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년 남은 위례선 트램 공사, 어디까지 왔나?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9.24. 10:59

수정일 2024.09.24. 14:21

조회 8,62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75) 위례선 트램(노면전차) 공사 착착 진행 중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957년 서울전차 노선도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전시
1957년 서울전차 노선도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전시
올해는 지하철 개통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런데 서울지하철의 전신은 서울전차(電車)다. 실제로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건설을 위해서 한국전력으로부터 서울전차를 인수하였었다. 그리고 서울전차의 노선은 현재 서울지하철과 매우 비슷하기도 하다. 어차피 사람이 많이 몰리는 큰 길은 전차 시절이나 지하철 시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전차 첫 개통(1899년)부터 계산하면 올해는 125주년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 [관련 기사] 전차 개통 120주년...다시 돌아온 '서울의 전차'

여기서 전차만 따지면 공백기가 있다. 서울전차가 1968년에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이 공백기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드디어 이 공백을 끝낼 새로운 전차 노선이 내년에 개통된다. 57년 만에 서울에 전차가 복귀하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위례신도시에 지어지는 위례선 트램(Tram, 노면전차)이다. 위례선 트램은 지난 2022년 11월에 실착공 했으며, 현재 내년 9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개통 1년 전인 셈이다. 이번 호에서는 위례선 트램 공사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아보자.
위례선 매립식 선로 공사 모습 ©서울시
위례선 매립식 선로 공사 모습 ©서울시

위례선 트램 공사는 착착 진행 중

위례선은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8호선 복정역, 남위례역을 잇는 5.4km, 12개역의 노면전차 노선이다. 마천역에서 복정역으로 ‘┛’모양으로 가는 게 본선인데 중간에 남위례역으로 갈라지는 지선이 있다.

위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땅 속에서 달리는 지하철과 달리 땅 위에서 달린다는 것이다. 일반철도의 선로는 노반, 침목, 레일 등이 따로 구성되어 조립된 형태인데, 노면전차는 이것들이 하나로 일체화되어 땅에 박혀 있다. 따라서 자동차나 보행자가 선로 위를 지나가는 것이 쉽다. 도심형 선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간혹 자전거 바퀴가 끼는 경우가 있긴 한데, 자전거가 노면전차 선로 위를 지날 때는 평행이나 비스듬히 지나지 말고, 수직으로 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례선 지하 차량기지 공사 모습 ©서울시
위례선 지하 차량기지 공사 모습 ©서울시
현재 트램이 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선로와 차량기지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차량기지는 위례신도시 북쪽 끝 단독주택단지 북동쪽에 지하로 지어진다. 지하차량기지는 우이신설선, 신림선 차량기지에서도 볼 수 있다. 기피시설인 철도차량기지를 안 보이게 할 수 있어서 토지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다만 배수나 조명, 공조 등을 위한 운영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향후 수요가 늘었을 때 확장이 어렵고 근무자들의 작업 환경이 나빠지는 문제도 있다.

차량기지 운영 사무실은 지상에 지어지는데, 서울시는 이곳에 공원을 지어 시민들의 휴식장소가 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늘에서 본 위례선 지하 차량기지 공사 현장 ©서울시
하늘에서 본 위례선 지하 차량기지 공사 현장 ©서울시
트램 차량이 달릴 선로도 만들고 있다. 특히 위례신도시 안에는 트램이 지나갈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아서 비교적 용이하게 선로를 만들고 있다.

한편 트램 선로가 물을 건너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북쪽의 장지천과 남쪽의 창곡천이다. 둘 다 탄천의 지천이다. 이곳에는 트램과 보도 겸용의 교량을 짓고 있다. 상징적인 디자인을 채택하여 위례신도시의 랜드마크로 삼을 예정이다.
위례선 트램 장치천교 공사 모습 ©서울시
위례선 트램 장치천교 공사 모습 ©서울시
위례선 트램의 환승역총 3군데이며 모두 종점역이다. 모든 철도 노선은 종점으로 갈수록 열차에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종점이 환승역이면 열차가 출발할 때부터 많은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서 수송효율 증대에 도움이 된다. (예: 4호선 사당 종착역 시절, 현 3호선 오금역)

위례선의 남쪽 종착역인 복정역과 남위례역은 둘 다 8호선과 환승된다. 특히 복정역은 광역전철인 수인분당선도 지나고 있고, 송파공영차고지의 버스 종점이라 버스 노선이 많기도 하여 핵심 교통 거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위례선 복정역은 4거리 북동쪽에 동서방향으로 지어지는데 승객들이 1번 출구로 우회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램 정류장 방면으로 역 출구가 신설될 예정이다. ☞ [관련 기사] 위례선 완공 후 모습은? 조감도로 살펴보는 위례신도시 트램
위례선 선로 공사 모습. 저 멀리 남위례역이 보인다. ©서울시
위례선 선로 공사 모습. 저 멀리 남위례역이 보인다. ©서울시
다만 위례선 남위례역은 헌릉로 북쪽에 지어지기 때문에, 헌릉로 남쪽의 8호선 역까지 가려면 육교를 건너가야 한다. 애초에 트램이 직접 헌릉로를 육교로 건너서 남위례역을 8호선과 트램의 통합역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 [관련 기사] 개통 2주 맞은 8호선 남위례역, 구석구석 살펴보니

