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부터 도킹 서울까지, 서울 예술명소를 걷다

시민기자 김해숙

발행일 2022.10.25. 11:50

수정일 2022.11.14. 17:23

조회 4,058

서울로 7017에서 볼 수 있는 <도킹 서울> 안내 표지
서울로 7017에서 볼 수 있는 <도킹 서울> 안내 표지 ©김해숙

완연한 가을이 느껴지는 날,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공중정원 길을 따라 걸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공중정원으로 바뀐 지도 벌써 5년째, '서울로 7017'을 처음 걸었다. 

서울역에서 옛 주차램프를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킨 <도킹 서울(Docking Seoul)>로 바로 갈 수도 있었지만, 서울로 7017을 부러 걸어 보았다. 예쁜 보라빛 연꽃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살랑이는 나무 그늘 아래 둥근 의자에 앉아 숭례문을 쳐 보기도 하고, 유리창으로 아래 철길을 내려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트램폴리, 수국 전망대, 식물도감 박물관 등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서울로 7017 645개 화분에는 사진 속 자작나무를 비롯해 식물 2만 3,658주가 심어져 있다.
서울로 7017 645개 화분에는 사진 속 자작나무를 비롯해 식물 2만 3,658주가 심어져 있다. ©김해숙

서울로 7017은 1970년도에 만들어진 자동차 전용 고가도로였으나, 2015년 폐쇄하고 2017년 공중정원으로 다시 만들어진 곳이다. 1970년의 70과 2017년의 17, 그리고 여러 지점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통로가 17개라는 이유에서 '서울로 7017'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서울로 7017은 레미콘 580대가 쏟아 부어 만든 콘크리트 정원이다. 645개의 화분에는 구기자 나무부터 회향목까지 가나다순의 식물 2만3,658주가 심어져 있어 살아있는 식물도감이라  불리고 있다. 처음 개장 시 다소 황량해 보였던 서울로 7017는 이제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재미있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수련이 수려하게 눈길을 잡아 끈다.
수련이 수려하게 눈길을 잡아 끈다. ©김해숙
장미꽃을 배경으로 한 <도킹 서울>의 입구
장미꽃을 배경으로 한 <도킹 서울>의 입구 ©김해숙

드디어 <도킹 서울>에 도착했다. 미지의 <도킹 서울>이 몹시도 궁금했다. '도킹'이란 배를 선창에 정박시킨다는 뜻도 있지만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같은 기계들이 우주 공간에서 결합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또한 다소 낯선 '주차램프'라는 단어는 차량이 주차장까지 진입하는데 필요한 차량 통로를 뜻한다고 한다.

20여 년간 방치되었던 서울역사 내 200m의 주차램프를 새롭게 활용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도킹 서울>이 기획됐고, 지난 10월 18일 개장됐다. 옛 서울역 주차램프를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도킹 서울>은 서울시가 주관하고 한화건설, 한화커넥트,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 등이 협력해 진행되었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도킹 서울> 입구로 들어선 순간 전혀 가꾸지 않은 주차램프 모습에 놀랐다.
<도킹 서울> 입구로 들어선 순간 전혀 가꾸지 않은 주차램프 모습에 놀랐다. ©김해숙

시멘트가 벗겨져 오래된 그대로의 주차램프에 우주와 공간을 상징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도킹 서울>의 기획의도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착안해 이름 붙여진 <도킹 서울>은 2004년부터 폐쇄돼 온 주차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금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특히 가상공간 프로젝트의 현대미술가 김세진 작가와 서울예고 학생 20명이 협업한 작품 <메타버스-서울 램프 시간 박물관>은 가상의 주차램프 속에 현실 속 작품뿐 아니라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3개의 갤러리로 구성돼 있다. 각 갤러리에서는 감염병을 겪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디어아트, 서울예고 학생들이 2286년 서울의 미래를 상상하며 만든 작품, <도킹 서울> 관람객들의 일상을 10초 단위로 편집해 구성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작가 정소영의 작품 <깊은 표면>
작가 정소영의 작품 <깊은 표면> ©김해숙
팀코워크의 <푸른별>. 별과 생명의 탄생 과정에서 생겨나는 회전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
팀코워크의 <푸른별>. 별과 생명의 탄생 과정에서 생겨나는 회전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 ©김해숙

<도킹 서울>의 램프에는 여섯 작가의 작품들이 빛 바랜 도시에서 빛을 내는 태양처럼 전시되어 있다. 결코 빠르게 지나쳐서는 안 될 작품들이다.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  차동훈 작가의 <관측지점>, 정소영 작가의 <깊은 표면>,  팀코워크의 <푸른별>, 김주현 작가의 <생명의 그물-아치>, 시민참여작 <나의 우주색> 등은 오랜 시간을 견뎌온 주차램프에서 더욱 빛을 발며 방문객들을 맞고 있었다.

만약 서울역에서 시작한다면 <도킹 서울>을 관람 후 서울로 7017을 꼭 걸어 보길 권한다. 반대로 서울로 7017을 걷고 <도킹 서울>을 보고, 다음 여정에 따라 서울역으로 들어가도 좋겠다. 
차동훈 작가의 <관측지점>과 천장에 설치된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
차동훈 작가의 <관측지점>과 천장에 설치된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 ©김해숙
돌아보니, 시간을 견뎌 낸 주차램프의 벗겨진 시멘트벽이 정겨웠다.
돌아보니, 시간을 견뎌 낸 주차램프의 벗겨진 시멘트벽이 정겨웠다. ©김해숙

도킹 서울

○ 위치: 서울로 7017-서울역 연결부
○ 교통: 서울역 롯데마트 4층 주차장에서 도보로 연결
○ 운영시간: 매주 화~일요일 11:00~20:00(매주 월요일, 공휴일 제외)
○ 관람료: 무료
'서울은 미술관' 홈페이지
○ 문의: 02-120

시민기자 김해숙

시민과 구민들에게 정보가 되는 기사로 유익함을 주는데 최선을 다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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