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예술이 흐르는 '창동역', 설레는 변신은 어디까지?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2.06.13. 15:35

수정일 2024.01.26. 15:13

조회 3,736

화사하게 변신한 창동역 고가하부
화사하게 변신한 창동역 고가하부 Ⓒ박은영

새롭게 단장한 거리를 걷는 것은 기분마저 상쾌한 일이다. 먼 곳이 아닌 일상 속에서 지나는 길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환경 개선을 마친 고가하부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래서 더 설레였다.

서울시는 2021년 11월, 도봉구 창동역의 고가하부를 새롭게 조성했다. 그간 창동역의 고가하부는 건축폐기물이 쌓인 불법 하치장이 되고, 청소차량 주차지로 방치된 상태였다. 그간 서울시의 고가하부 환경 개선 사업으로 긍정적인 변화들을 보았기에 달라진 창동역 고가하부에 많은 기대를 안고 찾아가 봤다.
창동역 1번 출구의 피아노계단
창동역 1번 출구의 피아노계단 Ⓒ박은영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창동역'에서 하차했다. 출구로 향하는 길엔 교통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고,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1번 출구엔 밟으면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도 보였다.

출구에서 바라본 창동역은 생각보다 넓었다. 정면의 고가 다리 좌측으로 색색의 컨테이너 건물이 있다. 평소 컨테이너가 주는 이미지가 그리 친숙하지 않지만, 특별한 의미가 담긴 그곳은 바로 ‘플랫폼창동61’이라는 이름의 복합문화공간이었다. 도시 재생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공간이다.
플랫폼창동61로 오르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박은영
플랫폼창동61로 오르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박은영
플랫폼 스튜디오 Ⓒ박은영
플랫폼 스튜디오 Ⓒ박은영

플랫폼창동61은 음악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서울 동북권의 도시재생과 새로운 문화트렌드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61개의 대형 컨테이너를 사용해 공연장, 갤러리, 창작 스튜디오, 패션몰, 카페 등이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장소를 제공하고,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과 전시도 진행된다.
플랫폼 아틀리에 Ⓒ박은영
플랫폼 아틀리에 Ⓒ박은영

1층에 위치한 OPEN 창동 스튜디오야외 무대와 쇼룸, 뮤직 스튜디오, 라운지, 비트 스페이스 등이 있는 음악·공연 공간이다. 컨테이너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오르니 갤러리와 카페, 펍, 음악공연장 등이 보인다. 3층에는 음악작업을 할 수 있는 각종 스튜디오와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플랫폼 아틀리에, 지역 주민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 등이 있다.

최근에는 10대들을 위한 ‘청소년 크리에이티브 스쿨’과 '클래스 스테이지 아트 스쿨 패브릭 D.I.Y', 다양한 꿈을 키울 수 있는 '플랫폼 아틀리에' 등의 프로그램과 노래교실, 도자공예, 책 읽기 지도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지역 청소년과 주민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반갑다.

3층에서 다른 쪽 계단으로 내려오니 야외의 작품 전시장이 있다.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랑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플랫폼창동61의 컨테이너 사무실 Ⓒ박은영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플랫폼창동61의 컨테이너 사무실 Ⓒ박은영
건물 뒤편의 야외 전시장 Ⓒ박은영
건물 뒤편의 야외 전시장 Ⓒ박은영

플랫폼창동61에는 도봉구 직영관리로 운영되는 이주노동자 쉼터도 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조성한 이곳은 오토바이 정비 공구, 공기 청정기 등의 편의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배달기사, 대리운전, 퀵서비스, 택배 노동자, 학습지 교사, 셔틀버스기사, 요양보호사 등 모든 이주 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쉼터 내부에는 발 마사지기, 혈압계, 컴퓨터, 팩스 복합기, TV, 커피머신, 공기청정기, 스마트폰 충전기, 냉장고 등이 구비돼 있어 잠시라도 온전히 쉴 수 있도록 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기간제 근로자 2명이 교대근무로 공간을 관리한다.
플랫폼창동61에 조성된 이주노동자 쉼터 Ⓒ박은영
플랫폼창동61에 조성된 이주노동자 쉼터 Ⓒ박은영

플랫폼창동61을 나오니 가까운 곳에 '창동 스타트랩'도 보인다. 도봉구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2호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노란색 건물이다. 청년들이 창업을 하기 전에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창업 육성 공간으로 창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은 지원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4월, 신청자 모집을 마친 스타트랩의 입주 자격은 19세부터 39세까지로, 예비 창업가 또는 1년 이내 창업가로 구 청년 사업 참여자나 창업 교육 수료자, 창업 분야 자격증 취득자가 우선 선발된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6개월간 창업 공간이 무상 임대되며, 무인 경비와 인터넷 이용료 등 공공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창동 스타트랩 인큐베이팅 2호점 Ⓒ박은영
창동 스타트랩 인큐베이팅 2호점 Ⓒ박은영

창동역의 다채로운 공간들을 둘러보다 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이제 고가하부의 변화된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시간이다. 고가하부는 4개 교각 조형물에 여러 색의 조명을 입혀 빛을 발하게 했다. 아울러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대표적인 노래 악보를 삽입해 음악도시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어둠이 짙을수록 예쁜 빛으로 거리가 환해졌다.

교각을 따라 조금 더 걸으니 청년 음악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LP 음악감상실'도 보인다. 도봉구는 기존에도 녹음실 등 전문 시설을 갖춘 ‘오픈 창동 스튜디오’와 ‘이음 스튜디오’, 영상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공유 음악 오피스’를 창동 곳곳에 설치해 청년 음악인들에게 기회와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고가하부의 무료 LP 음악감상실까지 조성함으로써 음악인들과 함께 LP 문화를 대중화하고 음악도시 창동을 조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자 빛을 발하는 고가하부 Ⓒ박은영
어둠이 내려앉자 빛을 발하는 고가하부 Ⓒ박은영
창동 고가하부의 LP 음악감상실 Ⓒ박은영
창동 고가하부의 LP 음악감상실 Ⓒ박은영

창동역 1번 출구에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 '무중력지대 도봉'도 있다. 도봉구에 거주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와 공유부엌, 회의실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답답한 미래에 힘겨운 청년들이라면 창업과 취업에 대한 정보도 얻고 차를 마시면서 쉬어가도 좋을듯하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다.
쳥년들을 위한 공간, '무중력지대 도봉' Ⓒ박은영
쳥년들을 위한 공간, '무중력지대 도봉' Ⓒ박은영

어두웠던 고가하부 주위는 새로 조성된 공간들로 생기가 넘쳤다. ‘뮤직 스트리트’를 큰 테마로, 플랫폼창동61 등 뮤직 시티를 표방하는 지역의 정체성도 살리고, 아울러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간 등을 조성하기 위해 공들인 모습이었다. 

보행이 불편했던 음침한 고가하부 광장은 이렇듯 의미 있는 변신을 이루었다. 여러 공간들과 인프라를 통해 이용자들에게도 뜻깊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플랫폼창동61

○ 위치: 서울 도봉구 마들로11길 74
○ 교통: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
홈페이지
○ 문의: 02-993-0561

무중력지대 도봉

○ 위치: 서울특별시 도봉구 마들로11길 75
○ 교통: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에서 40m
홈페이지
○ 문의: 02-3297-3741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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