마천역도 5호선 출입구가 동네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특이한 구조로 인하여 환승거리가 좀 있다. 서울지하철에는 4호선 노원역이나 2호선 신당역처럼 교차로에서 벗어난 곳에 역이 위치하여 환승거리가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마천역도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천역 앞에서 출발한 위례선은 위례신도시에 진입할 때까지 마천로 남쪽 길 가장자리에 붙어서 운행한다. 도로 중앙을 달리는 중앙버스전용차로와는 다른 방식이다. 다만 거여삼거리에서 위례선 선로가 오금로를 교차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횡단보도와 평행하게 건넌다. 즉 횡단보도에 보행자용 녹색신호가 켜졌을 때 그 옆으로 트램 차량이 지나가는 방식이라 시간적으로는 도로교통을 방해하지 않는다. ☞ [관련 기사] 팩트체크! 기대만큼 오해 많은 위례선 트램에 대한 진실
위례선 노선도 ©서울시
위례선 노선도 ©서울시

위례선 트램 역명, 대부분 정해져

위례신도시는 서울시, 성남시, 하남시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시계(市界) 근처에 지어진 신도시에서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광교신도시도 수원 구역과 용인 구역이 따로 있다. 이 중에 위례선은 서울과 성남 구역(서울 3.3km, 성남 2.1km)만 지나간다. 그래서 역명은 각 시에서 각각 짓기로 했다. 이 중에 종착역이자 환승역은 기존 지하철역 역명으로 이미 정해져 있고, 나머지 역명이 지명위원회를 통과하여 지어졌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위례선 역 목록
서울시 구간 성남시 구간
관리용 역번호 역명 관리용 역번호 역명
101 마천 107 위례중앙광장
102 북위례 108 위례역사공원
103 위례솔 109 위례트램스퀘어
104 덕수고등학교 110 남위례
105 위례호수공원 111 위례스마트시티
106 송파위례광장(미확정)
112 복정
현재 106역을 제외하고는 역명이 모두 확정된 상태이다. 대체로 역명이 길고 위례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들어감을 알 수 있다. 지하철 역명과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이는 트램이라는 교통수단이 지하철의 지선(支線) 교통수단이라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즉 지하철역 이름이라기보다는 버스정류장 이름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위례선 트램 차량 예상도 ©서울시
위례선 트램 차량 예상도 ©서울시

위례선 트램 차량은 어떤 모습일까?

한편 57년만의 트램 복귀이다 보니 어떤 모습의 차량이 될지 궁금한 상태다. 당연히 5~60년대 서울을 달리던 구형 전차가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과거 전차는 1칸이었는데 위례선 트램은 1대가 5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탈 수 있고, 기관사 1명의 생산성도 높아진다. 차량은 총 10편성을 도입할 예정이다.

노면전차의 차량은 지하철과 다르다. 지하철은 출입문과 객실 바닥의 높이가 높은 고상차량이지만, 노면전차는 저상차량을 쓴다. 따라서 노면전차의 정거장은 버스정류장과 비슷한 형태로 되어 있으며, 지상에서 열차 내 객실 바닥으로 쉽게 올라탈 수 있다. 열차를 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거나 고가로 올라갈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하다. 아무리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가 있어도 지하철의 수직이동 자체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이 같은 동선은 유모차나 교통약자에게 유리한 것이며, 고령화 시대와 저출산 시대에 최적화된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지하철·버스·기차 타는 플랫폼 높이는 왜 다 다를까?

위례선의 또 다른 특징은 차량 지붕 위에 전선(전차선)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무가선(無架線) 트램이라고 한다. 외부에서 전기를 받지 않는 대신 차내에 설치된 배터리에서 전기를 받아 달린다. 즉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배터리 방식 전기자동차와 같은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미관을 개선시키고 전차선 유지보수 비용을 줄여준다. 다만 배터리 때문에 차량가격이 높아진다. 게다가 배터리는 소모품이다.
위례선 차량 실내 예상도 ©서울시
위례선 차량 실내 예상도 ©서울시
한편 위례선 트램 차량은 디자인 선정을 위한 그림만 공개되었고 아직 목업(Mock-up, 1:1 실물모형)이나 실차가 등장하지 않아 차량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실물모형이 등장하면 사진을 적극 공개하고, 필요 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광장 등에 전시하면 좋을 것이다.

