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율 높아진 온누리상품권, 쓸 수 있는 지하철역 상가 어디?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9.03. 15:19

수정일 2024.09.03. 15:26

조회 1,937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74) 온누리상품권 쓸 수 있는,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도 상가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을지로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을지로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고밀도로 개발되다 보니 입체공간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고층빌딩이 계속 높아지는 것이나 지하에 철도를 짓는 도시철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지상의 공간 부족과 높은 임대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하에 상가(商街)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지하도 상가라고 한다. 과거에는 원활한 자동차 통행을 위해 횡단보도를 적게 만드는 추세였고, 이에 따라 길을 건너기 위한 지하도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지하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았고, 이곳에 상가를 지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강남역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강남역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그 외에도 지하상가는 장점이 많다. 상가를 이동할 때 햇빛이나 눈, 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요즘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더위나 추위가 극심할 때, 이는 큰 장점이 된다. 또한 도로를 건널 때 매번 만나는 횡단보도를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는 교차로 하나 정도보다 긴 거리를 이동할 때 특히 장점이 되는데, 시청역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지하로 길게 이어져 있는 을지로 지하도상가가 대표적이다.

지하상가의 또 다른 장점은 다른 지하공간과 연결하여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지하상가에 인접한 건물의 지하상가와 연결하면 지하공간의 규모가 더 커진다. 이 중에서 백미는 바로 지하철역 대합실과 연결하는 것이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내려 지상으로 나갈 때 지하상가를 거쳐서 올라가도록 하면, 지하철역의 막대한 유동인구를 상가로 그대로 끌어 모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하철역 자체가 교통이 편리한 곳이므로 상가의 접근성도 좋아진다.
터미널 지하도상가 입구 모습 ©서울시설공단
터미널 지하도상가 입구 모습 ©서울시설공단

한편 추석이 가까워지다 보니 시중에 온누리상품권이 많이 풀리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 사용처가 늘고 할인율을 높아져서 찾는 이가 더 늘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에서 발행하는 전통시장용 상품권이다. 주로 소상공인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이 다른 점은, 지역화폐는 ‘지역’, 온누리상품권은 ‘시장’을 따진다는 점이다. 즉 온누리상품권은 전국에서 쓸 수 있지만 시장이 아니면 쓸 수가 없다.

온누리상품권의 특성상, 본인이 전국을 돌아다닐 일이 없는데 근처에 시장마저 없다면 꽤 불편해진다. 서울 안에서 차이가 큰 것도 문제다. 아무래도 시장은 구시가지에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상품권 기준으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시장은 중구에 48개, 관악구에는 26개나 있지만,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지어진 노원구에는 6개뿐이고, 서초구도 5개뿐이다. 이렇게 시장이 적은 곳에서 살면서 온누리상품권이 손에 들어와도 사용하기 곤란할 수 있다.
종이형 온누리상품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종이형 온누리상품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럴 때의 대처 방안은 바로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도 상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집 근처에는 시장이 없더라도, 지하철을 타고 외출이나 출퇴근을 하는 길에 온누리상품권을 받는 지하철역 지하상가에 들러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지하도 상가가 지하철역과 붙어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 청계천 주변의 청계5가 지하도상가마전교 지하도상가는 지하철역 없이 지하도와 상가만 독립적으로 있는 곳이다. 남대문로 지하와 소공로 지하에 있는 명동 지하도상가소공 지하도상가도 그러한데, 이곳은 인접한 L백화점 지하를 통하면 을지로입구역과 간접적으로 연결되긴 한다.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명동 지하도상가와 소공 지하도상가 ©서울시설공단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명동 지하도상가와 소공 지하도상가 ©서울시설공단

