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붙잡는 공간, 예술로 꽉 찼다! 서울역 '도킹서울'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2.11.02. 14:40

수정일 2022.11.02. 16:13

조회 2,678

문화예술공간 ‘도킹 서울’로 재탄생한 옛 서울역 주차 램프 ⓒ김아름

예술 덧칠해 달라진 '옛 서울역 주차램프'

서울로7017을 따라가다 보면 장미마당에서 서울역 옥상정원 가는 길에 독특한 원형 구조물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주차램프)였던 곳으로 2004년, 폐쇄되었을 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다소 어둡고 썰렁한 모습이었지만, 이상하게 호기심을 자아냈던 이 폐쇄 램프에 공공미술 플랫폼이 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2년 간의 단장을 마친 이곳은 ‘도킹서울(Docking Seoul)’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왔다. ‘도킹서울’은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폐쇄 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금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는 뜻이 담겼다.
이곳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주차램프)였던 곳으로 2004년, 폐쇄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아름
이곳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주차램프)였던 곳으로 2004년, 폐쇄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아름
폐쇄 램프 출입구에 '공공미술 플랫폼 조성' 안내 현수막이 걸리며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2021년 촬영) ⓒ김아름
폐쇄 램프 출입구에 '공공미술 플랫폼 조성' 안내 현수막이 걸리며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2021년 촬영) ⓒ김아름
 옛 서울역 주차 램프는 2년 간의 단장을 마치고 ‘도킹 서울(Docking Seoul)’로 탈바꿈했다. ⓒ김아름
옛 서울역 주차 램프는 2년 간의 단장을 마치고 ‘도킹 서울(Docking Seoul)’로 탈바꿈했다. ⓒ김아름
‘도킹 서울’은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폐쇄 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금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아름
‘도킹 서울’은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착안한 이름으로 폐쇄 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금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김아름

이동하는 일상

도킹서울은 서로 만나지 않는 상행, 하행 램프가 휘감고 있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먼저 하행 방향에 있는 작품과 타원형의 중정에 설치된 작품을 관람한 뒤 상행 방향으로 나아가 나머지 작품을 관람하게 된다. 이때 출구는 서울역 옥상정원과 바로 연결된다. 서울로7017을 방문할 때마다 궁금했던 공간이었기에 나선형 공간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어찌나 설렌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은 원형 창 모양의 관측지점(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차동훈 작가)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SF 장르에 나올 법한 우주선 또는 우주 정거장이 연상됐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동그란 창을 통해 보이는 실재감 있는 3D 가상공간이 입체적으로 반응하는데 마치 모험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각각의 관측지점마다 다양한 시공간이 담겨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관측지점’ 위로는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설치미술)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나선형 천장을 따라 설치되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 작품은 작가가 사람들의 동작을 섬세히 관찰하여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각 조각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마치 부지런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연상돼 큰 생동감이 느껴졌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지만,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삶의 무한한 가능성,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작품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관측지점(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차동훈 작가) ⓒ김아름
관측지점(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차동훈 작가) ⓒ김아름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설치미술) ⓒ김아름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설치미술) ⓒ김아름

빛의 움직임마저 작품이 된다

폐쇄 램프의 중정 즉, 이곳에서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두 작품은 ‘도킹 서울’ 방문 시점부터 끝까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나선형 작품은 정소영 작가의 깊은 표면(설치미술)이다. 작품의 이름과 소용돌이 모양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먼 지구의 시간을 간직한 심해의 앵무조개부터 우주의 공간까지, 물질이 모여 탄생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질서를 보여주고 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푸른별(설치미술, 아티스트 : 팀코워크)이라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자연의 빛과 흐름이 안과 밖으로 교류하는 원형의 포탈’로 묘사하고 있으며, 푸른 별 내부에 구현된 빛의 움직임은 회전하며 탄생한 별의 생성과 죽음의 순환 과정을 담고 있다.
정소영 작가의 깊은 표면(설치미술) ⓒ김아름
정소영 작가의 깊은 표면(설치미술) ⓒ김아름
푸른별(설치미술, 아티스트 : 팀코워크) ⓒ김아름
푸른별(설치미술, 아티스트 : 팀코워크) ⓒ김아름

생명하는 우주

폐쇄 램프 상행 방향으로 건너가면 연속적인 기둥과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나의 우주색(라이트아트)이라는 이 작품은 72인의 시민들이 함께한 작품이다. 시민들이 SNS에 올린 하늘 사진에서 추출한 72개의 색을 조명 색으로 구현했는데, 각 기둥마다 다양한 하늘의 색과 이를 지칭하는 이름들이 ‘우주색 팔레트’로 제작·부착돼 있어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주현 작가의 생명의 그물 – 아치(설치미술)이라는 작품 앞을 지나게 된다. 작가는 여러 개의 파이프가 맞물리며 유기적인 전체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거대한 그물망 안에 얽혀 있는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의 상호 연관성을 표현했다. 차가운 쇠 파이프에 은은한 빛을 더해 서로의 손을 마음으로 잡아 주기를 바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는 공간에 예술가의 상상력과 과학이 더해지면서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거듭났다. 이색적인 장소와 함께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서울로7017 내 ‘도킹서울’ 방문을 추천한다.
나의 우주색(라이트아트, 72명 시민 참여) ⓒ김아름
나의 우주색(라이트아트, 72명 시민 참여) ⓒ김아름
시민들이 각자의 SNS에 올린 하늘 사진에서 추출한 72개의 색을 조명 색으로 구현했다. ⓒ김아름
시민들이 각자의 SNS에 올린 하늘 사진에서 추출한 72개의 색을 조명 색으로 구현했다. ⓒ김아름
각 기둥마다 다양한 하늘의 색과 이를 지칭하는 이름들이 ‘우주색 팔레트’로 제작·부착되어 있어 읽어보는 즐거움이 있다. ⓒ김아름
각 기둥마다 다양한 하늘의 색과 이를 지칭하는 이름들이 ‘우주색 팔레트’로 제작·부착되어 있어 읽어보는 즐거움이 있다. ⓒ김아름
김주현 작가의 생명의 그물 – 아치(설치미술) ⓒ김아름
김주현 작가의 생명의 그물 – 아치(설치미술) ⓒ김아름
'도킹서울' 출구는 서울역 옥상정원과 바로 연결된다. ⓒ김아름
'도킹서울' 출구는 서울역 옥상정원과 바로 연결된다. ⓒ김아름

도킹서울 (DOCKING SEOUL)

○ 찾아오는 길: 서울역 폐쇄램프
(서울로7017~서울역 연결부에 위치, 서울역 롯데마트 4층 주차장에서 도보로 연결) 
○ 운영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무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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