특히 트램 운행 초기에 사고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트램이 생소하다 보니 보행자나 운전자가 트램의 속도와 트램까지의 거리를 잘못 파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물모형 전시를 통해서 미리부터 트램의 크기에 친숙해질 수 있다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울산에서 시운전한 수소전기트램. 시운전이라 일반선로에서 운행하였다 ©울산광역시
울산에서 시운전한 수소전기트램. 시운전이라 일반선로에서 운행하였다 ©울산광역시
또 하나 짚어볼 점은 트램 차량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위례신도시 외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울산과 대전이 있는데 이들은 당초 배터리 방식 트램에서 수소전기트램으로 차종을 변경한 상태다.

수소전기트램은 차량에 설치된 수소탱크에 들어 있던 수소와 대기 중의 산소를 연료전지에서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킨 후 이를 동력으로 삼는 트램을 말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자동차 중에도 수소전기차량이 있다. 배터리 방식에 비해 수소전기방식은 충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충전시간이 짧아지면 차량의 가동률이 높아지므로 효율적이다.

일단 위례선은 배터리 방식 트램을 도입하지만, 울산이나 대전처럼 위례선도 추후 수소트램을 추가로 도입하거나 교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이 경우 수소충전 시설이 추가로 필요하다. 수소트램 차량 자체가 비싼 것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위례선 트램을 운영할 예정인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위례선 트램을 운영할 예정인 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위례선 운영은 누가?

위례선은 당초 민자 사업으로 추진하려 하였으나, 여건이 안 맞다 보니 결국 서울시가 직접 하고 있다. 아울러 위례선의 운영은 현재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맡아서 할 예정(공공위탁 5년)이다. 현재 서울시 - 성남시 - 서울교통공사 간 운영 위수탁 협약이 준비 중이다.

길고 큰 지하철만 운영해온 서울교통공사에게 위례선은 걸맞지 않는 소규모 사업 같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이미 부산김해경전철, 김포골드라인 등에서 경전철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지하철 운영 경험이 50년이나 되는 국내 도시철도 운영사의 맏형으로서 위례선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특히 위례선은 노선 끝이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5, 8호선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동일 운영사에서 통합 운영을 하면 더욱 효율적이다.
1966년 서울시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서울전차를 인수하는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전시회
1966년 서울시가 한국전력으로부터 서울전차를 인수하는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전차’ 전시회
아울러 과거에 서울 전차는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을 건설하기 위해 폐지되었기 때문에, 현재 서울 1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노면전차를 다시 부활시켜 운영한다는 것은 상당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서울교통공사 입장에서도 위례선은, 향후 국내외의 트램 위탁 운영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램 운영에서 하나 특이한 부분은 기관사가 필요로 하는 철도운전면허가 기존 전동차와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철도차량에도 운전면허가 존재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지하철 전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이다.

그런데 트램은 이 면허가 아니라 ‘노면전차 운전면허’라는 다른 면허가 필요하다. 게다가 트램은 도로상에서 달리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제 위례선에 최초로 설치되겠지만 트램용 도로표지판도 존재한다. 그래서 트램 기관사는 철도차량 운전면허뿐만 아니라 대형 차량용 자동차 운전면허도 있어야 한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어도 지하철 전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는 트램을 운전할 수 있는 운전면허를 갖춘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노면전차에 대한 교통안전표지 모음 ©경찰청
노면전차에 대한 교통안전표지 모음 ©경찰청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선입견과 다르게, 현재 트램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철도왕국 일본은 작년에 도치기현에서 '우츠노미야LRT'라는 트램을 개통시킨 바가 있다. 일본에는 히로시마 트램 등 과거부터 내려오던 전통적인 트램 노선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순수 신규 현대식 트램으로는 75년 만에 신설이었다고 한다. 우츠노미야 트램은 개통 1년 만에 승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이제 트램은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새로 설치하는 교통수단이 되었다는 뜻이다. ☞ [관련 기사] 위례에서 부활하는 트램
일본에 새로 생긴 '우츠노미야LRT' 트램 모습 ©(주)우츠노미야 라이트레일
일본에 새로 생긴 '우츠노미야LRT' 트램 모습 ©(주)우츠노미야 라이트레일
위례선도 57년 만에 서울전차의 현대식 부활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특히 위례선은 신도시 중심부의 보행자 전용공간에 대중교통을 제공하여 유동인구의 증가와 근린상업 활성화를 추구하는 '트랜짓몰(Transit Mall)'의 개념을 도입하여 도시계획의 교과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앞으로 1년 남은 위례선 공사가 무사히 잘 끝나서, 위례선 트램이 위례신도시의 편리한 교통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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