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들…시민청에서 만난 도시사진전
발행일 2022.08.16. 09:28
시민청 도시사진전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들> Ⓒ방주희
광화문광장 재개장을 관람하기 위해 시청 앞 서울광장을 걷던 중 서울도서관 외벽 일대를 장식한 거대한 사진들에 발길이 닿았다. 발걸음은 사진들에 이끌려 도시사진전이 열리는 시민청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우연이 필연으로 바뀌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사진 속에 펼쳐졌다. 보통의 순간을 스쳐 지나치지 않고 기록한 이 전시는 제9회 시민청 도시사진전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이었다.
시민청 안으로도 보통의 순간들이 삶의 보석처럼 펼쳐진다. Ⓒ방주희
시민청과 서울도서관 외벽에서 열린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 사진전에서 시민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서울을 바라보았다. 소소한 풍경들이 보통의 일상이 되는 것, 코로나 시대이기에 더욱 공감이 되는 일상이었다.
처음 마스크를 썼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멈춰버린 보통의 시간 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기에 이번 사진전의 주제인 ‘보통의 순간’이 더 와 닿는다. 사진을 따라 일상을 걷다 보면 시민예술가 마흔 두 명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특별하기만 하다.
처음 마스크를 썼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멈춰버린 보통의 시간 속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기에 이번 사진전의 주제인 ‘보통의 순간’이 더 와 닿는다. 사진을 따라 일상을 걷다 보면 시민예술가 마흔 두 명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특별하기만 하다.
‘나’의 시선에 담긴 일상과 도시가 저마다의 이야기로 벽면을 반짝반짝 채우고 있다. Ⓒ방주희
이 도시사진전은 총 세 가지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나’의 시선에 담긴 일상과 도시, 두 번째는 도시가 품은 다양한 삶의 모습, 세 번째는 함께 산다는 것에 관해서다.
첫 번째 섹션부터 들여다 보자. 이정영 님의 <여름밤>이란 작품인데, 비 오는 날의 도심 풍경을 회색의 프레임 속에 담았다. 그저 하루 중에 비가 내리는 것 뿐인데, 아스팔트에 드리워진 조명과 공기 중에 퍼지는 흙 냄새, 빗방울 소리,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 잎사귀까지 산책하면서 만난 수채화 같은 여름이 운치 있다. 비 내리는 날에 삼청동 골목을 걸어 보고 싶어졌다.
최원재 님의 <좋은 이웃을 만나는 순간>이라는 작품은 입주를 축하하며 이웃집 문 앞에 케이크를 놓고 초를 밝힌 모습이 훈훈하기만 하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풍경을 따뜻하게 적셔 주어 더 빛나는 보통의 날을 만들었다.
첫 번째 섹션부터 들여다 보자. 이정영 님의 <여름밤>이란 작품인데, 비 오는 날의 도심 풍경을 회색의 프레임 속에 담았다. 그저 하루 중에 비가 내리는 것 뿐인데, 아스팔트에 드리워진 조명과 공기 중에 퍼지는 흙 냄새, 빗방울 소리,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 잎사귀까지 산책하면서 만난 수채화 같은 여름이 운치 있다. 비 내리는 날에 삼청동 골목을 걸어 보고 싶어졌다.
최원재 님의 <좋은 이웃을 만나는 순간>이라는 작품은 입주를 축하하며 이웃집 문 앞에 케이크를 놓고 초를 밝힌 모습이 훈훈하기만 하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풍경을 따뜻하게 적셔 주어 더 빛나는 보통의 날을 만들었다.
도시가 품은 다양한 삶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방주희
두 번째 섹션인 도시가 품은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는 <코로나시대의 사랑 방법>을 이야기한 이창준 님의 시선이 한 폭의 영화 같았다. 코로나로 주춤해진 일상 속에 아파트 복도 끝에서 풍선을 날리며 서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두 남녀를 카메라에 담았다. 적어도 이 사진 속에서는 사랑 고백을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창문을 열어다오~” 같은 세레나데와는 다르게 닫힌 일상에도 사랑이 있어 풋풋한 장면이다.
비슷한 한복을 입고, 비슷한 동작을 취하는 사진 속 두 자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황영 님의 <가족>이라는 작품은 가족이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됨’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각각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비슷한 한복을 입고, 비슷한 동작을 취하는 사진 속 두 자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황영 님의 <가족>이라는 작품은 가족이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됨’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각각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난한 세월을 담은 아현고가차도 철거 순간이 역사가 되었다. Ⓒ방주희
세 번째 섹션은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일상에서 생각해 볼 가치와 이슈가 담긴 최승관 님의 <아현고가차도 철거> 작품에 눈길이 간다. 45년 만에 철거를 앞두고 개방된 아현고가도로 현장을 찾아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단순히 고가도로가 헐리는 게 아닌, 지난한 세월이 역사의 한 장면이 되었다.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이 같은 감회는 맛보지 못했으리라.
또한, 체험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사진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예술가와 관람객이 함께 일상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 전당포에서나 찾아볼 법한 골동품처럼 보이는 네모난 물건은 다름 아닌 ‘영수증 사진기’였다. 관람을 마친 순간도 일상의 사진으로 남겨 추억이 되었다.
또한, 체험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사진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예술가와 관람객이 함께 일상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 전당포에서나 찾아볼 법한 골동품처럼 보이는 네모난 물건은 다름 아닌 ‘영수증 사진기’였다. 관람을 마친 순간도 일상의 사진으로 남겨 추억이 되었다.
시민들이 전시된 보통의 순간들을 다양한 감각으로 체험해 보고 있다. Ⓒ방주희
관람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영수증 사진기에서 사진이 인쇄되어 나온다. Ⓒ방주희
시민예술가가 낭독하는 에세이를 헤드폰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름하여 ‘오디오 에세이’다. 직접 낭독하는 것을 들으니 그들의 일상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실감이 났다.
한편에서는 전시작품이 인쇄된 ‘사진엽서’를 골라 나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도 있다. 그 이야기가 바로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이 되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전시작품이 인쇄된 ‘사진엽서’를 골라 나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도 있다. 그 이야기가 바로 멋진 하루로 기억되는 보통의 순간이 되는 것이다.
전시작품이 인쇄된 마흔두 점의 이야기 엽서를 고르고 있다. Ⓒ방주희
시민청의 도시사진전은 2014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9회째였다. 8월 15일까지 열린 도시사진전이 다음 번엔 어떤 주제와 어떤 이야기로 다채롭게 펼쳐질지 기대해 봐도 좋겠다. 보통의 날은 이렇게 일상의 소소함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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