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만난 만해 한용운의 흔적 '심우장'

시민기자 박칠성

발행일 2023.03.06. 09:30

수정일 2023.03.06. 17:52

조회 2,206

만해 한용운이 1933년부터 1944년까지 거처했던 한옥 '심우장' Ⓒ박칠성
만해 한용운이 1933년부터 1944년까지 거처했던 한옥 '심우장' Ⓒ박칠성

3월 1일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다. 이를 기념하는 제104주년 삼일절을 맞아, 성북구에 있는 심우장(尋牛莊)을 찾았다.

이곳은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서에 불교계를 대표하여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의 한 분이자, '3.1 독립선언문'의 공약삼장을 집필하고 태화관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신 만해 한용운(韓龍雲) 선생의 얼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한용운 선생의 약력과 심우장을 소개하는 글 Ⓒ박칠성
한용운 선생의 약력과 심우장을 소개하는 글 Ⓒ박칠성

만해 한용운(1879∼1944)은 충청남도 홍성 출신으로, 용운(龍雲)은 법명이며 만해(萬海, 卍海)는 아호이다. 1910년에는 불교의 변혁을 주장하는 <조선불교유신론>을 저술하였고, 1926년에는 근대 한국시의 기념비적 작품인 <님의 침묵>을 펴낸 뒤 민족운동단체인 신간회에 가담하였다. 1931년에는 조선불교청년동맹을 결성하였다. 

승려이자 조국의 독립에 힘쓴 독립운동가보다는 <님의 침묵>으로 더 잘 알려진, 근대 문학에 큰 업적을 남긴 시인이기도 하다.
한용운 선생의 살아 생전의 모습대로 조각된 청동상 Ⓒ박칠성
한용운 선생의 살아 생전의 모습대로 조각된 청동상 Ⓒ박칠성

심우장은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 선생이 1933년에 지은, 절이 아닌 1933년부터 1944년까지 살았던 한옥주택이다. 1984년 서울시의 기념물 제7호 지정에서 2019년 대한민국의 사적 제550호로 승격되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려 안내지도가 알려주는 직진 방향의 길을 따라 걸으면, 큰 도로변에 홀로 의자에 앉아 사색을 하고 있는 살아 생전의 모습 그대로 조각된 만해 한용운 선생 청동상을 처음 만나게 된다.
심우장으로 올라오는 골목길 Ⓒ박칠성
심우장으로 올라오는 골목길과 손잡이 Ⓒ박칠성
경성지방법원 취조록에 기록된 선생의 말이 적힌 나무 액자 Ⓒ박칠성
경성지방법원 취조록에 기록된 선생의 말이 적힌 나무 액자 Ⓒ박칠성

조각상 옆 심우장으로 올라가는 비탈길은 계단과 함께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었고, 계단길 벽면의 손잡이에는 평소 선생님의 가르침을 나무 액자에 새겨 걸어두었다. 10여 분 정도 걸려 '심우장'이라는 커다란 문패가 붙어 있는 한옥에 도착했다. 

동쪽으로 난 대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자 평평한 박석이 깔려 있고 화강석 계단에 댓돌도 설치되어 있다. 대청마루로 올라서니 세 칸의 방과 부엌, 식사 준비를 하는 공간이 있는, 5칸 규모에 불과한 작은 집이었다.
심우장 대문에는 문패와 함께 태극기가 걸려 있다. Ⓒ박칠성
심우장 대문에는 문패와 함께 태극기가 걸려 있다. Ⓒ박칠성
심우장 마당에 깔린 돌길 Ⓒ박칠성
심우장 마당에 깔린 돌길 Ⓒ박칠성

심우장에는 한용운 선생의 글씨, 연구논문집, 옥중 공판 기록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가운뎃방에는 시집 <님의 침묵>의 국문판과 영문판책이 진열되어 있다.

마당 북쪽에는 성북구에서 지정한 아름다운 나무인 소나무와 향나무가 있고, 한 켠에는 역사문화여행 인증 스탬프가 있는 우체통도 보인다. 심우장의 현판은 근대의 대표적인 서화가인 위창 오세창이 쓴 것이라고 한다.

만해 한용운의 독립 운동 관련 활동과 애국지사들과의 교류 흔적이 남아 있는 심우장. 이곳에서 맞이한 3.1절 104주년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전시되어 있는 <님의 침묵> 국문판과 영문판 Ⓒ박칠성
전시되어 있는 <님의 침묵> 국문판과 영문판 Ⓒ박칠성
한용운 선생의 저서와 옥중 공판 기록이 진열되어 있다. Ⓒ박칠성
한용운 선생의 저서와 옥중 공판 기록이 진열되어 있다. Ⓒ박칠성

심우장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29길 24
○ 교통 :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도보 약 30분
○ 운영시간 : 연중무휴 09:00~18:00

시민기자 박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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