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안부 '스마트플러그'와 'AI'로 실시간 확인한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02.17. 14:52

수정일 2023.11.07. 14:35

조회 6,392

전력량에 변화가 없으면 신고가 되는 스마트플러그 ⓒ김윤경
전력량에 변화가 없으면 신고가 되는 스마트플러그 ⓒ김윤경

“아플 때가 제일 걱정이지. 아무도 없는데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큰일이잖아.”
몇 년 전, 1인가구 어르신이 하신 말씀에 깊이 공감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생활 침해에 대한 의식이 엄격한 요즘, 아무리 이웃간이라도 세세히 살피며 신고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플러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다.

서울시는 2020년부터 스마트플러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플러그는 대상자가 사용하는 전자제품 전력량과 빛 밝기를 감지해, 장시간 변화가 없으면 기관에 위험신호를 보내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대상자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고도 위기상황을 신속하게 살필 수 있어, 고독사 예방은 물론 개개인 맞춤형 복지서비스와 연계한 관리가 가능하다. ☞ [관련 기사] 전력량 변화 없으면 출동! 고독사 위험 24시간 모니터링

이렇게 좋은 사업이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동주민센터가 닫는 18시 이후에는 위험신호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2022년 10월 서울복지재단 내에 전국 최초로 ‘서울시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탄생했고, 365일 24시간 모니터링을 해 위급상황 시 출동하는 체제로 운영하게 되었다. 얼마 전 100일을 넘긴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를 찾았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위치한 서울복지타운 ⓒ김윤경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위치한 서울복지타운 ⓒ김윤경

전자제품 사용량으로 위험신호를 파악하는 '스마트플러그'

“위급상황은 밤낮 가리지 않고 생기잖아요. 전에는 근무시간 이외에는 사실상 확인이 어려웠었지만,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생기고 교대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어요.”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이수진 센터장이 반갑게 맞으며 이야기를 들려 줬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에 들어서자 4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스마트플러그 관제 현황판이 제일 먼저 보였다. 실시간으로 스마트플러그를 지원 받은 어르신들의 상황과 거주지 지도 등이 표시돼 있는데, 맨 위에 총 세대수와 관심, 위험, 심각 등으로 구분된 단계에 숫자가 표시돼 있었다.

“스마트플러그에 다른 콘센트를 꽂으면 전력을 사용한 온‧오프시간이 나타나는데요. 변동이 없을 경우, 시간에 따라 관심, 위험, 심각 등으로 단계가 올라가며 알려 줍니다.” 스마트플러그는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고위험(24시간), 위험(36시간), 일반(50시간)으로 미리 설정해 개개인 맞춤형으로 관리를 하며, 대상자 각각의 사용량에 따라 관심, 위험, 심각 등으로 표시되어 위급 시 확인을 거친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이수진 센터장 ⓒ김윤경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이수진 센터장 ⓒ김윤경

“스마트플러그는 매일 사용하시는 TV나 전자레인지, 밥솥 등에 설치하도록 안내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어르신이 TV를 켜 놓은 상태로 정해진 시간을 넘기고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알람이 뜬다. 비상시에는 이곳과 동주민센터, 관제센터가 핫라인을 통해 연락을 취하게 된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는 이 중심에서 총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플러그 사업은 실태조사와 주민신고 등을 통해 발굴된 고독사 위험 1인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하며, 동주민센터에서 대상자의 의사를 확인한 후 선정한다. 이후 직접 방문해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아 설치하게 된다. 대상자는 장기간 집을 비우면 연락을 해야 하고, 이사를 가게 되면 기기를 반납해야 한다.

“청력이 약하거나 청각장애가 있으실 수 있어 문자로도 확인을 합니다.”
긴급조치 시 절차가 있다. 일단 정해진 시간을 넘겨 위험신호가 울리면 담당자가 전화를 세 번 정도 걸어 본다. 대상자가 받지 않으면 문자나 SNS로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한다. 그래도 받지 않으면 현장에 출동해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며 최종적으로 112나 119 등에 긴급 조치를 구한다. 이어 안전이 확인되면 돌봄SOS서비스와 연계, 긴급복지(생계비·의료비·주거비) 지원과 대상자별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
관심, 위험, 심각 등으로 구분된 스마트플러그 현황판 ⓒ김윤경
관심, 위험, 심각 등으로 구분된 스마트플러그 현황판 ⓒ김윤경

“제가 꼭 강조하는 게 있어요. 스마트플러그를 뽑으면 안 되잖아요. 사실상 전기세는 거의 안 나오는데요. 습관처럼 아끼신다고 뽑아 놓으시길래 옆에 스티커를 붙였어요.” 

스마트플러그를 살펴보니 뽑지 말라는 스티커가 큼직하게 붙어 있었다.  이수진 센터장은 전기요금에 별 영향이 없으니 계속 꽂아 놓기를 누누이 강조했다. 
전력량과 빛 밝기를 감지하는 스마트플러그. 뽑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윤경
전력량과 빛 밝기를 감지하는 스마트플러그. 뽑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윤경

통화로 안부를 묻고 상태를 파악하는 AI 안부 확인서비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는 고립가구 총괄팀과 지원팀으로 구분돼 있다. 2022년 10월 20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스마트플러그 설치 가구를 대상으로 6,759건의 위험신호 모니터링과 33회 출동 확인을 했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는 사업 매뉴얼과 교육과정도 개발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단다. 이를 토대로 차근차근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저희가 함께하는 AI 안부 확인 서비스도 있는데요, 안부를 묻는 간단한 통화지만 어르신들은 참 좋아하시거든요. 통화를 하며 어르신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중요한 점도 캐치하게 돼요.”

이수진 센터장은 스마트플러그와 함께 AI 안부 확인 서비스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AI와 상담사가 대상자에게 전화를 거는데, 안부를 묻는 반가운 역할도 하지만, 쌀이 떨어졌다거나 아프다거나 하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큰 몫을 한다고 한다. 대상자와 통화 속 단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확인해 대상자의 요구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잘 주무셨어요?" AI가 중장년 1인가구 안부 챙긴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사무실 ⓒ김윤경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사무실 ⓒ김윤경

AI 안부 확인 서비스는 우리동네돌봄단이 참여한다. 우리동네돌봄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를 통해 지원한 중장년들로, 교육을 받고 동주민센터에 배치돼 일하는데 호응이 좋아 올해는 인원을 1,200명까지 확대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고독사 및 고립가구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고립가구 위험군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왔다. 그럼에도 자발적인 고립가구가 증가하며 사각지대의 고독사 위험군 또한 증가하고 있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AI 인형이나 AI 스피커, IoT 안전 확인 및 AI 로봇 등 1인가구를 위한 스마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속한 서울시복지재단의 휴식공간 ⓒ김윤경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가 속한 서울시복지재단의 휴식공간 ⓒ김윤경

“전 세계에 점점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고립이나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잖아요. 서울시에서도 이에 대비하는 관련 사업들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모든 시민이 주위에서 염려되는 이웃을 만나면 동주민센터에 문의하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 드릴게요.”

2021년 기준 서울시 1인가구 비율은 36.8%를 육박한다. 1인가구가 증가하며 발생하는 문제들도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모쪼록 더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과 많은 이의 관심으로 고립되고 소외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 본다.

서울시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31길 21 서울복지타운 서울시복지재단 내
서울시복지재단 누리집
○ 문의 : 02-6353-0200 (연결 후 4번)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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