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가 시작된 종교교회 앞마당 ©박지영
- 종교교회는 선교사 캠벨이 세운 교회로, 5층에 역사관이 있다. ©박지영
- 종교교회 측면에 설치된 종교 목회자 설명판. 우리 역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읽어보면 좋다. ©박지영
종로 여행(女行)길에서 만난 기억해야 할 역사 속 여성
발행일 2024.08.22. 13:36
서울은 걸으며 역사를 배우기 좋은 도시다. 조금만 걷다 보면 역사 유적지나 역사 관련 표지석 한두 개를 만날 수 있는 지역구가 많다. 특히 경복궁과 창덕궁 등 조선 5 대궁이 있는 종로구와 중구엔 도보로 해설사와 함께 역사도 배우고 지역 명승지도 알 수 있는 무료 탐방 프로그램들이 많다. 최근 종로구에 여성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도보 투어가 새로 생겨 다녀왔다.
지역 주민으로 참여한 종로 여행(女行)길 발굴 프로젝트
작년 3월부터 11월까지 종로구 어르신복지과에서 진행한 ‘종로 여행길 발굴 탐방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종로 여행길 발굴 사업은, 근현대 역사 중심지인 종로에서 주요 역할을 한 여성들과 그들이 활동했던 장소를 주민과 함께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여성 역량과 역할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지역에 관심이 많은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고, 평균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회의나 워크숍, 답사에 참석하면 됐다.
본격적인 활동 시작은 작년 4월 발대식부터였다. 지역 발전을 위한 봉사 프로그램 성격이라 어떤 분들이 왔을까 궁금했는데, 도보 해설사로 활동 중인 주민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지역 역사에 관심 많은 주민까지 총 20명이 함께했다. 연령대와 성별도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으로서 지역 역사 알리기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어 쉽게 친해졌다.
본격적인 활동 시작은 작년 4월 발대식부터였다. 지역 발전을 위한 봉사 프로그램 성격이라 어떤 분들이 왔을까 궁금했는데, 도보 해설사로 활동 중인 주민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지역 역사에 관심 많은 주민까지 총 20명이 함께했다. 연령대와 성별도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으로서 지역 역사 알리기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어 쉽게 친해졌다.
종로 여행길 발굴 사업이 한 해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정식 탐방을 시작했다. ©박지영
종로 여행길 발굴 탐방단 활동은 발대식을 기점으로, 종로 여행길 발굴 대상에 대한 개인 학습 및 제안 대상 조사가 과제로 부여됐고, 이때 수집한 자료들을 5월 워크숍에서 공유하며 탐방길로 구성될 여성들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워크숍에서 나온 자료는 종로구 어르신복지과에서 1차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발굴 탐방단과 3개 코스 현장 탐방을 진행했다. 이후 발굴 자료의 2차 검토, 보완, 정리를 끝으로 10월에 주민 참여단 및 발굴 탐방단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워크숍에서 나온 자료는 종로구 어르신복지과에서 1차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발굴 탐방단과 3개 코스 현장 탐방을 진행했다. 이후 발굴 자료의 2차 검토, 보완, 정리를 끝으로 10월에 주민 참여단 및 발굴 탐방단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탐방길 발굴 사업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은 전반적인 여성의 역사 관련 수업도 들었다. ©박지영
여행길 탐방로 발굴 프로젝트는 여러 행정 절차를 이유로 올해 초 코스에 대한 최종 회의를 진행했다. 작년에 최종 정리된 코스를 기준으로, 상징적 ‘터’만 존재하는 곳은 제외하고, 실제 탐방 시 장소와 연관된 해설이 가능한 곳, 탐방자의 집중도를 고려해 2시간 내외로 돌아볼 수 있는 곳,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학교의 경우 협의 방문이 가능한지 여부 등 여러 세심한 기준을 거쳐 최종 두 개 코스를 확정했다.
올해 2월 말 성과 공유회를 끝으로 여행길 탐방로 발굴 프로젝트는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현재 ‘종로 여행길 탐방’이란 이름으로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탐방 신청을 받고 도보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성과 공유회를 끝으로 여행길 탐방로 발굴 프로젝트는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현재 ‘종로 여행길 탐방’이란 이름으로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탐방 신청을 받고 도보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답사를 다녀온 장소를 표시한 지도. 권역을 나눠 3일간 답사를 진행했다. ©종로구
잘 안 알려진 역사 속 여성 이야기를 들려주는 핫한 탐방 프로그램, 종로 여행길
그리고 얼마 전 종로 여행길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해 직접 발굴했던 탐방길이 이렇게 구체화되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에 무척 뿌듯했다.
종로 여행길은 ‘여성이 다녔던 길’이란 뜻으로, 종로에서 활동했던 여성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는 종로구 특화 여성 친화 테마길이다. 이야기의 초점은 여성에 맞춰져 있지만, 서사에 꼭 필요한 남성들의 이야기도 곁들여진다. 올해 10월까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종로 여행길은 ‘여성이 다녔던 길’이란 뜻으로, 종로에서 활동했던 여성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는 종로구 특화 여성 친화 테마길이다. 이야기의 초점은 여성에 맞춰져 있지만, 서사에 꼭 필요한 남성들의 이야기도 곁들여진다. 올해 10월까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종로 여행(女行)길 발굴‧탐방 리플릿 ©종로구
많은 도보 코스가 있지만 여성을 주제로 지역의 역사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게다가 종로 여행길은 작년 종로 여행길 탐방단을 모집해 만든 코스로, 주민들이 인정한 '찐' 역사 도보 유적 코스라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1코스-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과 '2코스-종로 여성 독립 운동가 길'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1코스 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 투어에 참여했다.
