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가 된 측우기 만나볼까? 국립기상박물관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2.08.23. 15:07

수정일 2022.08.23. 15:10

조회 1,367

계절관측의 표준인 국립기상박물관의 단풍나무
계절관측의 표준인 국립기상박물관의 단풍나무 ⓒ 김수정

서울의 단풍 시기를 정하는 표준이 되는 단풍나무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한양도성이 지나는 인왕산 능선의 국립기상박물관이다.

전근대 기상관측 역사부터 현대 기상기술발전까지 우리나라 기상과학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기상 역사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서울기상관측소를 복원해 2020년에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기상박물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기상박물관 ⓒ 김수정
근대 모더니즘 건축기법으로 지어진 건물과 전시실 내부
근대 모더니즘 건축기법으로 지어진 건물과 전시실 내부 ⓒ 김수정

서울시 교육청을 지나 언덕길 위에 아이보리색 벽돌의 근대 건축물이 나타났다. 일제강점기에 근대 모더니즘 건축기법으로 만들어진 국립기상박물관은 실내의 분위기도 이색적이다. 파란 하늘 아래, 초록 잔디 위의 건물은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국립기상박물관은 1932년 ‘경기도립경성측후소’ 청사로 신축되었다. 1948년부터 1961년까지 국립중앙관상대로 사용되었고, 이후 서울기상관측소,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서울황사감시센터로 사용되며 우리나라 기상 관측의 중심지가 되었다. 1998년 기상청이 서울 동작구로 이전한 후 현재는 서울기상관측소와 국립기상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7년에는 세계기상기구(WMO)에서 ‘100년 관측소’로 선정되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벚나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벚나무 ⓒ 김수정

처음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관측한 날씨 자료는 서울특별시 기상관측 대푯값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상 관측과 기록의 연속성을 인정받아 2014년 본관 건물과 노장의 우량계실, 그리고 계절관측표준이 되는 단풍나무와 벚나무의 식재지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식물이 포함된 국가등록문화재의 첫 사례이다.

초록 잔디 위에 우뚝 서 있는 두 나무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단풍나무와 벚나무다. 식물의 생장 변화를 날씨관측으로 삼는 계절관측은 오래된 세계 공통의 기상관측법 중 하나다. 국립기상박물관의 단풍나무와 벚나무는 서울의 단풍 시기와 개화 시기를 정하는 표준이다. 이 벚나무에서 하나의 가지에 세 송이 이상의 벚꽃이 피면 공식적으로 서울시의 벚꽃 개화를 발표하게 된다.
서울기상관측소 건물 옥상의 기상관측 장비들
서울기상관측소 건물 옥상의 기상관측 장비들 ⓒ 김수정

야외 한편에는 서울기상관측소가 있다. 서울 날씨를 대표하여 관측하는 곳으로, 건물 옥상에 설치되어있는 기상관측장비와 함께 기온, 습도, 바람, 강수량, 일사량, 일조량, 증발량, 황사, 지진 등을 관측한다. 높은 지대에 있어 하늘을 바라보기 좋은데 구름, 가시거리, 기상현상 등은 관측자가 직접 눈으로 관측한다. 또, 계절별 꽃이 피는 시기, 북한산 단풍시기, 첫눈과 첫서리 내리는 시기, 한강이 결빙되는 시기도 이곳에서 알 수 있다.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측우기 만들기’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측우기 만들기’ ⓒ 김수정

체험교육 시간이 되어 본관 건물로 들어갔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측우기 만들기’를 참여했다. 먼저 측우기에 대한 설명으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세종대왕의 아들인 문종이 조선시대 빗물을 재기 위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측우기는 3개로 분리되는데 가장 아랫부분은 바닥이 막혀 있어 빗물을 받을 수 있다. 측우기를 바닥에 놓으면 흙탕물이 튀는 등 오염될 수 있어 커다란 돌인 ‘측우대’를 설치해 그 위에 올려놓았다. 측우기에 담긴 빗물을 재기 위해서는 지금의 ‘자’와 같이 치수를 재는 도구인 ‘주척’을 사용했다.
‘측우기 만들기’는 키트를 조립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측우기 만들기’는 키트를 조립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 김수정

간단한 설명을 듣고 측우기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측우기 만들기 키트를 조립해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친환경 소재인 EVA로 측우대를 만들고 그 위에 투명관을 끼워 측우기를 설치했다. 스티커까지 붙이니 그럴듯하다. 나무 막대에 눈금을 표시하고 측우기에 꽂으면 완성!
제2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측우기와 측우대
제2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측우기와 측우대 ⓒ 김수정

체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제2전시실에 가서 실제 측우기를 살펴보았다. 1837년에 제작된 공주충청감영측우기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유물로 국보이다. 측우기는 중앙에서 제작해 전국 감영에 보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측우기의 중단 바깥면에 제작 시기와 크기 등이 새겨져 있었다. 평균 높이는 31.2cm, 지름은 14.5cm다. 이는 일련의 제작 지침에 따라 제작되었음을 나타낸다.

전시실에는 대구경상감영측우대와 관상감측우대가 있는데 각각 만들어진 시기도 다르고 모양도 달랐다. 그러나 측우대를 꽂는 구멍의 크기만큼은 일정했다.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쉼터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쉼터 ⓒ 김수정

다른 전시실도 둘러보았다. 제2전시실 바로 옆의 제1전시실은 삼국시대 이래 기상관측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2층에는 제3전시실과 제4전시실이 있었다. 제3전시실은 근대 기상기술을 맞아 서양의 기상원리를 이해하는 서적들과 측후도구들을 볼 수 있다. 제4전시실은 관측, 예보 등 기상업무 전반의 발전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실의 유물도 흥미로웠지만, 사계절의 날씨를 소리로 들으며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쉼터도 멋스럽다.
제4전시실에서는 예보관이 기상 예보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제4전시실에서는 예보관이 기상 예보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 김수정

국립기상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 한다. 전시해설, 자유관람, 체험교육 등을 신청할 수 있다. 여름방학 체험프로그램 ‘측우기 만들기’는 8월 24일까지 운영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랜선스쿨 ‘일기도 그리기’와 ‘측우기 요리조리 보기’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어 미리 공부한 후 방문하면 더욱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국립기상박물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52
○ 관람/체험 신청 : 네이버예약
○ 관람/체험 비용 : 무료
○ 홈페이지 : 국립기상박물관
○ 문의 : 국립기상박물관 070-7850-8493

시민기자 김수정

가볍게 여행 온 듯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즐걸거리 등을 찾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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