
○ 누리집 : 서울건축문화제 인스타그램, 서울시건축문화포털

시민기자 김은주

서울의 숨은 보물을 찾아 시민의 일상에 가치를 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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