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의 속마음, 시민대학 명사특강 덕분에 알았다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2.10.27. 15:20

수정일 2022.10.27. 15:20

조회 1,639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에서 11월 28일까지 '명사에게 물어보살' 특강을 진행 중이다.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에서 11월 28일까지 '명사에게 물어보살' 특강을 진행 중이다. Ⓒ박은영

'야~옹' 소리와 함께 닿은 것은 보드라운 털의 감촉이다. 우리집 고양이 ‘레이’는 내 곁에서 잠들고, 아침이면 나를 내려다보며 ‘엉~마’ 하고 부른다. 잠결에 ‘모닝 쓰다듬’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가족이 된 지 5년, 가족 중 누구 하나 레이를 사랑하지 않은 이가 없으니 사랑으로 자란 행복한 몸뚱이 되겠다. 아니, 그럴 줄로만 알았다. 10월 25일 저녁, 서울시민대학의 명사특강을 듣고 중요한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 [관련 기사] '권일용·홍성우' 명사 초청 무료 특강…선착순 접수
동남권캠퍼스는 시민홀, 전시실, 체험실, 소프트웨어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박은영
동남권캠퍼스는 시민홀, 전시실, 체험실, 소프트웨어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박은영

지난 25일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강동구 고덕로 399)에서 하반기 명사특강이 시작됐다. 11월 28일까지 이어지는 교육은 일명 ‘명사에게 물어보살’이다. 그 첫 번째 시간, ‘우리 고양이는 왜 그럴까?, 고양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탐구!’ 시간에 함께하기 위해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4번 출구로 나왔다.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강의는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는 2층부터 4층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강의가 진행되는 2층으로 오르니, 눈앞에 넓고 화사한 공간이 펼쳐졌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픈 싱그러운 욕구가 차올랐다. 시민홀로 향하는 길에는 커다란 책상과 의자를 구비한 ‘학습라운지’가 보였고, 조금 더 걸으니 전시가 진행 중인 ‘갤러리’가 등장했다. 그 밖에도 2층엔 그린미래강의실, 체험실, 회의실, 유아휴게실, 시민연구회실이, 3층엔 대강의실과 회의실이, 4층엔 미래홀과 소프트웨어실, 스마트강의실, 청년창업공간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공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평범했던 일상이 새로운 활기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명사에게 물어보살' 특강이 진행되는 시민홀 앞 Ⓒ박은영
'명사에게 물어보살' 특강이 진행되는 시민홀 앞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2층에 조성된 학습라운지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2층에 조성된 학습라운지 Ⓒ박은영

명사특강이 진행되는 시민홀 앞, 관계자들이 신청자 명단을 확인하며 서명을 받았다.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니 자유롭게 배치된 의자들 사이사이 도착한 사람들이 보였다. 오늘의 명사이자 집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냥신’, 나응식 강사도 강의를 준비 중이었다. 평소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통해 고양이에 관한 영상을 자주 접하곤 했던 차다. 서울시민대학의 강의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접하고 싶었다. 서울시민대학,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이렇게 자신에게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를 듣기 위해 접근하면 되는 거였다.

