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차분하게 맞이하기 좋은 곳! 수국사 & 봉산 해맞이공원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4.01.04. 09:00

수정일 2024.01.04. 16:46

조회 1,867

도심 속 열린 사찰, 수국사 ⓒ김종성
도심 속 열린 사찰, 수국사 ⓒ김종성

후회와 기대로 정신없이 보내기 십상인 연말연시. 여유 있고 고요하게 새해를 맞이하는데 사찰만큼 좋은 곳은 없지 싶다. 그곳이 찾아가기 편한 도심 속 사찰이라면 더욱 좋겠다. 비록 불자는 아니지만 고즈넉한 절에서 명상과 산책을 하며 한나절 보내고 나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운이 좋아 흰 눈까지 내리면 왠지 충만한 기분까지 더한다.

은평구 구산동 동네에 자리한 수국사(守國寺)는 도심과 가깝고 주택가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숲과 계곡이 감싸 안아 자연에서 주는 편안함과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은평구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여타 사찰처럼 깊은 산 속에 있는 곳이 아닌 평지 가람형 사찰이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개방형 절로 6호선 전철 구산역(3번 출구)에서 도보로 10여 분 거리로 찾아가기도 편하다. ☞ 수국사 안내 바로가기
수국사 황금법당 ⓒ김종성
수국사 황금법당 ⓒ김종성
절 곳곳에 담긴 불자들의 기원 ⓒ김종성
절 곳곳에 담긴 불자들의 기원 ⓒ김종성

석가모니 부처를 모시는 대표 전각인 대웅전은 화려한 금박을 입힌 황금법당으로 유명하다. 한낮에 햇빛을 받으면 눈이 부실정도로 번쩍이며 이목을 끈다. 특히 해질녘 석양이 비칠 때면 찬란하게 빛을 발한다.

수국사는 조선시대 세조 5년(1459) 맏아들 의경세자가 20세 젊은 나이로 갑자기 요절하자, 그를 효경산(봉산)에 묻고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로 당시 이름은 정인사(正因寺)였다고 한다.

6.25전쟁 때 피해를 입어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는데 역대 주지스님들이 계속하여 중창을 거듭해오다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수국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고려 목아미타불좌상과 6점의 불화가 남아 있다.

고요하고 경건한 법당 안 ⓒ김종성
고요하고 경건한 법당 안 ⓒ김종성
끊임없는 정진의 뜻이 담긴 물고기 ⓒ김종성
끊임없는 정진의 뜻이 담긴 물고기 ⓒ김종성

무언가를 믿고 기원하는 건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추위 속에서도 새해가 다가오자 소원을 빌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절 곳곳이 북적인다.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지만 이맘때만큼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그만큼 '새해'라는 단어는 설레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소망이나 소원은 구체적일수록 좋다고 한다. 새해엔 더 자주 웃고, 더 크게 웃을 수 있기를 빌었다.

사찰 입구 종무소에서 불교 기념품을 고르다가 노란 눈이 등불처럼 환한 부엉이를 구입했다. 부엉이 외에 다양한 모습의 코끼리, 물고기 등도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 작품이다. 물고기는 사찰 경내를 은은하게 울려주는 풍경이나 큰 목어(木魚)의 모습으로 용처럼 구슬을 입에 물고 있다. 

사찰에 물고기 모양의 문양이나 조형물이 많은 이유는, 눈을 뜬 채로 잠을 자는 물고기처럼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고 한다. 끊임없이 정진해야 하는 수도승의 운명을 닮은 동물이다.
수국사에서 이어지는 봉산 봉수대 ⓒ김종성
수국사에서 이어지는 봉산 봉수대 ⓒ김종성
경치 좋은 봉산 봉수대 가는 길 ⓒ김종성
경치 좋은 봉산 봉수대 가는 길 ⓒ김종성

해맞이공원 된 봉산 봉수대

도봉산, 불암산, 관악산은 각각 서울시의 북쪽, 동쪽, 남쪽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그럼 서울시의 서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은 어디일까? 정답은 은평구에 있는 봉산(烽山, 209m)이다. 수국사를 품고 있는 봉산은 조선 시대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세워져 붙여진 이름이다. 높은 산에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위급한 소식을 한양과 경복궁으로 전달했다.

지금은 새해 해맞이 행사 때 단골 일출 명소가 됐다. 은평구의 수색동, 증산동, 신사동, 구산동, 갈현2동에 이르기까지 길게 산자락을 따라 주민들의 쉼터와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산의 정상에서 좌우로 산줄기가 봉화의 날개처럼 뻗어 나가 붙여진 봉령산(鳳嶺山), 전체 산 형세가 거북이를 닮았다 하여 구산(龜山)이라고도 하고 동네에 따라 덕산, 비단산, 반홍산이라고 불렀다니 재밌다.
시민 누구나 편안한 산행이 가능한 무장애 숲길 ⓒ김종성
시민 누구나 편안한 산행이 가능한 무장애 숲길 ⓒ김종성
해맞이 공원 명소가 된 봉산 봉수대 ⓒ김종성
해맞이 공원 명소가 된 봉산 봉수대 ⓒ김종성

수국사에서 봉산 봉수대까지 나무데크로 조성한 무장애 숲길이 이어져 있어 오르기 편하다. 휠체어 탄 시민이나 굽은 허리를 유모차에 의지해 걷는 어르신들을 위한 길이다. 일반 시민들은 무장애 숲길 덕택에 등산화나 아이젠 없이도 산책 같은 산행을 할 수 있다.

수국사에서 봉산으로 오르는 산책로 입구에 오래된 약수터가 있다. 이젠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은 약수터로 폐쇄하지 않은 이유가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봉산에 사는 새들이 찾아와 물을 마시는 옹달샘으로 쓰이고 있단다.

무장애 숲길 중간 전망 좋은 곳에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경치를 감상하며 쉬어 가기 좋다. 주인과 함께 나온 반려견들도 이 길 덕분에 산꼭대기까지 가뿐하게 오른다. 정자와 벤치, 널찍한 마당이 있는 600㎡ 부지의 봉수대는 은평구 최고의 조망공간이기도 하다. 건너편에 우뚝 솟아 있는 북한산의 만경대, 의상봉, 비봉 등에 흰 눈이 쌓여 그림 같다. 경기도 고양시 한강변에 있는 행주산성도 보인다.

이곳 봉수대 자리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 날 때 인근 마을 주민들이 이곳 정상에 올라 남녀노소 모여 횃불을 밝히고 만세시위를 벌이던 곳이라고 하니 더욱 자주 오고 싶은 곳이다. 봉산은 서울둘레길 7-2코스(증산역~봉산~구파발역)이기도 하다. 봉수대에서 봉산 등산로를 따라 증산역(3호선)이나 구파발역(6호선) 방향으로 산행을 즐겨도 좋겠다.
봉산 봉수대에서 보이는 북한산 ⓒ김종성
봉산 봉수대에서 보이는 북한산 ⓒ김종성

수국사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서오릉로23길 8-5
누리집
○ 문의 : 02-356-2001

봉산 해맞이공원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산136-13

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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