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시민 품으로 돌아온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서 흥겨운 봉산탈춤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4.10.18. 10:37

수정일 2024.10.18. 16:34

조회 398

지난 2013년, 광화문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사이 공간에서 서울시는 조선 시대 최고 관청이었던 ‘의정부’ 터를 확인했다. 이어 2016년부터 8년 동안 발굴 작업에 들어가 2024년 여름, 시민 앞에 최초로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을 공개했고, 지난 9월 12일 정식 개장했다. 기존 세종로공원과 함께 광화문광장 양옆에 공원이 탄생했다. ☞ [관련 기사] 광화문 앞 '의정부 터' 시민 품으로! 12일 정식 개장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는 의정부지(議政府址)의 정의와 역사, 의정부지 발굴 조사 지역 유구 현황도 등이 있어 이곳이 과거 조선 시대 최고 관청임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상세한 설명과 보존된 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정부 건물 5동(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내행랑, 정자)과 기타 주요 시설(연지, 우물)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지(地)' 만 남았고, 건물과 주요 시설은 없기에 드넓은 광장이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서울시는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을 활용하고자 다양한 문화 행사를 기획했다. 역사 문화 행사가 연중 끊이지 않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의정부지’라는 역사성을 살려 시민이 도심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심재혁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심재혁
지난 10월 13일, 그 첫 번째 공연이 열렸다. 2022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 중 하나인 ‘봉산탈춤’ 공연이다.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군에 전승되던 탈춤으로, 다른 연희와 달리 여성이 마당에 출연하는 등 ‘유희’가 강한 탈춤이다. 특히 가장 활기찬 동작이 돋보이며 재치 있는 대담과 ‘사자춤’은 K-POP에서도 활용할 만큼 상당한 인기를 지니고 있다.
황해도 봉산탈춤 중 사자춤 공연 ⓒ심재혁
황해도 봉산탈춤 중 사자춤 공연 ⓒ심재혁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박수로 시작된 봉산탈춤. 장고, 피리, 대금, 해금 등 전통 국악기 소리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을 가득 메웠고, 본격적인 연희를 시작하기 앞서 사상좌가 나와 사방신에게 관객들의 안녕과 무사히 연희를 마치기를 비는 의식무인 ‘사상좌춤’으로 봉산탈춤 공연이 시작됐다.
무사히 연희를 마치기 위해 비는 의식무인 ‘사상좌춤’. ⓒ심재혁
무사히 연희를 마치기 위해 비는 의식무인 ‘사상좌춤’. ⓒ심재혁
사상좌춤 공연. ⓒ심재혁
이어 탈을 쓴 사람들이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을 찾았다. 재치 있는 만담과 함께 국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팔목중춤’은 봉산탈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팔목중들이 한 명씩 나와 자신이 파계한 이유를 말하고 춤을 춘다. 흥겨운 국악과 춤들에 저절로 박수가 나왔다.
  • 봉산탈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팔목중춤 ⓒ심재혁
    봉산탈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팔목중춤 ⓒ심재혁
  • 팔목중춤은 중간중간 대화도 있다. ⓒ심재혁
    팔목중춤은 중간중간 대화도 있다. ⓒ심재혁
  • 팔목중들이 나와 춤춘다. ⓒ심재혁
    팔목중들이 나와 춤춘다. ⓒ심재혁
  • 시민과 함께한 팔목중춤 ⓒ심재혁
    시민과 함께한 팔목중춤 ⓒ심재혁
  • 봉산탈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팔목중춤 ⓒ심재혁
  • 팔목중춤은 중간중간 대화도 있다. ⓒ심재혁
  • 팔목중들이 나와 춤춘다. ⓒ심재혁
  • 시민과 함께한 팔목중춤 ⓒ심재혁
팔목중들의 공연. ⓒ심재혁
연극처럼 시민과 함께 봉산탈춤을 이끌어 가는 모습도 좋았다. 탈춤을 쓴 사람들이 시민 앞까지 다가와 춤추거나, 사자가 나올 때 “이 동물은 무엇이오?”라고 어린이에게 묻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린이가 “사자예요.”라고 답하자 “네가 사자더냐?”라고 말하고, 사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재치를 느낄 수 있었다.