강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고양이 종을 알아맞히는 퀴즈로 시작해, 고양이와 잘 살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로 마무리됐다.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기꺼이 흥미로웠고, 집사들이 주를 이룬 탓에 마지막까지 정교한 설명과 연대가 동반되는 1시간 반이었다. 아직 알고 싶은 게 많은데 질문은 받지 않은 점이 아쉬웠지만, 질문을 받다가는 준비한 강의도 다 못할 분위기였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명사와의 포토타임 시간도 덤으로 이루어졌다.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2층에 전시된 작품들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2층에 전시된 작품들 Ⓒ박은영
특강이 진행되는 시민홀 입구에서 신청자 명단을 확인했다. Ⓒ박은영
특강이 진행되는 시민홀 입구에서 신청자 명단을 확인했다. Ⓒ박은영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시민대학 특강의 주제를 선정하는 기준은 뭘까, 궁금한 생각에 서울시민대학 담당자 오은선 주임에게 물었다.
“상반기에는 인문학 위주로 특강을 기획했는데, 하반기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큰 반려동물이나 의학, 과학 분야에서 쉽고 재밌는 주제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듣고 싶은 강의가 있는데, 미처 수강 신청을 하지 못했다면, 특강을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저희는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통해서만 수강 신청을 받아서, 현장에서 신청을 할 수는 없고요. 신청 기간 내에 서울시평생학습포털내에서만 강의 수강 신청을 해야 합니다. 보통은 특강 전날까지 신청이 가능하지만, 선착순 50명까지 인원 제한이 있어 모집 마감이 되지 않은 강좌 위주로 신청할 수 있고, 일부 대기자를 받기도 하는데 대기자 역시 마감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유튜브로도 동시에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넓고 다양하게 조성된 시민홀 좌석 Ⓒ박은영
넓고 다양하게 조성된 시민홀 좌석 Ⓒ박은영
'냥신'으로 불리는 나응식 강사가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은영
'냥신'으로 불리는 나응식 강사가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켐퍼스에서 진행되는 명사특강은 전 세대 시민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 비뇨의학, 마음 챙김, 범죄, 세대 공감, 과학, 독서, 사회, 예능, 총 9가지의 주제를 선정해 각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해 진행한다. 각 분야별 강사들의 이력도 다양하다. 사진만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유명한 의사, 성우, 범죄분석가(프로파일러) 등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분야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유튜브 창작자(크리에이터)들도 연사로 나선다.

특강을 진행하는 명사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다. 유튜브 채널 ‘꽈추형’을 운영하는 비뇨의학과 홍성우 전문의, EBS ‘고양이를 부탁해’ 나응식 수의사, 66만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궤도 등 시민들이 만나고 싶은 유튜브 창작자 및 방송인도 이번 명사 특강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남도일)’ 등을 더빙한 성우 강수진,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독서모임 ‘트레바리’ 대표 윤수영, ‘정신경영아카데미’ 대표 문요한 등도 함께한다.
서울시민대학 명사특강은 11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박은영
서울시민대학 명사특강은 11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박은영

‘명사에게 물어보살’ 특강은 모두 현장 강의로 진행되며, 강좌별 50명까지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현장 강의 수강신청은 지난 10월 11일(화) 오전 10시부터 서울시평생학습포털 누리집(sll.seoul.go.kr)에서 진행 중에 있다. 단 신청이 마감된 강의는 대기자로 등록된다. 서울시민 누구나 신청가능하며, 수강료는 무료다. 일부 강의는 서울시민대학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평생학습포털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며, 관련 문의는 동남권 캠퍼스(02-442-6816)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민대학 명사에게물어보살 포스터
서울시민대학 명사에게물어보살 포스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앞발을 벽에 박박 긁는 행동이나, 커다란 몸둥이를 품에 안으면 습관처럼 입맛을 다시던 레이의 행동은 ‘스트레스’였다. 내가 잘못 알거나 몰랐던 사실은 거의 고양이의 스트레스와 연결됐다. 시민대학의 특강을 듣지 못했다면 고양이와 사는 내내 모르며 지냈을 사실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뭐든 배운다는 것은 흐믓한 일이다. 배운 것을 토대로 일상에서 조금 더 나은 생각이나 행동을 보일 수 있다면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관심 있는 것들이 있다면 서울평생진흥원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서울시민대학은 본부 캠퍼스와 동남권을 비롯해 3개 권역별 학습장 등 총 35개의 학습장을 운영 중에 있다. 자신이 알고 싶었던 분야가 있다면, 서울시민대학의 혜택을 통해 작은 배움을 시작해 보는 거다. 배우는 만큼 채우는 작은 만족으로 일상의 변화가 시작된다.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명사특강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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