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드로잉으로 만난 서울 풍경 '북촌한옥청' 전시가 특별한 이유!
발행일 2023.04.21. 13:01
‘서대문50+센터’ 펜 드로잉 커뮤니티 회원 작품전, 4월 23일까지
'기억이 머무는 풍경'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북촌한옥청 ⓒ윤혜숙
가회동성당 건너편 북촌한옥마을 골목길로 진입하자 외국인들이 여럿 보였다. 한국의 전통적인 한옥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온 듯,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이방인인 그들의 눈에 비친 한옥은 어떤 모습일까?
곧장 북촌한옥청으로 가니 대문 옆에 전시회를 알리는 세움간판이 있다. ‘기억이 머무는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무료'라고 적힌 글을 본 사람들이 대문 안으로 성큼 발을 들여놓는다.
곧장 북촌한옥청으로 가니 대문 옆에 전시회를 알리는 세움간판이 있다. ‘기억이 머무는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무료'라고 적힌 글을 본 사람들이 대문 안으로 성큼 발을 들여놓는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펜 드로잉 커뮤니티 회원들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윤혜숙
슬며시 대문 안을 살펴보니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활짝 열린 대문 안에 'ㄱ'자형의 아담한 한옥이 나타난다. 오른쪽 방안 벽면에 펜 드로잉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니 전문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밀하게 잘 그렸다. 서울 시내 곳곳의 장소를 펜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특히 한옥을 배경으로 한 장소들이 많았다. 굳이 제목을 보지 않아도 서울 시민이라면 알 만한 그런 장소들이 작품에 담겨 있다.
이번 ‘기억이 머무는 풍경’ 전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기억이 머무는 풍경’의 회원들이 그린 펜 드로잉 작품전이라는 점이다. 전시는 4월 18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기억이 머무는 풍경’ 전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기억이 머무는 풍경’의 회원들이 그린 펜 드로잉 작품전이라는 점이다. 전시는 4월 18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의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작품 앞에 선 김채언 씨. ⓒ윤혜숙
아직 반나절이 지나기 전인데 벌써 두 점의 작품이 판매되었다. 작품 아래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다. 누가 샀을까?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일행이다. 그들은 북촌한옥마을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한옥의 정취에 감탄하다가 북촌한옥청에서 한옥을 묘사한 작품을 보더니 귀국하면 기념품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기꺼이 구입했다고 한다. 구입한 두 작품은 김채언 씨가 그린 ‘봄날, 경인미술관’, ‘지난 여름, 부용정’이다.
전시회에 온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는 김채언 씨를 만났다. 그는 멀리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지 5년 남짓 되었다. 서울 지리와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시간이 날 적마다 서울 시내 곳곳을 많이 다녀 봤다고 한다.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도 자주 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과 원거리 여행을 갈 수 없다 보니 어렵사리 예약해서 창덕궁 부용정도 방문했다. 부용정에 핀 연꽃이 인상적이어서 작품으로 그렸다고 한다.
전시회에 온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는 김채언 씨를 만났다. 그는 멀리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 온 지 5년 남짓 되었다. 서울 지리와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시간이 날 적마다 서울 시내 곳곳을 많이 다녀 봤다고 한다.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도 자주 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과 원거리 여행을 갈 수 없다 보니 어렵사리 예약해서 창덕궁 부용정도 방문했다. 부용정에 핀 연꽃이 인상적이어서 작품으로 그렸다고 한다.
펜 드로잉 커뮤니티 회원들은 자신이 그린 작품에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윤혜숙
“정연석 작가님의 펜 드로잉 클래스는 수강 신청 공지가 나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강좌입니다. 8주 과정인데 주 1회 목요일에 3시간을 하는 클래스였습니다. 강사님이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쳐 주시고, 제가 그린 그림에 매번 피드백을 해 주셔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누구든 처음부터 펜 드로잉을 잘할 수는 없을 거예요. 특히 흰색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게 막연해서 힘들어요. 강사님은 드로잉을 하기 전 구도를 잡아서 그리게끔 지도해 주십니다.” 김채언 씨의 말이다.
펜 드로잉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하니 “종이를 꺼내고 펜을 잡고 낙서하듯 그려 보세요. 대충 낙서하듯 그린 그림도 소중한 내 작품입니다.” 라고 말한다. 처음 드로잉을 시작할 때엔 지도해 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그린 그림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야 잘못된 점을 고치면서 점점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펜 드로잉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하니 “종이를 꺼내고 펜을 잡고 낙서하듯 그려 보세요. 대충 낙서하듯 그린 그림도 소중한 내 작품입니다.” 라고 말한다. 처음 드로잉을 시작할 때엔 지도해 주는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그린 그림에 대해 피드백을 받아야 잘못된 점을 고치면서 점점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촌한옥청을 방문한 시민들이 '기억이 머무는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구경하고 있다. ⓒ윤혜숙
부산에서 올라온 김채언 씨는 서울 생활이 낯설고 서툴렀다. 그런 그에게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구세주와도 같은 곳이었다. 집 근처에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중장년층에 속하는 50대는 흔히 낀 세대라고 합니다. 청년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자리를 못 잡고 갈팡질팡할 수 있는 시기인 거죠. 그런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50플러스센터는 저와 같은 50대에게 새로이 도전할 기회를 주고 있어요.” 그에겐 펜 드로잉이 하나의 도전 과제였던 셈이다.