봉산탈춤의 백미인 ‘사자춤’에는 시민들도 일어나 박수 치며 흥겨운 춤사위에 화답했다. 사자가 춤추는 모습에 어린이들은 놀란 듯 입을 다물지 못했고, 어르신들도 “옛날에 봤던 봉산탈춤하고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무엇보다,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우리 전통을 계승한 공연이 열려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조성 목적과도 잘 맞았다.
봉산탈춤의 백미인 ‘사자춤’. ⓒ심재혁
봉산탈춤 공연이 끝나고, 공연을 준비했던 국가무형유산 봉산탈춤보존회와 사진 촬영이 있었다.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이 봉산탈춤보존회와 함께 사진을 남겼다. 공연을 본 어린이는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봤던 봉산탈춤을 실제로 봐서 좋았다”고 전했고, 어르신은 “올 때는 몰랐는데, 여기가 뜻깊은 공간이라고 들었다”며 “이런 공간에서 멋진 전통 탈춤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봉산탈춤을 보지 못해 아쉽다면, 앞으로 있을 다양한 국악 공연과 전통 무술 공연을 관람하면 된다. 오는 11월 15일까지 금~ 일요일 ‘서울 거리공연’이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열린다. 서울 거리공연은 의정부지의 지리적 특성에 맞춰 국악 위주의 버스킹 공연이 진행된다.

오는 10월 19일에는 광화문·5대 궁궐 시민 트레킹 대회인 ‘5대 궁궐 트레킹 대회’가 열리고, 10월 26일에는 서울무형유산 중 하나인 ‘결련택견 한마당’이 펼쳐진다. 결련택견은 서울시무형문화재 제56호로, 단체전으로 진행되는 택견을 말한다.
  • 사자춤은 봉산탈춤의 하이라이트다. ⓒ심재혁
    사자춤은 봉산탈춤의 하이라이트다. ⓒ심재혁
  • 사자춤에 시민들도 일어나 박수 치며 화답했다 . ⓒ심재혁
    사자춤에 시민들도 일어나 박수 치며 화답했다 . ⓒ심재혁
  • 어르신들은 옛날에 봤던 사자춤과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심재혁
    어르신들은 옛날에 봤던 사자춤과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심재혁
  • 사자춤의 흥겨운 춤사위 ⓒ심재혁
    사자춤의 흥겨운 춤사위 ⓒ심재혁
  • 봉산탈춤 공연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조성 목적과도 잘 맞았다. ⓒ심재혁
    봉산탈춤 공연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조성 목적과도 잘 맞았다. ⓒ심재혁
  • 사자춤은 봉산탈춤의 하이라이트다. ⓒ심재혁
  • 사자춤에 시민들도 일어나 박수 치며 화답했다 . ⓒ심재혁
  • 어르신들은 옛날에 봤던 사자춤과 똑같다며 놀라워했다. ⓒ심재혁
  • 사자춤의 흥겨운 춤사위 ⓒ심재혁
  • 봉산탈춤 공연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조성 목적과도 잘 맞았다. ⓒ심재혁
이러한 공연을 즐기고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면, 맞은편 세종로공원에서 열리는 ‘K-푸드 페스티벌 넉넉’을 추천한다. K-푸드 페스티벌 넉넉은 한국 전통음식과 푸드트럭, 야시장 등이 결합한 음식 축제로 한국의 맛과 한국과 세계를 더한 ‘퓨전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K-푸드 페스티벌 넉넉. ⓒ심재혁
K-푸드 페스티벌 넉넉. ⓒ심재혁
흔히 푸드 트럭에서 맛볼 수 있는 핫도그와 떡볶이, 닭꼬치 등을 포함,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부쳐낸 전과 떡갈비, 닭강정, 츄러스 등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가득하다. 

이미 많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일요일 오후 시간대에는 좌석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기자 역시 봉산탈춤을 보고 난 뒤, K-푸드 페스티벌 넉넉을 방문해 맛있는 핫도그를 먹었다.
감자 핫도그를 구매했다. ⓒ심재혁
감자 핫도그를 구매했다. ⓒ심재혁
과거 조선 시대 최고 관청으로, 현재의 종합 행정 기관인 정부서울청사를 마주보고 있으며, 앞으로는 광화문과 경복궁이 보이는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전통문화’로 활기찬 도약을 꿈꾸는 의정부지 역사유정광장에 봉산탈춤처럼 흥겹고 재치 있는 전통문화 공연이 가득 열리기를 바란다.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76-14번지 외 (경복궁 광화문 맞은편)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385m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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