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기생충박물관'에서 기생충 퇴치법 배워볼까?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4.01.02. 10:00

수정일 2024.01.02. 18:14

조회 1,041

건물 외관부터 호기심 가득 자극하는 강서구 화곡로333 '기생충박물관' Ⓒ박분
건물 외관부터 호기심 가득 자극하는 강서구 화곡로333 '기생충박물관' Ⓒ박분

기생충은 사람이나 생물의 몸 안이나 밖에 붙어 살면서 영양분을 빨아먹는 동물을 말한다. 이·벼룩 따위의 외부 기생충과 회충·편충과 같은 내부 기생충이 있다. 최근 서울 도심에 출몰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빈대 또한 기생충에 해당된다.

강서구에는 아주 특별한 박물관이 있다. 기생충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생충박물관'이다.

기생충박물관은 국내외 기생충을 보다 체계적으로 전시하여 기생충을 재조명하고 널리 알려 국민의 질병 예방 및 보건 관리에 기여하고자,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2017년 12월에 설립했다. 강서구 화곡로333에 위치한 기생충박물관은 1층 제1전시실과 2층 제2전시실로 조성되어 있다.
기생충박물관 1층 제1전시실 Ⓒ박분
기생충박물관 1층 제1전시실 Ⓒ박분

제1전시실 - 터치스크린, 미니어처로 흥미롭게 배우는 기생충 이야기

제1전시실에서는 기생충의 개념 및 분류, 역사 속 기생충, 국민건강을 위한 한국 기생충 관리의 역사 등 인류와 함께 해온 기생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미라가 들려주는 기생충 이야기’ 코너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전시실에는 2006년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미라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 미라의 뱃속에서 참굴에 기생하는 참굴큰입흡충이 발견되었다. 미라를 통해 400년 전 조선시대에 굴을 섭취했다는 것과 굴 속의 기생충 역시 오랜 시간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터치스크린을 통한 흥미진진한 기생충 이야기는 혐오스럽게만 인식해 오던 기생충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하고 있다.
‘미라가 들려주는 기생충 이야기’ 코너는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박분
‘미라가 들려주는 기생충 이야기’ 코너는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박분

1960~70년대 초등학교에서 쓰였던 채변봉투와 누렇게 변색된 ‘기생충을 박멸하자’는 표어는 전후 위생제로지대였던 한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신학기 봄철이면 채변검사를 하고 줄을 서서 구충제를 먹느라 교실에서 난리법석을 피우던 진풍경도 미니어처로 재현했다.

기생충 퇴치 홍보를 위해 사용하였던 영사기와 홍보자료, 채변검사용 기자재도 전시돼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기생충 약을 먹느라 아이들이 교실에서 난리법석을 피우던 진풍경도 미니어처로 재현했다. Ⓒ박분
기생충 약을 먹느라 아이들이 교실에서 난리법석을 피우던 진풍경도 미니어처로 재현했다. Ⓒ박분
전시실에 1960~70년대 사용한 채변검사용 기자재들이 보인다. Ⓒ박분
전시실에 1960~70년대 사용한 채변검사용 기자재들이 보인다. Ⓒ박분
각종 기생충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확대경이 설치된 제1전시실  Ⓒ박분
각종 기생충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확대경이 설치된 전시실 모습 Ⓒ박분

한국 기생충 관리의 역사는 한국전쟁 후 경제성장과 함께 시작된다. 과거 우리나라는 낙후된 보건의료 시설과 비위생적인 환경 등으로 인해 1960년대 우리나라 국민의 기생충 감염률은 80%이상이었다. 인체 기생충의 종류와 감염경로, 감염되지 않기 위해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전시했다.

인체에 기생하는 12종류의 기생충도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연가시와 주혈흡충 등 독특한 기생충 이야기도 흥미롭다. 각종 기생충 도장 찍기와 탁본 체험도 가능하다.
인체에 기생하는 12종류의 기생충도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박분
인체에 기생하는 12종류의 기생충도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박분
연가시와 주혈흡충 등 독특한 기생충 이야기도 흥미롭다. Ⓒ박분
연가시와 주혈흡충 등 독특한 기생충 이야기도 흥미롭다. Ⓒ박분
기생충 도장 찍기와 탁본 체험도 가능하다. Ⓒ박분
기생충 도장 찍기와 탁본 체험도 가능하다. Ⓒ박분

제2전시실 - 실물 표본으로 배우는 기생충 이야기

제2전시실기생충 표본과 감염원 표본이 전시된 곳이다. 전시실 중앙에 포르말린 용액에 담겨진 다양한 기생충 표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많은 마디로 이루어져 12m 넘게 자라는 조충(촌충)은 아연실색케 한다. 모양, 크기, 색깔마저 서로 다른 기생충을 직접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100여 점의 실물 표본과 함께 모래무지, 납자루 등 기생충의 감염원인 물고기 표본도 전시돼 있다.
박물관 2층의 제2전시실에는 기생충 표본과 감염원 표본이 전시돼 있다. Ⓒ박분
박물관 2층의 제2전시실에는 기생충 표본과 감염원 표본이 전시돼 있다. Ⓒ박분
전시실에 마련된  ‘조충 길이 체험 포토존’ Ⓒ박분
전시실에 마련된 ‘조충 길이 체험 포토존’ Ⓒ박분

