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 아까운 오래된 화장품,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2.11.29. 17:00

수정일 2022.11.29. 18:41

조회 4,870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이날엔 온실가스 감축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10분간 전국적인 소등 행사를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작지만 소중한 움직임들은 지속되고 있다. 

필자에게도 코로나19를 겪으며 소소하지만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가방 속 필수품이 늘어난 것이다. 손을 씻는 횟수가 늘어난 만큼 화장실에 비치된 종이 타월을 쓰는 횟수를 줄이고자 손수건을 챙기게 됐고, 일회용 컵이나 매장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 텀블러를, 물건을 살 때 담아 주는 비닐봉투나 종이봉투를 줄이기 위해 접히는 보조가방을 늘 가방에 넣고 다닌다. 

가끔 예외적인 상황에서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게 될 땐 집으로 가지고 와 한두 번 더 재활용한 후 분리수거해서 버린다. 대부분의 물건들은 생각만 조금 바꾸면 일회용 쓰레기가 아닌 다회용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버려진 화장품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일 클래스 <폐화장품 드로잉> ⓒ박지영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버려진 화장품으로 그림을 그리는 일일 클래스 '폐화장품 드로잉' ⓒ박지영

안 쓰는 화장품으로 예술 활동을, 폐화장품 드로잉 클래스

얼마 전 서울예술교육센터 감정서가에 다녀왔다. 이곳에선 '작업의 감'이라는 일일 클래스를 진행하는데, 예술가의 작업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들기 과정을 통해 '나의 감정'도 표현하며, 묵혀왔던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어 정서 순화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참여한 '작업의 감'은 <폐화장품 드로잉> 클래스로, 화장품 그림 작가 김미승의 지도하에 3시간 동안 나를 닮은, 혹은 그리고 싶은 사물을 그리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이 수업이 크게 와 닿았던 이유는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외출이 줄어들다 보니 몇 년간 쓰지 못해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이 집에 꽤 남아 있었는데 쓰다 만 것을 버리기도,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그냥 두기도 애매해서 색다른 활용 방법을 찾고 싶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자연분해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박지영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자연분해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박지영

당일 현장엔 비슷한 고민을 지닌 시민 10명이 참여했고, 강의 PPT를 통해 어떤 목적을 지닌 수업인지,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은 어떻게 폐기 및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마친 후 바로 작업에 돌입했다. 

수업에 사용된 화장품들은 기업이나 시민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이었는데, 모두가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로 다양한 색상의 아이섀도와 마스카라, 매니큐어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화장품도 분리수거되는 다른 쓰레기들과 마찬가지로 그에 맞는 분리배출 방식이 있다. ⓒ박지영
화장품도 분리수거되는 다른 쓰레기들과 마찬가지로 그에 맞는 분리배출 방식이 있다. ⓒ박지영

수업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고르고, 재생용지에 연필로 스케치를 옮긴 후 주어진 화장품들을 손으로 직접 바르는 순서로 진행됐다. 붓이 아닌 손가락을 사용해 아이섀도를 충분히 묻힌 후 재생 용지 위에 그린 도안에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은은하게 색이 묻어나왔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 기분도 꽤 괜찮았다. 

여러 색을 다양하게 쓰다 보면 손이 많이 더러워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고, 옅은 색에서 짙은 색을 오가며 손가락에 묻힐 땐 분무기로 다회용 행주에 물을 뿌려 그 부분만 닦아내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최소화했다. 
연필 스케치에 아이섀도를 바르고 색연필로 윤곽선을 그린 후 매니큐어로 포인트를 줬다. ⓒ박지영
연필 스케치에 아이섀도를 바르고 색연필로 윤곽선을 그린 후 매니큐어로 포인트를 줬다. ⓒ박지영

세 시간 동안 이뤄진 수업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는데, 완성된 작품들을 보니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그린 것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집에 있는 다른 화장품들도 그냥 버리지 말고 지금처럼 새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연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배운 것 같아 더 유익했다. 
그림이 완성된 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액자와 아크릴 판에 끼워 가져왔다. ⓒ박지영
그림이 완성된 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액자와 아크릴 판에 끼워 가져왔다. ⓒ박지영

투명 페트병 모으면 종량제 봉투를 받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또 있다. 몇 달 동안 집 안팎에 있는 투명 페트병을 모았다. 집에서 마신 생수병이나 음료수병, 밖에서 마시거나 산책길에 주워 온 음료 페트병들이었다. 주민소식지를 통해 페트병 20개를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 준다는 정보를 보고 일주일간 모은 투명 페트병을 수량이 충족되는 만큼 매주 목요일에 주민 센터에 들고 가서 종량제 봉투로 바꿔 왔다.

내가 시작하니 주변 사람들도 동참해서 꽤 많은 양의 페트병을 종량제 봉투로 바꿔올 수 있었고, 오가는 동안 페트병의 용처가 궁금한 시민들의 관심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깨끗하게 분리수거된 투명 페트병은 옷으로 재탄생한다던데 결과물은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냥 버리면 쓰레기이나 제대로 잘 버리면 자원이 되어 환경도 살리고 참여자에게 리워드도 제공되니 뿌듯함은 두 배가 됐다.
종로구에서는 투명 페트병 20개를 10리터 종량제 봉투 한 장으로 바꿔 준다. ⓒ박지영
종로구에서는 투명 페트병 20개를 10리터 종량제 봉투 한 장으로 바꿔 준다. ⓒ박지영

시청 앞 광장에서 운영 중인 '제로서울 체험관'도 들여다보자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시작됐다. 아직은 1년의 계도기간이 있지만, 앞으로는 일회용 비닐봉투나 매장 내 종이컵, 빨대 등을 사용할 수 없다. 불편함은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갈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서울시는 시청역 5번 출구 앞에 ‘제로서울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서울’은 서울의 쓰레기,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최소화해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도시를 만들기 위한 슬로건이다. 1회용품 생활쓰레기의 원천 감량을 위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하는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회용품 생활쓰레기의 원천 감량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 ⓒ박지영
일회용품 생활쓰레기의 원천 감량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 ⓒ박지영
제로서울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과 참여 기관, 매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지영
제로서울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과 참여 기관, 매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지영

제로서울체험관은 우리가 왜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쉽게 이미지와 표로 설명해 주고 있다. 당장 큰 변화를 이끌긴 어렵겠지만 한마음으로 동참하면 그렇게 비관적이지도 않다.

특히 이곳에선 1회용컵 1,000만 개 줄이기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구 지역에서 참여하는 매장과 기업 및 기관 등은 어디인지,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어떤 움직임들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곳에 꼭 들러 보기 바란다.
보증금을 낸 다회용컵을 환불 받을 수 있는 환불기도 제로서울체험관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영
보증금을 낸 다회용컵을 환불 받을 수 있는 환불기도 제로서울체험관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서울예술교육센터

○ 위치: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업무동(F동) 1층, 공공동(G동) 5층, 6층
누리집(홈페이지)
○ 문의: 02-3785-3199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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