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 옆에 이런 풍경이? '용산가족공원'의 느긋한 하루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6.08.25. 13:00

수정일 2026.08.25. 18:11

조회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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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가족공원은 이촌역에서 약 800m 거리의 상시 개방 공원으로, 1992년 주한미군 골프장 부지를 서울시가 인수해 조성했다. 넓은 잔디광장과 연못, 장미원, 약 200m 황톳길, 체력단련장 3곳, 놀이시설 등이 있어 가족 단위 산책과 휴식에 적합하다.
잔디밭에 앉아 쉬고 황톳길을 걷고…멀리 떠나지 않아도 만나는 도심 속 가족 나들이
걷고 쉬고 뛰어놀고! 서울 한복판 ‘용산가족공원’ 한 바퀴 ©양정화

미군 골프장이 시민들의 평화로운 쉼터로

서울 한복판에서 탁 트인 잔디와 울창한 나무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용산가족공원을 걸어봤다. 지하철 4호선·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약 800m를 걸으면 공원에 닿을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어렵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였다. 자동차가 오가는 도심에서 조금 걸어 들어왔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나뭇가지가 넓게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래 산책로와 잔디밭이 이어져 있어, 특별한 목적 없이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지금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쉬어가는 공원이지만 이곳에는 긴 역사가 있다. 과거 주한미군사령부의 골프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서울시가 1992년 인수해 공원으로 조성했다. 남산과 한강 사이에 자리한 용산가족공원은 현재 상시 개방되고 있으며, 서울시가 소개하는 대표적인 시민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연못과 잔디광장 따라 천천히 걷는 재미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광장이 시야를 시원하게 열어준다. 돗자리를 펴고 쉬기에도 좋고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여유로운 공간이다. 큰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쉬는 시민도 보이고, 잔디밭 주변을 천천히 걷는 가족들도 눈에 들어왔다. 복잡한 놀이시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이 공원과 잘 어울렸다.

산책을 이어가면 연못과 장미원, 조각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공원에는 잔디광장과 연못, 장미원뿐 아니라 곳곳에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자연을 보러 왔다가 곳곳에 놓인 작품을 발견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비록 장미가 펴 있는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장미가 활짝 핀 내년 5월의 장미원이 기대된다.

연못 주변에 늘어진 버드나무와 넓게 뻗은 나뭇가지를 바라보고 있으니 서울 도심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라면 잔디광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어른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용산가족공원의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맨발로 걸어볼까? 200m 황톳길도 반갑다

이번에 걸으며 반가웠던 공간 중 하나는 황톳길이었다. 공원 안에는 약 200m 길이의 황톳길이 조성돼 있고, 체력단련장도 3개소 마련돼 있다. 산책만 하기에는 조금 아쉽다면 걷기와 가벼운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걷기 건강길’ 안내판을 따라 걸어보니 흙길과 나무 그늘이 이어졌다. 빠르게 목적지를 향해 걷기보다는 발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길이었다. 도심에서는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을 밟는 일이 대부분인데, 공원 안에서 흙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과 모래밭도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다. 반대로 조용히 혼자 걷고 싶은 시민에게도 충분한 공간이 있다. 잔디에서 쉬고, 연못 주변을 걷고, 황톳길을 지나 운동시설까지 이용하다 보면 ‘가족공원’이라는 이름처럼 세대별로 각자 즐길 거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무료로, 언제든…다시 찾고 싶은 동네 같은 공원

용산가족공원은 입장료 부담 없이 상시 개방되는 공원이다. 잠깐 산책하고 싶을 때도, 주말에 가족과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도 가볍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촌역에서 걸어갈 수 있고 국립중앙박물관과도 가까워 주변 공간을 함께 둘러보는 하루 나들이 코스로 잡아도 좋겠다.

다만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공원인 만큼 기본적인 이용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한다면 목줄을 챙기고, 공원 안에서는 자전거를 타기보다 끌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연못 주변을 어린아이와 걸을 때는 보호자가 가까이에서 안전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이날 공원을 한 바퀴 걸으며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편안함’이었다. 넓은 잔디 위에서 쉬는 사람, 아이와 손잡고 걷는 가족, 나무 아래 벤치에 잠시 머무는 시민까지 저마다 다른 속도로 공원을 즐기고 있었다. 목적지가 없어도 괜찮고, 무언가를 꼭 하지 않아도 좋은 곳. 서울에서 초록빛 휴식이 필요할 때 용산가족공원을 천천히 한 바퀴 걸어보면 어떨까.
울창한 나무 아래 용산가족공원 종합안내도와 공원 내 금지행위 안내판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공원을 걷기 전 종합안내도부터 살펴보자 ©양정화
용산가족공원 주차장 입구에 안내 표지판이 서 있고, 왼쪽으로는 노란 점자블록이 이어진 보행로와 울창한 녹지가 보인다. 오른쪽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용산가족공원 주차장 입구 ©양정화
넓게 펼쳐진 용산가족공원 잔디밭을 큰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다. 잔디광장 한쪽에는 웨딩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와 잔디가 어우러진 여유로운 공원 속 아름다운 순간 ©양정화
나무와 풀이 우거진 흙길 옆에 ‘걷기 건강길’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안내판에는 종점까지 약 60m가 남았으며 이 지점에서 마사토길이 끝나고 흙길이 시작된다는 내용이 표시돼 있다.
발걸음을 천천히 늦추게 하는 용산가족공원 걷기 건강길 ©양정화
용산가족공원 안내도가 공원 한가운데 설치돼 있고 뒤편으로 여러 개의 태극기와 깃발이 늘어선 광장이 펼쳐져 있다.
용산가족공원 안내도 뒤로 보이는 태극기광장 ©양정화
용산가족공원의 전체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안내지도다
잔디와 연못, 산책길을 한눈에 보는 용산가족공원 안내지도 ©서울시

용산가족공원

○ 위치 :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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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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