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DP로 연결되는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 ©박은영
- 내부로 들어서자 길을 안내하는 바닥조명 ©박은영
- 폭염에도 DDP를 찾은 시민들 ©박은영
‘나 클래식 좋아하나?’ 서울시향 광복 기념음악회에서 맛본 귀 호강
발행일 2024.08.20. 11:46
광복절에 귀 호강이다. 클래식 공연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지난 8월 15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아트홀 1관에서 열린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 이야기다. 전석 초대 좌석으로 이루어진 기념음악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펼쳐졌다. 광복으로 찾은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은 웅장한 선율이 되어 DDP를 휘감았다.
서울시의 광복 79주년 기념 문화행사는 이뿐이 아니었다. 보신각의 '광복절 기념 타종식'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복절 전야음악회', 서울도서관 야외에서 열린 '광복절 북큐레이션'까지 서울 곳곳에서 다채로운 형태로 광복일을 기념했다. 이 중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기념음악회에 함께하게 돼 설레는 기분이었다. 클래식 공연을 실제로 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서울시향의 무대라니 낯선 기대가 한껏 차올랐다.
음악회가 열리는 DDP는 이미 친근한 공간이기도 하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를 이용하면 무섭게 더운 지상으로 오르지 않다도 된다. 1번 출구를 나와 DDP 내부로 들어서니 한결같이 근사한 세상이다. 이곳에만 오면 나도 모르게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DDP 아트홀 1관에는 이미 음악회를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시향의 이번 공연은 온라인 신청을 받아 티켓을 배부했으며, 100% 지정 좌석으로 운영돼 마음이 한결 편했다. 또 티켓 없이 오신 분들을 위해 현장에서 남은 좌석을 선착순으로 입장시켜 주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이나 연세 지긋한 어르신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공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전 비어 있던 수많은 좌석은 공연이 시작되자 모두 관객들로 가득 찼다.
음악회가 열리는 DDP는 이미 친근한 공간이기도 하다.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를 이용하면 무섭게 더운 지상으로 오르지 않다도 된다. 1번 출구를 나와 DDP 내부로 들어서니 한결같이 근사한 세상이다. 이곳에만 오면 나도 모르게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DDP 아트홀 1관에는 이미 음악회를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시향의 이번 공연은 온라인 신청을 받아 티켓을 배부했으며, 100% 지정 좌석으로 운영돼 마음이 한결 편했다. 또 티켓 없이 오신 분들을 위해 현장에서 남은 좌석을 선착순으로 입장시켜 주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이나 연세 지긋한 어르신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공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전 비어 있던 수많은 좌석은 공연이 시작되자 모두 관객들로 가득 찼다.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린 DDP ©박은영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가 열리는 DDP 아트홀 1관의 외관 ©박은영
서울시향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립교향악단으로 1945년에 설립된 고려교향악단의 모체다. 1960~70년대 돋보이는 활약으로 다른 지방 도시들에서의 시립교향악단 창설에 모범이 되었고, 지금까지 음악을 통해 서울 시민의 행복을 구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광복절 기념음악회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광화문광장 등에서 매년 시민들에게 광복의 기쁨을 수준 높은 음악으로 선사했다.
서울시향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아트홀을 찾은 시민들 ©박은영
전 좌석 초대로 진행된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 ©박은영
오후 7시 30분이 되자 아트홀의 조명이 하나둘 꺼지고 어두워졌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단원 수십 명이 악기를 들고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중앙에는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모습이, 사이드의 거대 화면으로는 카메라에 비춘 연주자들의 클로즈업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 공연은 서울시향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가 지휘하고, 김진근 서울시향 악보전문위원이 진행을 맡았다. 사회자는 독립유공자분들과 광복회 회원 등 공연장을 찾은 내빈들을 소개했는데, 생중계로 중계되는 화면 한쪽에서는 수어통역사가 동시통역을 진행하고 있었다.
드디어 첫 무대가 시작되자 공연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힘찬 선율로 압도됐다. 베르디 오페라 중 최대 비극으로 꼽히는 <운명의 힘> 서곡은 광복을 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담은 듯 구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서울시향의 연주를 들으니 바람에 몸이 스치듯 현악의 소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첫 무대가 시작되자 공연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힘찬 선율로 압도됐다. 베르디 오페라 중 최대 비극으로 꼽히는 <운명의 힘> 서곡은 광복을 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담은 듯 구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서울시향의 연주를 들으니 바람에 몸이 스치듯 현악의 소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전 모습 ©박은영
사람들로 가득찬 DDP 아트홀 1관 ©박은영
이어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 최윤정과 비올리스트 류종원이 등장했고,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중 1악장을 협연했다.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은 서울시향이 전문 연주자를 꿈꾸는 발달장애, 신체장애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행 프로젝트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선발된 장애인 연주자들이라고 했다.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이들의 연주는 프로였고, 흠잡을 데 없었다.
