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연등회가 열리다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2.05.02. 10:48

수정일 2022.05.02. 14:28

조회 573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후 처음 맞는 연등회 행렬 모습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후 처음 맞는 연등회 행렬 모습 ⓒ이선미

5월 8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회가 진행됐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3년 만에 재개된 연등회를 찾아가 보았다. 특히 이번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후 처음 맞는 연등회여서 축하하는 마음이 더 컸다.
연등행렬을 앞둔 흥인지문 부근에서 참여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연등행렬을 앞둔 흥인지문 부근에서 참여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선미

행렬이 시작되기 전 ‘전통등 전시회’가 열리는 청계천을 찾았다. 토요일 오후 해가 지는 시간이어서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 나들이 중이었다. 전통등 전시회는 청계천만이 아니라 조계사와 인사동, 봉은사에서도 10일경까지 열린다. 
청계천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열려 빛을 발하고 있다.
청계천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열려 빛을 발하고 있다. ⓒ이선미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열린 연등행렬

신라시대부터 시작된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지난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오늘날은 매년 '부처님 오신 날' 즈음에 연등 축제 형태로 열리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연등행렬이다. 종로에는 이미 많은 시민들이 행렬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곳에 무대도 마련돼 '부처님 오신 날'을 미리 축하했다. 
종로 전역에 차량이 통제된 가운데 시민들이 행렬을 기다리고 있다. 사물놀이가 연등회 축하의 문을 열었다.
종로 전역에 차량이 통제된 가운데 시민들이 행렬을 기다리고 있다. 사물놀이가 연등회 축하의 문을 열었다. ⓒ이선미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연등행렬은 흥인지문에서 종로를 지나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드디어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등회 깃발을 선두로 취타대가 이어졌다. 사천왕등을 비롯한 많은 장엄등이 행렬에 앞서고 참가자들도 저마다 다양한 등을 밝혔다.
연등회 깃발을 선두로 행렬이 이어졌다.
연등회 깃발을 선두로 행렬이 이어졌다. ⓒ이선미

외국인들도 무척 많이 보였다. 가족끼리 나오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한 젊은이들도 많았다. ‘글로벌 서포터즈’가 종로거리에서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행렬이 시작되자 불자든 외국인이든 누구나 카메라를 꺼냈다.
행렬이 시작되자 불자든 외국인이든 누구나 카메라를 꺼냈다. ⓒ이선미

아름다운 장엄등에 저마다 이름이 적혀 있어서 불교를 조금이라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진행자들이 가끔 행렬을 멈춰 세워 시민들과 호응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등을 들고 시민들에게 호응하는 스님들의 미소가 환하다.
등을 들고 시민들에게 호응하는 스님들의 미소가 환하다. ⓒ이선미

행렬이 시작되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엄등이 지나고 스님들이 행렬을 하는데 아무래도 가만히 앉아서 볼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았다. 
행사에 참여했던 불자들도 어느새 뒤로 물러나 연등을 들고 환호하는 대열에 끼었다.
행사에 참여했던 불자들도 어느새 뒤로 물러나 연등을 들고 환호하는 대열에 끼었다. ⓒ이선미

어린이들과 청년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하고 태국과 베트남, 네팔과 미얀마 등 동남아 불교 신자들도 등을 들고 함께하는 축제였다.
연등행렬에는 동남아 여러 나라의 불교도들도 함께했다.
연등행렬에는 동남아 여러 나라의 불교도들도 함께했다. ⓒ이선미

범패에 맞춰 바라춤을 추는 스님들의 행렬도 지나갔다. 불교 제의지만 다른 의미로는 종합예술이었다. 비록 왁자지껄한 가운데 잠시 스칠 뿐이었지만 스님들의 범패와 바라춤은 옷깃을 여미게 했다. 
범패에 맞춰 바라춤을 추는 스님들의 행렬도 지나갔다.
범패에 맞춰 바라춤을 추는 스님들의 행렬도 지나갔다. ⓒ이선미

예년에 비해 규모가 작다거나 볼거리가 덜하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소박하면 어떤가.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벌써 3년째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너나없이 힘든 이 시기에 우리 전통문화에 작은 정성들을 담은 축제다. 조계종의 큰 사찰들만이 아니라 천태종과 태고종, 그리고 크고 작은 관련 단체들과 외국의 불자들도 함께한 행렬은 불교 축제를 넘어 오래된 이 땅의 기쁜 시간을 얼추 만나는 시간이었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기원을 담아 연등행렬이 이어졌다.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기원을 담아 연등행렬이 이어졌다. ⓒ이선미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연등회가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온 포용성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열린 연등행렬의 분위기 역시 그런 의미를 새삼 기억하게 했다. 

연등회 축제 및 관련 정보

연등회 홈페이지
○ 문의 : 02-2011-1744~7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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