현재 서울에는 서울시설공단 산하 지하도상가가 25개 있다. 실제 운영은 민간사업자(일부는 직영)에게 맡겨서 하고 있다. 이 중 15개는 지하철역과 바로 이어져 있으며, 다시 그 중에 12개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굵직한 역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한 지하도상가 목록
호선 연결된 지하철역 지하도상가 주소 면적(m2) 점포수
2,3,4,5 을지로입구, 을지로3가, 을지로4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을지로 중구 을지로 지하 88/131/218 20,334 216
1,2 시청, 을지로입구 시청광장 중구 을지로 지하 12 4,871 53
2 을지로입구 을지입구 중구 을지로 지하 58 2,271 66
1 종각 종각 종로구 종로 지하 73 4,724 81
1 종로5가 종오 종로구 종로 지하 200 4,165 66
1,4 동대문 동대문 종로구 율곡로 지하 308 2,151 62
2 강남 강남역 강남구 강남대로 지하 396 12,315 212
2,8 잠실 잠실역 송파구 올림픽로 지하 265 8,446 139
3,7,9 고속터미널, 반포 터미널 서초구 신반포로 지하 200 31,566 620
1 영등포 영등포역 영등포구 경인로 지하 843 4,678 80
1 영등포 영등포로터리 영등포구 영중로 지하 20 6,325 133
1 영등포 영등포시장 영등포구 영등포로 지하 221 3,637 78
잠실역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잠실역 지하도상가 모습 ©서울시설공단

지하철역에서 연결된 지하도 상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때 주의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하도 상가 시장 자체가 온누리상품권 사용 상가로 되어 있다고 해도, 개별 가맹점에 따라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 가맹 여부는 점포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속터미널역과 연결된 터미널 지하도상가는 620개 점포 중 564개(91%)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강남역 지하도상가에서는 212개 중 75개(35%)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모바일 상품권 기준).

두 번째로는 온누리상품권 형태에 따라 사용가능한 점포가 다르다는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종이상품권으로 결제하는 ‘종이형’,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하는 ‘모바일형’, 본인이 갖고 있는 일반 신용카드에 상품권을 충전시켜 사용하는 ‘카드형’이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기존 신용카드와 사용방법이 동일한 카드형이 제일 간편하기 때문에 카드형의 가맹점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을지입구 지하도상가에는 66개 매장이 있지만, 종이형이나 모바일형을 쓸 수 있는 곳은 한 군데에 불과하다. 대신 카드형은 15곳에서 쓸 수 있다.
1호선 종각역의 서쪽 1~6번 지하철역 출구와 동쪽 7~12번 종각지하도상가 출구 ©서울시
1호선 종각역의 서쪽 1~6번 지하철역 출구와 동쪽 7~12번 종각지하도상가 출구 ©서울시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소개한 지하도상가는 지하철역 안에 대합실에 있는 상가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는 지하도상가는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하며, 지하철역 구내의 상가는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관리한다. 이들 역 대합실 상가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아니다.

보통 지하철역 대합실과 상가가 이어져 있다 보니, 언뜻 보면 구분하기가 힘들 수 있다. 특히 일부 역들은 지하도상가의 출입구 번호를 지하철역과 통합해 두었기에 이런 인상을 더욱 부채질한다. 예를 들어 종각역은 서측의 1~6번 출구가 진짜 지하철역 출구이고, 동측의 7~12번 출구는 종각지하도상가의 출구다. 마찬가지로 2호선 강남역도 대합실은 사거리 중심에 있고 지하상가가 주변을 둘러싸는 형태라서, 사실상 모든 강남역 출구는 지하철역 출구가 아니라 지하상가의 출구다.

하지만 관리 주체를 따지면 지하철역 상가 영역과 지하도상가 영역은 분명히 다르며, 온누리상품권은 지하도상가 쪽 점포에서만 쓸 수 있다. 지하철 대합실 상가 입장에서는, 지하도상가 점포와 가까이 붙어 있는데도 온누리상품권을 못 쓰니 억울하다고 할 수 있다.
2호선 강남역의 대합실 상가 배치도. 9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212개 상가는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서울시설공단 관할이다 ©서울교통공사
2호선 강남역의 대합실 상가 배치도. 9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212개 상가는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서울시설공단 관할이다 ©서울교통공사

현재 정부에서는 온누리상품권 발행액과 사용처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차제에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지하도상가와 연결된 지하철의 대합실 상가들, 더 나아가 서울지하철 모든 역의 대합실 상가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쓸 수 있게 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서울지하철 전체의 대합실 상가를 묶어서 하나의 커다란 시장으로 보는 개념이다. 그렇게 하면 온누리상품권 이용 편의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연히 서울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도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도 상가 및 온누리상품권 관련 안내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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