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한양도성 해설은 계속된다! (feat. 청와대 개방)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2.05.30. 14:24

수정일 2022.05.30. 14:27

조회 2,243

창의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성루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창의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성루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박지영

서울을 돋보이게 하는 여러 역사문화적 요소가 있다. 필자는 그 중 하나로 '한양도성'을 꼽는다.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 침입으로부터 도성 방어를 위해 자연 지세를 따라 축성’한 한양도성은, 평균 높이 약 5~8m,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른다. 태조 5년(1396년)에 백악산·낙산·남산·인왕산의 능선을 따라 축조된 이후 여러 차례 개축되었고, 4대문(흥인지문·돈의문(멸실)·숭례문·숙정문)과 4소문(혜화문·소의문(멸실)·광희문·창의문)이 현재도 자리하는 등, 전체 구간의 약 73.6%가 아직 남아 있다.

2014년 한양도성박물관이 생겼고, 올 가을에는 제 10회 한양도성문화제가 열릴 예정인 만큼 이곳을 찾아 즐기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계절에 상관없이 쭉 이어지고 있다. 필자도 꾸준하게 매 계절마다 한양도성을 찾아 순성놀이를 하는데, 올해는 청와대 개방과 맞물려 북악산의 색다른 길로 한양도성에 닿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났다.
야간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접수 확인 중인 모습
야간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접수 확인 중인 모습 ⓒ박지영

청와대 개방 연계 한양도성 야간 해설 진행

얼마 전 청와대 개방 연계 한양도성 야간 특별 해설 프로그램에 다녀왔다. 참여를 위해 서울한양도성 홈페이지 공지에 따라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선착순 접수했다.

모집 정원은 20명으로, 해설사와 함께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출발해 경복궁 신무문 앞, 청와대 앞, 칠궁 앞, 청운중학교 앞, 창의문을 거쳐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종료하는 90여 분간의 일정이었다. 5월 예약이 꽤 빠른 속도로 마감되어 당일 어떤 분들이 참석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당일 현장에서 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성인과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평일 금요일 저녁 7시와 7시 30분 하루 2차례 야간 해설이 진행되다 보니, 퇴근 후 온가족이 함께 한 가족 단체에 눈길이 갔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해설 진행이 시작되었다.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해설 진행이 시작되었다. ⓒ박지영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시작된 전문해설사의 안내는 확실히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여러 의미들을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가령, 청와대 앞 분수대 공간의 근현대사적 의미나 일어났던 사건들,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의 역사와 내부 건축물의 배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연계해서 설명해주어 이해가 쉬웠고, 모든 과정이 도보로 이뤄진 만큼 주변에서 마주치는 설명판들을 다시 눈여겨 볼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양도성 해설은 궁궐에서 한양도성까지라는 큰 틀안에서 이루어졌다.
한양도성 해설은 궁궐에서 한양도성까지라는 큰 틀안에서 이루어졌다. ⓒ박지영
조선시대의 경내 배치도와 현재의 배치도를 비교하며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를 설명 중이다.
조선시대의 경내 배치도와 현재의 배치도를 비교하며 경복궁 후원이었던 청와대를 설명 중이다. ⓒ박지영

개별 이어폰과 손전등이 제공되어 어둑어둑해진 밤거리에도 해설을 듣는 게 불편하지 않았다. 경복궁, 청와대, 칠궁 모두 문을 닫은 시간이라 해설은 그 입구 앞에서 이뤄졌지만 북적북적했던 낮의 모습과는 달리 어둠이 살짝 내려 앉아 오히려 더 차분하게 집중하며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궁궐에서 시작해 한양도성에서 끝나는 전체 개요를 따르다 보면, 조선시대부터 항일독립시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훑어보게 되어 그야말로 조선시대부터 현대 역사를 아우르는 역사탐방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도보길에 만난 북한 무장공비 저지 표지석을 보며 근현대사 역사 이야기가 이어졌다.
도보길에 만난 북한 무장공비 저지 표지석을 보며 근현대사 역사 이야기가 이어졌다. ⓒ박지영
청운중학교 입구, 1968년 무장공비에 의해 희생 당한 본교 학생을 기리는 기림비가 있다.
청운중학교 입구, 1968년 무장공비에 의해 희생 당한 본교 학생을 기리는 기림비가 있다. ⓒ박지영

도보로 걷게 되는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평소에는 표시석이나 설명문을 봐도 잘 와닿지 않던 것이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각인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낮에는 개방되지 않는 창의문 성루에 특별히 올라 조망할 수 있었고, 마무리 장소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 야경도 보는 등 혼자라면 해보지 못했을 경험을 할 수 있어 유익했다.

집이 가깝다면 이른 저녁을 먹고 산보 삼아 참여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주말 시간이 여의치 않아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도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해설 중에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일반 시민분들을 꽤 많이 만났다.
창의문 성루는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야간 해설을 위해 특별 개방되었다.
창의문 성루는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야간 해설을 위해 특별 개방되었다. ⓒ박지영
특별 해설 종착지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서울시내 야경
특별 해설 종착지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내려다 본 서울시내 야경 ⓒ박지영

18.6km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 발급도

한양도성 야간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도 발급받았다. 하루에 다 걸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주변도 돌아보고 도성 마을도 살펴보다 보면 급하게 걷는 것보다 여유롭게 천천히 보며 걷는 게 더 낫겠다 싶어 올 초부터 한 군데씩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또는 둘이서 걸어봤다.

한양도성 순성길 4개 지점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각 말바위 안내소, 흥인지문 관리소, 숭례문 초소, 돈의문 박물관 마을지점에서 완주기념 배지를 받을 수 있다. 또, 한양도성 4개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은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지도와 지정된 4개 구간에서 촬영한 셀프 인증 사진을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 들어가 한양도성 완주인증서 발급 신청 페이지에 등록을 마치면, 약속한 날짜에 맞춰 남산에 있는 한양도성 유적 전시관을 방문해 서울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완주 인증서를 받으면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배지와 손소독제가 든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는 남산 안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 받을 수 있다.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는 남산 안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 받을 수 있다. ⓒ박지영
서울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와 완주 기념 배지
서울 한양도성 완주 인증서와 완주 기념 배지 ⓒ박지영

종로구와 중구에서 제공하는 한양도성 해설 프로그램

한양도성 해설 프로그램은 종로구와 중구에서도 운영한다. 한양도성이 함께 위치한 종로구, 중구의 협력으로 1, 2, 4코스는 종로구청 홈페이지에서, 3코스(남산)는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는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코스도 다양하고 출발 인원도 적어 가족 단위로 듣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상시해설과 주말해설로 나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자세한 운영시간과 장소는 종로구청 및 중구청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되고,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서울도보해설관광 사이트에서도 별도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으니 조건에 맞게 선택해서 올해는 완주 인증서를 꼭 받아보길 바란다.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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