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겨울만큼 '이곳'에선 책 읽는 시간도 깊어간다
발행일 2023.01.26. 15:16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 자리한 이진아기념도서관 ©강사랑
서대문구 독립문공원 옆에 평화롭게 자리 잡은 이진아기념도서관, 그 이름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유학 생활을 하던 이진아 씨는 고작 스물세 살의 나이에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잃어버린 딸을 그리워하던 아빠는 문득 딸이 살아 생전 책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딸을 추모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들, 딸들을 위해 아빠는 도서관을 짓기로 한다. 이렇게 탄생한 도서관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하고 있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이다.
이진아기념도서관 내부 전경 ©강사랑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올해 문을 연 지 17년이 되었지만 전체적인 외관은 여전히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지하 1층과 지상 4층의 규모로, 나무와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도서관 외관이 인상적이다.
근처에 자리한 독립문공원의 나무 그리고 서대문형무소의 점토벽돌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도서관 특유의 딱딱한 느낌 대신 벽돌과 나무가 자아내는 따뜻함과 친근함이 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의 입구에는 가파른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가 자리했다. 이는 휠체어 장애인이 진입하기에 편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근처에 자리한 독립문공원의 나무 그리고 서대문형무소의 점토벽돌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도서관 특유의 딱딱한 느낌 대신 벽돌과 나무가 자아내는 따뜻함과 친근함이 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의 입구에는 가파른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가 자리했다. 이는 휠체어 장애인이 진입하기에 편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어린이열람실 내부 모습 ©강사랑
도서관에 들어서면 정면에 안내데스크가 있고 좌측에는 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가 있다. 오른쪽에는 유아, 어린이열림실로 갈 수 있는 경사로가 자리했다. 눈에 띄는 것은 통유리로 만들어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엘리베이터이다. 굳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대부분의 열람실을 오고 갈 수 있다.
전자정보열람실과 다문화자료실이 자리한 어울림누리터 내부 ©강사랑
2층에는 어울림누리터라는 이름의 전자정보열람실과 다문화자료실이 자리했다. 전자정보열람실 안에는 컴퓨터를 통해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하여 자유롭게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거나 신문, 잡지를 볼 수 있는 여유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문화자료실은 다양한 원서들이 비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원서자료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다문화 주민들은 물론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다문화자료실은 다양한 원서들이 비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원서자료를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다문화 주민들은 물론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밝고 쾌적한 종합자료실 모습 ©강사랑
3층과 4층에는 종합자료실이 자리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통유리로 둘러 쌓인 공간으로 밝고 쾌적하여 이용자들이 학습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유리 너머 독립문공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매력 요소이다. 도서관 안과 밖이 단절되지 않은 느낌이기에 일반 도서관과 달리 답답한 느낌이 덜하다. 유리를 통해 내려다보이는 자연 풍경은 학습하다가 쉬면서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큰글자 도서 모습 ©강사랑
종합자료실을 조심스럽게 가로질러가며 책들의 면모를 살피던 중 조금은 이색적인 책들을 발견했다. 발달장애인 특화 도서인 '읽기 쉬운 책'과 어르신과 저시력자를 위한 '큰글자 도서'가 그것이다. 유아에서부터 성인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도 눈에 들어왔다. 안내데스크 근처에는 일반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접하기 힘든 독립서적물도 따로 비치되어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러한 특화 도서들은 모두 3층 종합자료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대출과 열람 모두 가능하다.
서점에서 접하기 힘든 독립서적물도 볼 수 있다. ©강사랑
이진아기념도서관의 또 한가지 독특한 점은 개인 공부를 하는 칸막이 열람실이 없다는 점이다. 개관 때부터 칸막이 열람실 없는 구조로 조성해 개인 공부보다는 독서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은 다른 도서관에 비해 공부보다는 책을 읽으러 오는 시민들의 수가 많다. 그래서인지 평일 낮임에도 적지 않는 이용자들이 칸막이 없는 테이블에서 각자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즘 도서관은 단순히 장서를 보관하고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의 경우에는 독서동아리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단순히 책을 읽고 평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교육을 통해 독서동아리 리더를 양성하는 점이 특징이다. 유아, 초등학생, 청소년, 성인 등 연령대별 독서동아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장애인 열람석도 마련되어 있다. ©강사랑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도서관 사업은 ‘서대문 책이요’ 사업이다. 이 서비스는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임산부와 장애인에게 책꾸러미 또는 원하는 도서를 무료로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서대문구시니어클럽과 협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책을 배달하게 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서울 시장상, 도서관 현장 발전사례 공모 국립중앙도서관장상을 비롯해 우수한 도서관으로 여러 번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과 서울특별시건축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대문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육과 문화의 장으로서 생활 속 도서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수도서관으로 여러 번 선정되었다. ©강사랑
요즘 도서관에 가면 책을 읽는 사람들보다는 하루 종일 개인공부를 하는 사람을 더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이진아기념도서관은 평소 책을 좋아했다는 이진아 씨의 뜻을 기리는 도서관으로 책 읽는 도서관 문화 정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진아기념도서관 곳곳을 탐방하며 남다른 분위기에 반해 모처럼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고 나왔다. 머리 속 열기 때문인지 독립문공원에 부는 차가운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산책 겸 서대문형무소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겨울이 깊어 간다.
도서관 근처에 서대문형무소가 위치해 있다. ©강사랑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독립문공원길 80
○ 운영시간 : 평일 09:00~20:00, 주말 09: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 누리집
○ 문의 : 02-360-8600
○ 운영시간 : 평일 09:00~20:00, 주말 09: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 누리집
○ 문의 : 02-360-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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