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안전하게! 어르신 교통카드·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확대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6.03.24. 15:15

수정일 2026.03.24. 15:16

조회 262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314) 어르신 교통안전 대책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찾아가는 어르신 교통안전교육 ©서초구청
찾아가는 어르신 교통안전교육 ©서초구청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서울이 좀 더 심한 편이다. 지난 2월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서울은 20.6%, 경기도는 18.0%였다. 이는 젊은 층들이 직장이나 새 집 등을 찾아 경기도로 많이 이주한 것에 기인한 것도 있다. ☞ [참고자료] 행정동별 지역별 고령 인구현황(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이렇게 어르신 인구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이 교통안전 취약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과거 어르신들은 주로 교통사고를 당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비해 경제력이 높아져서 자동차와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교통사고 취약계층인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를 당하기만 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는 교통사고로부터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보행자와 운전자 두 가지 입장의 대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보호구역 지시표지 3종 ©경찰청
보호구역 지시표지 3종 ©경찰청

어린이만 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도 있어요

어르신을 위한 교통안전 대책 첫 번째는 노인보호구역의 확대이다. 노인보호구역은 주로 노인복지시설이나 공원 등 어르신들의 이동이 잦은 곳에 지정된다. 제한속도는 어린이 보호구역과 동일한 시속 30km이다. 보호구역은 어린이보호구역만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노인보호구역과 장애인보호구역도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는 어른이보호구역 1,658개소, 노인보호구역 195개소, 장애인보호구역 29개소가 지정되어 있는데, 어린이 보호구역의 비중(57:7:1 비율)이 압도적이다 보니 운전자들에게 인지도가 매우 낮다. ☞ [관련 기사] 어린이보호구역 말고 노인·장애인보호구역도 있어요!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부터 기존 보호구역의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통하여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보행로 확보, 보행친화 포장, 방호울타리 신설 등이다. 특히 보호구역을 지나는 차량들의 감속 운전을 유도하기 위하여 무인교통단속장비도 지속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니 운전자들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운전자 입장에서 노인보호구역을 잘 지켜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는 각종 교통 위반 시 범칙금이나 과태료, 벌점이 보호구역에서 더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반구역에서 신호위반시 승용차의 범칙금은 6만원인데, 보호구역에서는 12만원이다. 다만 성인인 어르신보다는 미성년인 어린이를 더욱 보호하기 위하여, 일부 범칙금이나 과태료는 어린이 보호구역 쪽이 더 높다. 참고로 승용차 주차위반 과태료는 일반구역(4만원), 노인보호구역(8만원), 어린이보호구역(12만원)이다.
시니어 승강기안전단 활동 모습 ©서울교통공사
시니어 승강기안전단 활동 모습 ©서울교통공사

승강시설에 소외받는 어르신들, 시니어 스스로 안전 지킨다

두 번째 대책은 서울교통공사의 시니어 승강기안전단 운영이다. 수평이동과 수직이동이 일어나는 지하철에서는 어르신들이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심각한 곳이 승강기이다. 높이 차이가 큰데, 안전장치는 손으로 잡는 핸드레일뿐이라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간의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그 흐름은 다음과 같다. '어르신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넘어짐 사고 발생 위험이 큼 → 사고 예방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낮춤 → 승객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함 →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이 늘어남 → 엘리베이터가 꼭 필요한 어르신들은 힘에 밀려 엘리베이터 쟁탈전에서 밀려남 → 쟁탈전에서 진 어르신들은 어쩔 수 없이 에스컬레이터를 탐 → 이하 반복'

에스컬레이터가 위험할 정도의 어르신이라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안전하다. 그런데 어르신 안전을 높이고자 에스컬레이터 속도를 낮췄더니, 정작 어르신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승강기 안전을 위해 여러 노력을 벌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이다. 시니어 승강기안전단은 서울교통공사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협력하여 2022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올해는 역대 최대인 604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어르신 이용이 많고 혼잡한 58개역에서 승강기 일상점검, 승강기 안전이용 현장 계도, 응급상황 발생 시 초동 조치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갈수록 고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어르신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어르신 인력 활용의 우수사례로도 꼽힌다.
면허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서울시
면허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서울시