식품을 통해 감염되는 식품 매개 기생충도 터치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연어 초밥을 터치하자 이크! ‘동해긴촌충’이 바로 화면에 떴다. 육회나 생선회 등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먹는 음식은 기생충 감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

참굴큰입흡충, 서울주걱흡충, 인산주걱흡충, 채씨큰입흡충 등 한국 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기생충도 자세히 설명돼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음식을 터치하면 그 음식과 관계된 기생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박분
음식을 터치하면 그 음식과 관계된 기생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박분
연어 초밥을 터치하자 동해긴촌충이 바로 화면에 떴다. Ⓒ박분
연어 초밥을 터치하자 동해긴촌충이 바로 화면에 떴다. Ⓒ박분
우리나라 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기생충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박분
우리나라 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기생충도 있어 주목할 만하다. Ⓒ박분

말라리아를 배우는 전시 - ‘기생충, 학(瘧)을 떼다’

기생충박물관에서는 현재 ▴기획전시‘기생충, 학(瘧)을 떼다’를 2층 복도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말라리아의 한자어인 ‘학질(瘧疾)’과 그 매개체인 모기를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 모기가 전파하는 각종 감염병과 그중 대표 감염병인 말라리아(학질)에 대한 치료법과 예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말라리아는 병원충을 가지고 있는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할 6대 열대질환 중 제1위로 꼽는 질환으로, 말라리아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만도 무려 네 명에 이른다. 매년 1억 5,000만 명의 환자가 대부분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며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매년 5세 미만 어린이가 100만 명 넘게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말라리아는 병원충을 가지고 있는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박분
말라리아는 병원충을 가지고 있는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박분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에서 ‘학질(瘧疾)’ 또는 ‘학(瘧)’으로 알려졌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동의보감 등 조선시대 고문서에 학질(말라리아)의 기록이 남겨져 있어 당시에도 학질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왕족이나 서민 계층 상관없이 빈번히 발생해 우리나라 토착병으로 알려지기까지 했다.

학질은 증세와 치료 과정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학을 떼기 위해 노력을 하다’, ‘학을 떼다’ 라는 표현으로 사용한 것도 이때부터다. 현재에도 괴롭거나 힘든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땀을 뺄 때 ‘학을 떼다’라는 말로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말라리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할 6대 열대질환 중 제1위로 꼽는 질환이다. Ⓒ박분
말라리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우선으로 관리해야 할 6대 열대질환 중 제1위로 꼽는 질환이다. Ⓒ박분

지난 1970년 1만 5,000명이 넘는 말라리아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퇴치사업을 실시한 결과 감염률이 크게 감소되어 퇴치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3년 감염자 재출현 후 꾸준히 관리하고 있지만 매년 500~1,000여 명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감염 매개체인 모기의 개체수와 활동반경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는 말라리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완전한 치료가 개발되지 않아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적기에 말라리아를 치료하지 못하면 뇌성 말라리아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열대 지역에 다녀왔을 때는 꼭 의사에게 여행력을 알려 말라리아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음을 전시는 말해주고 있다.

기획전시 ‘기생충, 학(瘧)을 떼다’2024년 5월11일까지 이어진다.
기획전시는 말라리아의 한자어인 ‘학질(瘧疾)’과 그 매개체인 모기를 주제로 구성됐다. Ⓒ박분
기획전시는 말라리아의 한자어인 ‘학질(瘧疾)’과 그 매개체인 모기를 주제로 구성됐다. Ⓒ박분

한국건강관리협회 옆 건물에 위치한 기생충박물관무료 관람으로 관람시간은 월~금요일은 오전 10시~오후 4시,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다. 일요일과 공휴일, 창립기념일(11월7일)은 휴관한다. 박물관 내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함이 편하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9호선 가양역 8번 출구 에서 도보로 15분 거리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 02-2601-3284에 문의하면 된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건강을 크게 저해하고 특히 아이들에겐 빈혈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는 우리 몸 속의 기생충. 아이와 함께 기생충박물관에서 말라리아를 비롯한 기생충 감염병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숙지해 새해에는 더욱 건강한 일상을 지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생충박물관의 기획전시 ‘기생충, 학(瘧)을 떼다’는 2024년 5월11일까지 진행된다. Ⓒ박분
기생충박물관의 기획전시 ‘기생충, 학(瘧)을 떼다’는 2024년 5월11일까지 진행된다. Ⓒ박분

기생충박물관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화곡로 333
○ 교통 : 지하철 5호선 화곡역·9호선 가양역 8번 출구, 도보 15분
○ 운영시간 : 월-금 10:00 ~ 16:00 (입장마감 15:40) / 토요일 10:00 ~ 14:00 (입장마감 13:40)
○ 휴관일 : 일요일·공휴일·창립기념일 11월 7일
○ 입장료 : 무료 (자유관람)
누리집
○ 원활한 관람을 위한 ☞ 관람 예약 바로가기 ( 1팀 최대 20인까지, 관람 3일전 예약 필수)
○ 문의 : 02-2601-3284

시민기자 박분

현장감 있는 생생한 기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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