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배수로,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걷다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2.06.20. 11:12

수정일 2022.06.20. 11:13

조회 8,359

130년 전 토목 기술을 만나볼 수 있는 '노량진 지하배수로'…구간마다 시대별 역사·기술 담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노량진 지하배수로' 탐방 다녀왔어요! Ⓒ김아름

노량진로와 1호선 철도 하부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배수로를 직접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지난 5월 26일, 시민들에게 공개된 ‘노량진 지하배수로’다. 이곳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동작구청 일대 침수 해소 사업 진행 과정 중 발견된 곳으로, 정밀안전진단과 개·보수를 거쳐 2022년 5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바로 앞쪽에 위치해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 시,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7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2~3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진출입로 모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한쪽엔 계단 출입구도 함께 있다. 계단 출입구를 통해 내려가면 엘리베이터 옆 틈새 공간에 마련된 영상 전시 공간에서 근대 철도 역사와 노량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한 층 더 내려가면 우리가 평소 접하기 어려운 깜짝 놀랄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노량진 지하배수로는 은은한 조명으로 밝고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을 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까지 도심의 빗물과 오수를 배출하던 곳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배수로에 들어서서 보니 맞은편 배수로의 끝이 보일 정도였는데, 총 길이는 92m라고 한다. 총 5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구간별 특색이 확연하게 다른 점이 놀라웠다. 배수로는 1890년대 최초 매설, 1960년대 경부선 복선화 시 설치됐으며, 1970년대 수도권 전철화 사업 추진 당시에 설치된 구간이 공존해 근대 하수관로 체계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굉장히 생소하고 낯선 구조물임에도 각 구간마다 부착된 안내문의 상세한 설명 덕분에 지하배수로 구조와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5구간부터 4→3→2→1구간 순으로 관람하게 된다. 각 구간별로 특징이 다르기에 모든 구간이 인상 깊지만, 특히 2구간의 형태가 독특하다. 2구간은 1899년 10월 이전 축조된 구간으로 추정하며,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배수로로, ‘대한제국 시대의 말굽형 배수로’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한다. 서울광장과 남대문로 및 태평로 인근 지하에도 적벽돌 하수암거(1907년~1918년 사이에 축조 추정)가 있지만, 실제 하수가 흐르고 있어 시민이 직접 볼 수 있는 말굽형 배수로는 ‘노량진 지하배수로’가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경인선'이 개통되기도 전인 1890년대에 건설된 말굽형 하수박스 '노량진 지하배수로'. 총 연장 92m의 지하배수로에 당시의 토목 기술과 도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니 놀랍다.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우리가 평소 보기 어려운 토목 기술을 가까이서 보며 근대 역사까지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닐까?

노량진 지하배수로

○ 위치 :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앞
 ※ 동작구 노량진로(노량진동 40-90) & 서울지하철 1호선 철도 하부에 매설된 배수로
○ 교통 :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7번 출구, 도보 2~3분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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