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이 눈앞에 펼쳐진다! 디지털 옷 입은 서울기록문화관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2.12.05. 13:23

수정일 2022.12.05. 14:25

조회 1,130

옛날부터 기록은 중요시 여겨져 왔다. 왜냐하면, 인류는 기록하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과거의 사실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거나 대비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록의 민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록을 중요시했는데, 임진왜란 때 유실돼 인조부터 밖에 기록이 없지만, 2억자가 넘는 ‘승정원일기’, 조선 왕조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조선왕조실록’이 대표적이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은 16점에 달한다. 현대사에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과 KBS 이산가족 상봉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최근에는 문화재청에서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의 기록을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으로 신청했다. (11월 26일,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됐다.)
서울의 기억이 머무는 곳, 서울기록문화관.
서울의 기억이 머무는 곳, 서울기록문화관. Ⓒ조송연

그렇다면, 조선 시대부터 수도의 역할을 해오고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 도시인 서울의 기록은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바로 서울도서관 3층에 있는 서울기록문화관이다. 서울기록문화관은 2012년 개장 후 2015년에 한 번 리모델링을 거쳤는데, 이번에 10주년을 맞아 디지털 플랫폼 형식으로 개편해 지난 11월 15일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개관한 서울기록문화관의 특징은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보고 싶은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대형 빔프로젝터에 띄워서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울기록문화관 입구.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번갈아 보인다.

서울기록문화관 명칭에는 ‘기록’ 다음에 ‘문화’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이는 기록을 통해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 시민들의 일상 속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서울의 한강, 교통수단, 주요 명소, 서울의 노래와 문화 등을 기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서울기록문화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600년 한반도의 수도 서울의 변천 코너에서는 서울이 간직한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 들려준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품은 도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서울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재건되었고, 현재 수많은 도시가 서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다양한 사진으로 현대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서울시민의 삶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사진으로 현대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서울시민의 삶을 볼 수 있다. Ⓒ조송연

특히 사진은 현대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서울시민의 삶을 비추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동대문 전차를 활용해 궤도 변을 소독하는 모습은 현재 소독차를 떠올리게 했고, 개인택시 발대식이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영상관은 보고 싶은 전시 영상을 직접 선택해서 볼 수 있다. 각 키워드 아래 1월부터 11월까지 있는데, 서울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영상에 나오는 수많은 옛 사진이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영상관은 보고 싶은 전시 영상을 직접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영상관은 보고 싶은 전시 영상을 직접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조송연

서울을 ‘키워드’로 기록한 코너도 있다. 서울시민들이라면 한 번쯤 보고, 사용하고, 느꼈을 서울의 다양한 요소들을 ‘키워드’로 묶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지하철 1호선, 올림픽대교 개통과 같은 서울의 역사적인 굵직한 사건들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먼저 지하철 1호선 개통 사진부터 살펴보았다. 현재 서울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지하철을 보유한 도시다. 지하철 1호선은 언제 개통됐을까? 불과 50년 전인 1974년이다. 지하철 1호선은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노선으로, 과거에는 종로선이라고도 불렸다.
지하철 1호선, 올림픽대교 준공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지하철 1호선, 올림픽대교 준공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조송연

‘서울이 배경이 되다’ 코너에서는 영화 속 서울의 모습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이 있다. 서울 촬영지인 노량진 피자가게, 부암동, 자하문터널, 아현동 돼지슈퍼 등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생기기도 했다.
키워드로 만나는 서울을 통해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소재로 서울을 탐색해볼 수 있다.
키워드로 만나는 서울을 통해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소재로 서울을 탐색해볼 수 있다. Ⓒ조송연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대중가요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동물원의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혜화동’이나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가 서울을 대표했다면, 지금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가’ 등이 서울 지명을 노래 속에 녹여냈다.

특히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에서 히트하면서 외국인이 꼭 찾아야 할 명소로 ‘강남’이 급부상하기도 했다. 광화문 연가는 뮤지컬로도 각색됐는데, 노래 가사에 있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을 뜻하는 정동교회 등 광화문 일대의 다양한 공간을 노래 속에 담았다.
광화문 연가,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등 서울의 지명이 들어간 노래들.
광화문 연가,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등 서울의 지명이 들어간 노래들. Ⓒ조송연

끝으로 서울의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대형 스크린을 만났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누적된 역사적 현장이다. 서울광장은 과거 차량 중심의 교통지였지만,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응원의 메카로 주목받아 2004년에는 사람 중심의 대광장으로 바뀌었다.

이 대형 스크린을 꾹 누르면, 과거 서울광장의 모습이 나온다. 누르면 ‘재해 없는 건강한 서울’ 글자와 함께 과거 시청으로 쓰였던 현 서울도서관 건물이 보인다. 누르지 않으면 올해의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 모습이 다시 나타난다. 손짓 하나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과거 서울광장의 모습과 현재 서울광장이 대비된다.
과거 서울광장의 모습과 현재 서울광장이 대비된다. Ⓒ조송연

서울기록문화관은 현재의 전시 흐름에 맞게 디지털이라는 옷을 입었다. 그래서 딱딱한 기록을 말랑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600년 서울의 역사, 그리고 격동의 20세기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21세기 서울의 모습. 새롭게 단장한 서울기록문화관에서 살펴보자.

서울기록문화관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도서관 3층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지하철 시청역 5번 출구
○ 관람시간 : 화-일 09:00~18:00 (월요일, 국가공휴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2133-5695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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