바이올린보다 살짝 크고 조금 낮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비올라 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렸다. TV로만 보던 연주자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되니 가까운 거리만큼 보이는 섬세한 몸짓들에 내적 친밀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지휘하는 데이비드 이의 열정적인 움직임 또한 집중되기에 충분했다.
바이올린보다 살짝 크고 조금 낮지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비올라 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렸다. TV로만 보던 연주자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되니 가까운 거리만큼 보이는 섬세한 몸짓들에 내적 친밀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지휘하는 데이비드 이의 열정적인 움직임 또한 집중되기에 충분했다.
무대를 앞두고 자리를 채우는 서울시향의 단원들 ©박은영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 ©서울시향
다음 순서는'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황수미의 차례다. 매혹적인 목소리로 이지수의 ‘아라리요’,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총 3곡을 들려줬다. 모두에게 친근한 아리랑이 울려 퍼질 때 쯤에는 뭉클함을,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부를 때는 작게 울컥함을 느꼈다.
서울시향의 후반 연주곡 중 하나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곡으로 익숙했다. 역시 들어본 곡이 반가웠다. 정상에 선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음악을 듣게 돼 감동이 더했다. 감동의 여운은 승리의 행진곡풍인 마지막 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중 4악장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한 시간이 반이 훌쩍 지나갔다. 클래식 공연장의 예의는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아주 길게 치는 것이었다. 그러면 연주자나 성악가가 다시 나와서 인사를 하고 들어갔는데, 가수처럼 앙코르를 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서울시향의 공식적인 마지막 연주가 끝난 후 멈추지 않는 박수를 보내니 다시 등장한 지휘자는 로시니의 '윌리암 텔 서곡'을 앙코르 곡으로 지휘하기 시작했다.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이었지만, 한 시간 정도는 더 앉아서 무대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클래식 좋아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향의 후반 연주곡 중 하나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곡으로 익숙했다. 역시 들어본 곡이 반가웠다. 정상에 선 김연아 선수의 모습을 상상하며 음악을 듣게 돼 감동이 더했다. 감동의 여운은 승리의 행진곡풍인 마지막 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중 4악장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한 시간이 반이 훌쩍 지나갔다. 클래식 공연장의 예의는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아주 길게 치는 것이었다. 그러면 연주자나 성악가가 다시 나와서 인사를 하고 들어갔는데, 가수처럼 앙코르를 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서울시향의 공식적인 마지막 연주가 끝난 후 멈추지 않는 박수를 보내니 다시 등장한 지휘자는 로시니의 '윌리암 텔 서곡'을 앙코르 곡으로 지휘하기 시작했다.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이었지만, 한 시간 정도는 더 앉아서 무대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 클래식 좋아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 무대가 끝난 후 관객들의 환호를 받는 서울시향 ©박은영
공연이 끝난 후 어둠 속 DDP의 또 다른 풍경 ©박은영
'광복 79주년 기념음악회'는 격의 없이 느껴졌다. 음악인이나 관계자 등이 아닌, 클래식을 함께 즐기려는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사실이 좋았다.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해 아쉬운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서울시향은 시민들이 일상 속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8월 총 3회의 뮤지엄 콘서트를 선보인다. 뮤지엄 콘서트는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는 휴식의 순간’을 주제로 8월 21일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오후 7시), 22일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오후 7시), 23일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오후 3시)에서 열린다.
또한 9월 21일 오후 7시 서울숲에서는 더 어마어마한 공연이 기다린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지휘하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과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이 협연하는 2024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를 선보인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니 이제 마음만 먹으면 가족, 이웃, 친구와 이색적인 장소에서 부담 없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서울시향이 선보이는 음악 축제를 한 번쯤 함께해 보는 건 어떨까. 기꺼이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서울시향은 시민들이 일상 속 클래식 음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8월 총 3회의 뮤지엄 콘서트를 선보인다. 뮤지엄 콘서트는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는 휴식의 순간’을 주제로 8월 21일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오후 7시), 22일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오후 7시), 23일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오후 3시)에서 열린다.
또한 9월 21일 오후 7시 서울숲에서는 더 어마어마한 공연이 기다린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지휘하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과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이 협연하는 2024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를 선보인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니 이제 마음만 먹으면 가족, 이웃, 친구와 이색적인 장소에서 부담 없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서울시향이 선보이는 음악 축제를 한 번쯤 함께해 보는 건 어떨까. 기꺼이 클래식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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