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은 종교교회에서 시작해 캠벨 선교사의 집, 배화여고, 진명여학교 터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아직은 더운 날씨가 지속되다 보니 당일엔 회차별 최소 인원인 3명이 참여했고, 해설사를 따라 오붓하게 이 장소들을 둘러봤다.
현재 '1코스-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과 '2코스-종로 여성 독립 운동가 길'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1코스 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 투어에 참여했다.
종로 여성 교육가의 길은 종교교회에서 시작해 캠벨 선교사의 집, 배화여고, 진명여학교 터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아직은 더운 날씨가 지속되다 보니 당일엔 회차별 최소 인원인 3명이 참여했고, 해설사를 따라 오붓하게 이 장소들을 둘러봤다.
사실 역사가 깃든 건축물에는 대부분 설명판이 잘되어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대개 무심코 지나갈 때가 많다. 바쁜 탓도 있겠지만 설명을 읽어도 주변 정황 설명 없이 핵심 내용만 읽다 보니 기억이 오래 가진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의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면 확실히 더 기억에 남는다.
이날 돌아본 장소 역시 한 번 정도는 오가며 가봤던 곳이었다. 하지만 테마를 잡고 관련 장소들을 돌아보니 더 새롭게 보이긴 했다. 특히 여성 교육가의 길은 주로 구한말 서울에 파견된 미국 남감리교 여성 선교사 조세핀 캠벨(1853∼1920)에 대한 이야기로, 그가 1900년에 세운 종교교회에서 시작해 그가 살았던 선교사의 집과 1898년에 세운 캐롤라이나 학당(1910년 배화학당으로 개칭, 현 배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등을 둘러보는 게 핵심이었다.
예전에는 캠벨이 살았던 선교사의 집을 자유롭게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현재 이곳은 남산에서 새로 이전한 이회영기념관으로 사용 중이라 운영시간에는 누구나 무료로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날 돌아본 장소 역시 한 번 정도는 오가며 가봤던 곳이었다. 하지만 테마를 잡고 관련 장소들을 돌아보니 더 새롭게 보이긴 했다. 특히 여성 교육가의 길은 주로 구한말 서울에 파견된 미국 남감리교 여성 선교사 조세핀 캠벨(1853∼1920)에 대한 이야기로, 그가 1900년에 세운 종교교회에서 시작해 그가 살았던 선교사의 집과 1898년에 세운 캐롤라이나 학당(1910년 배화학당으로 개칭, 현 배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등을 둘러보는 게 핵심이었다.
예전에는 캠벨이 살았던 선교사의 집을 자유롭게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현재 이곳은 남산에서 새로 이전한 이회영기념관으로 사용 중이라 운영시간에는 누구나 무료로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캠벨 여사에 대한 가장 많은 건축물과 이야기가 있는 배화여자대학교 교정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지만, 해설사와 함께해 참관이 가능했다. 배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내엔 캠벨 여사 관련 기념관과 동상 외에도 문화재인 필운대(弼雲臺)가 있다. 필운대는 조선 중기의 명신 이항복이 살던 곳으로 배화여자고등학교 뒤뜰 큰 암벽 오른쪽에 필운대(弼雲臺)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다.
당일 투어는 1906년 순헌황귀비가 설립한 최조의 여학교인 진명여학교 터에서 마무리됐다. 모든 장소에 모든 건축물이 온전히 보존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표지석이 있어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었고 마무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앞으로는 이 표지석들을 자세히 읽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진명여학교 터를 알려주는 표지석 ©박지영
역사 문화 투어이긴 하지만 이 길을 걷다 보면 우리가 잘 마주하지 못하는 서울의 오래된 마을 풍경과 인왕산둘레길과 자연의 길도 걷게 된다. 오르막 내리막길이 좀 많은 코스이긴 하지만, 중간중간 적당히 쉬어가며 투어가 진행되니, 지역에 깃든 여성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종로 여행길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길 권한다. 또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선 엽전 도시락과 기름 떡볶이로 유명한 통인시장이 멀지 않으니, 맛있는 음식과 함께 투어의 재미를 두 배로 즐겨보기 바란다.
통인시장은 투어 종료 후 찾아가면 딱 좋다. ©박지영
종로 여행(女行)길
○ 기간 : 4~10월 매월 둘째·넷째주 토요일 10시
○ 1코스 - 종로 여성 교육가 길 : 종로교회 ~ 캠벨 선교사의 집 ~ 배화여고 ~ 진명여학교 터
○ 2코스 - 종로 여성 독립운동가 길 : 일정상회 터 ~ 덕성여고 ~ 서울교육박물관 ~ 북촌문화센터 ~ 박자혜 산파 터 ~ 태화관 터
○ 신청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종로 여행길' 검색
○ 1코스 - 종로 여성 교육가 길 : 종로교회 ~ 캠벨 선교사의 집 ~ 배화여고 ~ 진명여학교 터
○ 2코스 - 종로 여성 독립운동가 길 : 일정상회 터 ~ 덕성여고 ~ 서울교육박물관 ~ 북촌문화센터 ~ 박자혜 산파 터 ~ 태화관 터
○ 신청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종로 여행길'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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