면허반납 어르신 교통카드, 수치가 보여주는 사고 감소 효과

세 번째는 어르신 운전자를 위한 대책으로서 운전면허 자진반납 지원제도이다. 쉽게 말해 어르신운전자들에게 운전졸업을 부탁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젊었을 때부터 운전을 해왔던 추억이 있는 어르신들에게 면허증 반납은 사실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특히 생계나 기타 사유로 아직도 운전을 해야 하는 어르신들은 반납을 안 하고, 정작 그동안 운전을 안 하던 ‘장롱면허증’만 반납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제도 시행 이후로 반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어르신 인구가 늘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반납률도 같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새로 노인층에 진입하는 세대일수록 운전경험이 더 많기 때문에, 장롱면허 비율도 낮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히려 반납률이 늘어난다는 것은 장롱면허만 반납을 하는 게 아니라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서울시 70세 이상 어르신 운전면허 소지 및 자진반납 현황
(출처:서울경찰청)
연 도 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면허소지자(명) 357,817 379,481 394,756 407,124 443,968 473,479 511,376
면허반납자(명) 16,956 14,046 15,204 22,626 25,489 24,411 32,095
반납률(%) 4.74 3.70 3.85 5.56 5.74 5.16 6.27
※ 전년도 교통카드 소진으로 올해 카드분 지급 및 면허말소, 면허반납 후 이사, 사망 등의 사유로 면허 반납자와 교통카드 지원자 간 차이 발생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수치가 적긴 해도, 운전면허 반납이 실질적인 교통사고 감소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서울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운전면허 자진반납률이 1%p 증가할 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0.02%p 감소한다고 한다. 0.02%p가 적은 것 같아도 워낙 운전면허 소지자가 많기 때문에, 교통사고 건수로는 연간 약 200건이나 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운전면허 자진반납시 제공하는 교통카드 충전금액을 작년부터 20만원으로 인상하고, 올해부터는 평소보다 두 달 일찍 1월 말부터 신청을 받는 등 어르신 교통안전을 위한 속도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지원 신청자 추가 모집 포스터 ©서울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지원 신청자 추가 모집 포스터 ©서울시

페달오조작 장치가 지키는 어르신 교통안전

어르신 교통안전을 위한 대책 마지막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시범사업이다. 65세가 넘어서도 운전을 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무조건 운전을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보다 안전하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본 사업이 목적이다. 특히 지난 2024년 7월 서울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68세 운전자의 차량 돌진사고가 본인의 급발진 주장과는 달리 결국 페달 오조작으로 밝혀지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는 올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지원 시범사업을 벌인다. 70세 이상 고령운전자와 서울시 개인·법인 택시사업자를 대상으로 1차 신청을 받았고, 현재는 내달 3일까지 추가 모집을 받고 있다. 규모는 총 200대이며, 승용차, 승합차는 물론 1.4톤 이하 화물차도 신청을 받는다. ☞ [참고] 서울시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실증특례 시범사업 대상자(무상설치) 추가모집 공고 안내

차량당 설치비는 44만원인데 이는 서울시가 지원한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하면, 본인 실수로 가속페달을 잘못 밟더라도 자동차가 튀어나가는 것을 기계가 막아준다. 대신 내년 4월까지 1년간 의무적으로 유지를 해야 하며, 급가속 이력이나 제한 속도 준수 여부 등의 데이터도 운영 측에 전송되어 분석에 활용된다. 따라서 운전자는 개인정보수집에 동의를 해야 한다. 데이터 송수신은 본인의 스마트폰(안드로이드) 앱과 블루투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무리 고령운전자라도 사고를 내고 싶어서 내는 것은 아니다. 몸이 안 따라주어서 나는 것인데,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기계가 막아주는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는 본인과 타인을 지킬 수 있는 좋은 교통안전대책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다음 사업으로 택시 고령운전자 페달 블랙박스 설치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령 택시운전자라면 31일까지 모집하는 이 사업(400대 모집, 대당 25만원 지원)에 지원 해봐도 좋을 것이다. 페달 블랙박스는 페달 오조작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사고 발생 이후 이어지는 기나긴 분쟁을 짧게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 [참고] 2026년 택시 고령운전자 페달 블랙박스 설치 지원 사업 공고 안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동작 방식 ©스카이오토넷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동작 방식 ©스카이오토넷

어르신을 위한 교통은 곧 모두의 미래를 위한 교통

결론적으로 어르신을 위한 교통 대책은 단순히 '혜택'을 주는 차원을 넘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 고령화는 매우 가파르며 그만큼 고령화로 인한 교통안전 위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인보호구역 확대와 같은 제도 요소, 승강기안전단 같은 인적 요소, 그리고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와 같은 기술 요소가 함께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르신의 교통안전과 이동권 보장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서울시의 꼼꼼한 정책 추진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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