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떠나는 조선시대 의학 여행! '허준박물관' 톺아보기

발행일 2025.07.31. 09:23

수정일 2025.08.26. 17:44

서울 강서구에서 건립한 한국 최초의 한의학 전문 박물관, 허준박물관 ©최준혁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아이와 함께 실내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전시와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내용도 유익한 박물관이 있어 다녀왔는데, 바로 ‘허준박물관’이다. 이곳은 신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는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 특히 유익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와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한의학의 대가 구암 허준 선생을 기리기 위한 박물관이다. ©최준혁

허준박물관은 조선시대 명의 구암 허준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역사와 한의학의 기초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서울시 공공 문화 시설이다.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전시 관람 시, 주차가 3시간 무료이고, 입장료는 성인 1,000원, 학생과 군경은 500원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6세 이하 아동, 다둥이카드 소지자, 65세 이상, 장애인 등은 무료 관람이 가능해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도 좋은 박물관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체험실 ©최준혁

허준박물관의 핵심은 단연 어린이체험실이다. 여기서 아이들은 꼬마 한의사가 되어 맥을 짚고, 혈자리를 찾아보며, 신체 장기를 퍼즐처럼 맞추는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첩 싸기 ©최준혁

어린이체험실에는 맥박 측정, 약첩 싸기, 장기 조립 퍼즐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약첩 싸기는 종이접기를 활용한 활동으로 아이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다소 어렵지만 보호자와 함께 차근차근 만들다 보면 아이는 자신만의 약첩을 완성하며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신체 내부의 장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최준혁

어린이체험실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동선이 잘 짜여 있고, 체험 하나하나가 교육적 요소를 담고 있어 매우 인상 깊었다.

인바디, 악력, 키 등을 측정해 볼 수 있는 공간, 건강체험실 ©최준혁

어린이체험실 옆에는 건강체험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무료로 인바디 측정, 혈압 체크 등을 할 수 있어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9월 7일까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조선의 의사들, 인을 실천하다’가 열린다. ©최준혁

현재 허준박물관에서는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조선의 의사들, 인을 실천하다’가 열리고 있다. 3월 21일부터 9월 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내의원, 전의감, 혜민서 등 조선 시대의 의료기관을 비롯해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의서와 유물 그리고 유의들이 남긴 의술의 자취를 통해 인의의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다. 아이와 함께 조선시대 의료 체계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조선 최초의 지방 의료기관인 존애원에 관한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최준혁

전시의 마지막은 조선 최초의 지방 의료기관인 존애원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전쟁 이후 상주에서 설립된 이 사설 의원은 가난한 백성의 치료를 위해 선비들이 스스로 세운 공간으로, 남을 사랑하는 데에 마음을 둔다는 뜻처럼 애민 정신을 실천한 조선 선조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이 전시는 허준 선생의 정신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이어온 공공 의료의 뿌리와 가치를 되새기게 해준다.

조선시대 당시 내의원 근무 복식이 전시되어 있다. ©최준혁

박물관 3층에는 허준기념실과 동의보감실도 마련되어 있다. 허준 선생의 일대기, <동의보감>의 탄생과 의의, 약재의 종류와 활용법 등을 텍스트와 모형, 영상으로 알기 쉽게 구성해 이해도를 높였다.

서대문 밖 경기감영 일대의 풍경을 그린 경기감영도 모형 ©최준혁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내의원과 민가의 한의원 모형이다. 약장과 침통, 약연과 저울까지 세밀하게 재현되어 있어 마치 조선시대 한의원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신기한지 열심히 관람을 하는 모습이었다.

방문 기념 스탬프를 찍는 곳 ©최준혁

입구에 비치된 리플릿 뒷면에는 스탬프 찍기 코너도 있다. 아이들은 도장 찍는 재미로 관람의 피날레를 즐길 수 있어 작지만 알찬 구성 덕분에 체험 전체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허준박물관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 87
○ 교통 :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번 출구 도보 약 5분
○ 운영시간 : 하절기(3~10월) - 평일 10:00~18:00, 동절기(11~2월)·주말·공휴일 - 10:00~17: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 입장료 : 성인 1명 기준 1,000원, 학생 및 군경 500원, 6세 이하 무료
○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