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담장길' 따라 역사를 걷다!

시민기자 김수경

발행일 2022.08.09. 13:06

수정일 2022.08.09. 17:37

조회 1,374

지난 7월 22일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궁궐담장길이 90년 만에 복원되었다.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율곡로)를 만들어 창경궁에서 종묘로 이어진 길을 끊어버렸는데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을 지나 종묘까지 이어지는 것을 끊기 위함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창경궁-종묘 역사 복원사업’으로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녹지를 조성해 끊어졌던 창경궁과 종묘를 다시 연결시켰다. 종묘와 사직을 중시하던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전통성을 회복한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사업이다. 이 길을 자주 지나다니는 편이라 공사가 참 더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복원소식을 듣고 필자도 궁궐담장길을 찾았다.

날이 더워 저녁에 가보려고 했지만 개방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 할 수 없이 땡볕에 걸어야 했다. 새로 숲을 조성해 아직은 그늘이 없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760그루의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모습을 하루 빨리 보고 싶다. 돈화문에서 원남동사거리까지 총 길이가 340m정도로 짧아 주변에 있는 창덕궁이나 창경궁, 종묘와 함께 구경하면 더욱 좋다. 궁궐 통합 관람권을 구매하면 3개월간 5개 궁(창경궁, 창덕궁, 종묘, 경북궁, 덕수궁)을 기존 1만 4,000원에서 4,000원 할인된 가격, 1만 원으로 구경할 수 있다. 궁궐담장길은 창덕궁 오른쪽과 건너편 돈화문 국악당 쪽에서도 오를 수 있고, 원남동쪽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노약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새로 조성된 담장의 30%는 복원과정에서 출토된 돌을 재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담장에 있는 돌들의 색이 다른 걸 볼 수 있다. 담장 중간에 있는 북신문은 임금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비공식적으로 이용했다고 하는데 창경궁 동문인 월근문을 참조해서 복원했다고 한다.

궁궐담장길 복원공사는 끝났지만 아직 창경궁과 종묘를 자유롭게 다닐 수는 없다. 창경궁과 종묘의 휴무일도 다르고 관람방식도 달라서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라고 하는데 빨리 해결되어 보다 편하게 창경궁과 종묘를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창경궁과 종묘도 함께 둘러보고 싶었지만 화요일은 종묘가 휴무일이라 창경궁만 둘러보고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갔다. 창경궁-종묘 연결 복원사업으로 인해 철거된 육교의 난간석이 서소문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여 확인해보고 싶었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보이는 돌이라 그저 장식용인 줄 알았는데 일제가 율곡로를 만들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한 육교의 난간석이라고 하니 새롭게 보인다.  

이젠 창경궁과 종묘가 예전처럼 다시 연결 되었으니 그 길을 걸으며 90년간 끊어졌던 아픈 기억의 역사도 모두 치유되길 바란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은 창건 당시 창덕궁 앞에 종묘가 자리하고 있어 궁의 진입로를 궁궐의 남서쪽에 세웠다고 한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은 창건 당시 창덕궁 앞에 종묘가 자리하고 있어 궁의 진입로를 궁궐의 남서쪽에 세웠다고 한다. ©김수경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를 녹지로 조성해 창경궁과 종묘를 다시 연결하였다.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를 녹지로 조성해 창경궁과 종묘를 다시 연결하였다. ©김수경
창덕궁 정문 오른쪽 공원을 통해 궁궐담장길을 오를 수 있다.
창덕궁 정문 오른쪽 공원을 통해 궁궐담장길을 오를 수 있다. ©김수경
빛바랜 옛 담장과 새로 만든 담장 연결 부분 색이 대조적이다.
빛바랜 옛 담장과 새로 만든 담장 연결 부분 색이 대조적이다. ©김수경
돈화문 국악당 쪽에서 올라오는 계단
돈화문 국악당 쪽에서 올라오는 계단 ©김수경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으로만 구분되어진 곳이었다.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으로만 구분되어진 곳이었다. ©김수경
궁궐담장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한다. 그늘이 없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궁궐담장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한다. 그늘이 없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김수경
종묘 북쪽 담장 유구로 복원 과정에서 출토된 돌들을 새로운 담장에 30%정도 재사용됐다.
종묘 북쪽 담장 유구로 복원 과정에서 출토된 돌들이 새로운 담장에 30%정도 재사용됐다. ©김수경
북신문은 임금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던 문이다.
북신문은 임금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비공식적으로 사용하던 문이다. ©김수경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까지 이어지는 궁궐담장길 340m
창덕궁 돈화문에서 원남동까지 이어지는 궁궐담장길 340m ©김수경
원남동 출입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갈 수 있다.
원남동 출입구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갈 수 있다. ©김수경
수국이 활짝핀 창경궁 담장
수국이 활짝핀 창경궁 담장 ©김수경
아직은 열리지 않은 창경궁에서 종묘가는 길
아직은 열리지 않은 창경궁에서 종묘가는 길 ©김수경
서울역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창경궁-종묘 육교 난간석
서울역사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창경궁-종묘 육교 난간석 ©김수경
창경궁-종묘 연결 복원사업으로 철거된 육교 난간석
창경궁-종묘 연결 복원사업으로 철거된 육교 난간석 ©김수경

시민기자 김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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