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놓친 독립영화, 가까운 상영관에서 다시 만나요!
발행일 2022.09.20. 10:50
서대문50플러스센터 9월 오프라인 수요영화제 상영작 ⓒ서대문50플러스센터
9월 초,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윤혜숙 님, 9월엔 진짜 강좌가 많아요’라는 제목의 메일을 열어서 살펴보니 ‘오프라인 수요영화제’에 대한 소식이 있었다. 9월 상영작으로 <말임씨를 부탁해>, <아치의 노래, 정태춘> 두 편의 영화가 예정되어 있었다.
두 편 모두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관람하고 싶었지만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많지 않아 영화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시일만 지나갔다. 그런데 뒤늦게 동네에서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순 없었다.
두 편 모두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관람하고 싶었지만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많지 않아 영화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시일만 지나갔다. 그런데 뒤늦게 동네에서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순 없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 로그인 한 후, <말임씨를 부탁해> 상영 신청을 진행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메일 본문의 이미지를 누르니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해당 강좌가 뜬다. 로그인 한 후, <말임씨를 부탁해> 에 이어 <아치의 노래, 정태춘>까지 영화 상영 신청을 마쳤다. 극장에서 미처 관람하지 못했던 영화를 동네에서 다시 관람할 기회가 생기니 갑자기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9월에만 국한된 행사가 아니었다. 매월 두 편의 독립영화를 상영해 왔고, 10월에도 독립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좋은 소식을 여지껏 모른 채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9월에만 국한된 행사가 아니었다. 매월 두 편의 독립영화를 상영해 왔고, 10월에도 독립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좋은 소식을 여지껏 모른 채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 시내 공공상영관에서 한국 독립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인디서울 2022' 프로그램 ⓒ윤혜숙
‘인디서울 2022(독립영화공공상영회)’는 서울 시내 전역의 공공상영관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한국 독립영화 상영 행사다. 서울 시민들에게 다양한 영상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독립영화를 인디영화라고도 하는데, 대다수의 상업 영화가 이윤 추구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면, 독립영화는 창작자의 의도가 중시 되는 영화다. 이 때문에 주제, 형식, 제작 방법 등에서 상업 영화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에 크게 의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독립영화는 대부분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제작자 측에선 영화를 홍보할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영화를 상영할 개봉관을 확보하기 어렵다. 영화 상영 횟수도 적어서 관객은 여느 상업 영화들을 관람하듯이 선택지가 넓지 않다. 평상시 흔하게 관람하기 어려운 영화를 ‘인디서울 2022’를 통해 관람할 수 있으니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으로선 정말 반가운 일이다.
여기에서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에 크게 의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독립영화는 대부분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제작자 측에선 영화를 홍보할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영화를 상영할 개봉관을 확보하기 어렵다. 영화 상영 횟수도 적어서 관객은 여느 상업 영화들을 관람하듯이 선택지가 넓지 않다. 평상시 흔하게 관람하기 어려운 영화를 ‘인디서울 2022’를 통해 관람할 수 있으니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으로선 정말 반가운 일이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유진상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윤혜숙
<말임씨를 부탁해> 영화가 상영되는 9월 14일 저녁 7시에 맞춰 서대문50플러스센터로 향했다. 센터는 유진상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유진상가 2층에서 야외로 나가니 옥상정원을 가로질러 센터가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낡고 오래된 유진상가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옥상정원 곳곳에는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인디영화 2022' 상영작을 관람할 수 있다. ⓒ윤혜숙
평일 저녁 시간이어서 관객은 많지 않았다. 영화를 관람할 장소인 뒹굴뒹굴 마루방 1로 향했다. 마루방이라는 이름처럼 편안하게 앉을 수 있고, 관객의 취향에 따라 앞쪽의 좌식 의자에도, 뒤쪽의 입식 의자에도 앉을 수 있다. 관객들 중에는 예전에도 여러 번 영화를 관람했던 분들이 많았다. 진작 알았더라면 꼬박 영화를 관람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저녁 7시가 되자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됐다. <말임씨를 부탁해>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김영옥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그동안 주로 주인공의 어머니나 할머니로 출연해 오던 김영옥 배우가 난생 처음 주연을 맡았다고 한다. 김영옥 외의 다른 배우들은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기 어려웠다. 독립영화는 저예산 영화여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킬 수 없다. 다만 이정은 배우가 특별 출연해서 짧은 시간 안에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저녁 7시가 되자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됐다. <말임씨를 부탁해>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김영옥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그동안 주로 주인공의 어머니나 할머니로 출연해 오던 김영옥 배우가 난생 처음 주연을 맡았다고 한다. 김영옥 외의 다른 배우들은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기 어려웠다. 독립영화는 저예산 영화여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킬 수 없다. 다만 이정은 배우가 특별 출연해서 짧은 시간 안에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말임씨를 부탁해>에는 김영옥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윤혜숙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대구에 위치한 이층집에 혼자 사는 85세의 말임 씨는 서울에 있는 외아들 종욱이 내려온다는 말에 아들 맞을 준비를 하다가 그만 계단에서 굴러 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말임 씨를 위해 아들이 요양보호사 미선을 들이게 된다. 아들은 어머니가 걱정되어서 어머니에게 잔소리하게 되고, 이때부터 모자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말임 씨를 부탁해>를 관람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직은 닥치지 않았지만 미래의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이가 든다. 자연스레 늙고 병들기 마련이다. 혼자 거동하기 힘든 순간이 닥쳐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때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순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니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상황에 관객들은 숙연해진다. 그냥 웃으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노후에 닥쳐 올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다. 그게 독립영화가 가진 매력이다.
<말임 씨를 부탁해>를 관람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직은 닥치지 않았지만 미래의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이가 든다. 자연스레 늙고 병들기 마련이다. 혼자 거동하기 힘든 순간이 닥쳐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때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순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니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남의 일 같지 않은 상황에 관객들은 숙연해진다. 그냥 웃으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노후에 닥쳐 올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다. 그게 독립영화가 가진 매력이다.
<말임씨를 부탁해>는 노후에 닥칠 문제에 대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말임 씨를 부탁해> 영화 포스터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말임 씨를 부탁해>에 이어 9월 28일 저녁 7시에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상영한다. ‘인디서울 2022’는 서울 시내 곳곳의 공공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으니 영화를 즐겨 보는 분들이라면 관심을 두고 찾아보길 바란다. 현재 서대문50플러스센터뿐 아니라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를 비롯한 20여 곳에서 상영 중이다.
미처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한 독립영화를 가까운 곳의 상영관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미처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한 독립영화를 가까운 곳의 상영관을 이용해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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