“중장년층에 속하는 50대는 흔히 낀 세대라고 합니다. 청년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자리를 못 잡고 갈팡질팡할 수 있는 시기인 거죠. 그런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50플러스센터는 저와 같은 50대에게 새로이 도전할 기회를 주고 있어요.” 그에겐 펜 드로잉이 하나의 도전 과제였던 셈이다.
'기억이 머무는 풍경'은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커뮤니티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윤혜숙
‘기억이 머무는 풍경’은 서대문 50플러스센터 인기 강좌인 '정연석 작가와 함께하는 펜 드로잉' 수료생들이 결성한 커뮤니티로, 지난 2018년부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1기부터 8기까지 회원 중 총 17명이 참여했다. 전시회 기간 중인 4월 20일에는 '정연석 작가의 드로잉 시연 및 원데이 특강'도 전시장에서 열렸다.
'기억이 머무는 풍경' 커뮤니티를 이끄는 박종희 대표는 오로지 펜으로만 드로잉을 했다. 색을 입히지 않은 그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세밀하고 정교하다. 박 대표는 펜이 주는 질감에 주목하다 보니 색을 가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연석 작가님은 건축가 출신으로 여느 미술 전공자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요. 그림에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을 중시합니다.”
'기억이 머무는 풍경' 커뮤니티를 이끄는 박종희 대표는 오로지 펜으로만 드로잉을 했다. 색을 입히지 않은 그의 작품은 그래서 더욱 세밀하고 정교하다. 박 대표는 펜이 주는 질감에 주목하다 보니 색을 가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연석 작가님은 건축가 출신으로 여느 미술 전공자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어요. 그림에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을 중시합니다.”
박종희 대표가 펜으로만 드로잉한 자신의 작품을 차례대로 설명하고 있다. ⓒ윤혜숙
박 대표는 작품 노트를 보여줬다. 늘 휴대하고 다니는 작품 노트엔 오늘 전시된 그림들 이외에도 여러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다. 그림을 그릴 당시 그의 느낌과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두고 있다. 그만의 그림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태을커피에서 바라본 조계사 앞 사거리’다. 1957년이라고 간판에 표기된 태을커피는 당시 문화예술인들의 안식처였던 곳이다.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건재하다. 2층에 있는 태을커피의 창가에 앉아서 바깥을 내려다보면 조계사 앞 사거리가 보인다고 했다. 평일 한낮인데도 늘 분주하게 오가는 행인들,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면서 박 대표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바삐 움직이는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 그런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태을커피에서 바라본 조계사 앞 사거리’다. 1957년이라고 간판에 표기된 태을커피는 당시 문화예술인들의 안식처였던 곳이다.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건재하다. 2층에 있는 태을커피의 창가에 앉아서 바깥을 내려다보면 조계사 앞 사거리가 보인다고 했다. 평일 한낮인데도 늘 분주하게 오가는 행인들,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면서 박 대표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바삐 움직이는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 그런 공간이기 때문이다.
박종희 대표는 펜 드로잉을 하면서 당시의 느낌과 생각을 작품 노트에 적어두고 있다. ⓒ윤혜숙
박종희 대표는 “요즘 펜 드로잉이 인기가 많습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지만, 작품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고, 또 이렇게 사람들이 작품을 구경하려고 방문해 주니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이번 전시는 한옥이 어우러진 서울의 모습들을 펜 드로잉과 정감 있는 채색으로 담아냈어요. 서울 건축자산의 다양성과 역사 문화적 가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전시회를 열게 된 취지를 밝혔다.
이어서 “저는 다른 센터의 강좌도 여럿 수강해 봤어요. 그런데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특별해요. 최신의 흐름에 맞춰서 앞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게 탁월한 것 같아요.” 라고 엄지척한다.
이어서 “저는 다른 센터의 강좌도 여럿 수강해 봤어요. 그런데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특별해요. 최신의 흐름에 맞춰서 앞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게 탁월한 것 같아요.” 라고 엄지척한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펜 드로잉 강사인 정연석 작가가 드로잉 특강을 진행했다. ⓒ박종희 제공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인 북촌한옥청은 시민이 스스로 만들고 함께 누리는 한옥 문화콘텐츠의 장이다. 공유 한옥으로, 전시를 중심으로 한 연계 강연·공연·포럼 등 각종 시민 교육문화 활동이 펼쳐질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한옥과 한옥 지역(북촌, 경복궁 서측, 인사동, 돈화문로, 성북 등)의 다양한 주체의 활동을 지원하며, 시민의 일상 속 한옥으로서 더 많은 한옥 문화를 향유해 나갈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우리의 전통 가옥, 오래된 한옥에서 그 한옥의 풍경이 담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 시내 곳곳의 풍경을 다시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회는 4월 23일까지 열리니,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북촌한옥청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관람해 보길 바란다.
우리의 전통 가옥, 오래된 한옥에서 그 한옥의 풍경이 담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 시내 곳곳의 풍경을 다시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회는 4월 23일까지 열리니,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북촌한옥청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관람해 보길 바란다.
북촌한옥청은 전시 공간 옆에 널찍한 방이 있어서 누구든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다. ⓒ윤혜숙
북촌한옥청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2길 29-1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688m
○ 운영시간 :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 누리집
○ 문의 : 02-2133-5582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688m
○ 운영시간 :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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