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안돼요' 청소년만 입장 가능한 이곳!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2.03.08. 13:16

수정일 2023.03.10. 15:57

조회 5,404

다목적 기능의 청소년 전용공간,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신나떠바닥놀이터와 농구장이 있는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신나떠바닥놀이터와 농구장이 있는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최윤정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외관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외관 ©최윤정

학교, 학원 외에 갈 곳이 부족한 청소년들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 청소년들만의 시간이 있을까? “학생들은 공부해야지~ 학원 가기도 바쁜데….” 아마도 이런 생각으로 그동안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마련에 무심했는지도 모른다. 학교와 학원 외에는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으니 여유시간이 생겨도 휴대폰을 하거나 PC방 가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청소년이 대부분이다. 

시립성북청소년센터는 기존의 성인 중심 지역문화센터의 기능을 줄이고 대신 청소년수련이란 취지에 맞게 청소년 전용공간 LINK와 청소년 전용시간제인 1318 Y.O.P를 운영한다.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쉼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다.
청소년들의 의사를 반영해 조성된 LINK
청소년들의 의사를 반영해 조성된 LINK ©시립성북청소년센터

자리와 시간을 주었더니 아이들이 알아서 놀더라

성북 1318 Y.O.P.에서는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아무거나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방과후가 시작되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청소년들의 전용시간대이다. 실내LINK, 실외플레이LINK, 신나떠바닥놀이터, 드론축구장 등에서 하고 싶은 놀이를 할 수 있다. 특히 8세부터 24세까지의 청소년들만 이용할 수 있는 LINK는 청소년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인테리어, 내장품, 디자인, 페인트 색상까지 정했을 정도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빈백에 누워 있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친구들은 누구의 제재나 간섭 없이 자신의 시간을 알아서 즐긴다. 어른들은 들어올 수 없으니 아지트 같은 느낌이다. 실내가 답답한 친구들은 야외에 마련된 신나떠바닥놀이터, 플레이LINK에서 활동한다. 고학년 청소년들은 드론축구장에서 평소 접할 기회가 적은 드론을 날려보기도 한다. 

지난 겨울방학 기간에는 자체 수영장을 활용한 워터파크를 진행했고, 패드민턴, 감정볼링, 더빙체험 등 매일 다른 프로그램이 안내된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은 1318 Y.O.P. 데이다. 2월은 동계올림픽에 맞춰 스비(성북)올림픽을 진행했다. 엄마들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땀나게 노는 아이들이다. 
어른들은 입장이 안되는 실내LINK
어른들은 입장이 안되는 실내LINK ©최윤정
오늘은 내가 최고의 양궁사
오늘은 내가 최고의 양궁사 ©최윤정
고학년들에게 인기 좋은 드론축구장
고학년들에게 인기 좋은 드론축구장 ©최윤정
2월에 열린 1318 스비 올림픽 얍DAY!
2월에 열린 1318 스비 올림픽 얍DAY! ©최윤정

우리들도 고민이 있어요

실내LINK에서는 ‘아무거나 상담챌린지’를 운영한다. 주 2회 자원봉사자들과의 상담이 있는가 하면, 매월 축제처럼 열리는 스비얍데이에는 타로이랑, 나를 칭찬해 등 그 때마다 달라지는 주제로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학원이 너무 많아요. 엄마가 언니만 예뻐해요.” 어른들에게는 사소한 고민이지만 아이들은 답답했던 모양이다. ‘상담’이란 간판을 보고  스스로 들어오는 것만도 큰 용기고 친한 친구들이 함께 와 서로간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힐링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기회가 많아져야해요.” 상담선생님은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온전히 대화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거나상담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모습
아무거나상담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모습 ©최윤정

다목적 기능 청소년센터로 재탄생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 아이들은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여느 청소년센터처럼 한국사, 드럼, 코딩, 요리수업과 같이 교과, 비교과, 예체능 등 다양한 영역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 전용 시공간을 마련한 이곳의 장점은 아이들의 니즈를 파악해 그들의 관심사을 최대한 맞추려는 시도다. 덕분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아이들끼리 동아리를 만들고 자기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거나 실질적인 봉사가 필요한 곳을 직접 발굴해 활동하는 결과물도 얻어졌단다.  

시립성북청소년센터의 도전은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기회이고, 계기다. 학교성적, 진학과 관련한 어른들의 일방적인 가이드로부터 조금씩 벗어나 자신들의 니즈를 찾아가며 스스로 일어 날 준비를 하는 듯하다.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던 과거에는 아이들의 니즈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죠. 이제는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나가게끔 관심사도 연구하고 지원해주고 모니터링 해줘야 될 때입니다.” 시립성북청소년센터의 조남억관장은 공공기관의 잇점을 살려 현재 진행중인 프로그램에 시간을 더해 맞벌이부부를 위한 돌봄기능까지 계획할 예정이란다. 

유아를 위한 공공놀이터,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 등등 복지제도가 필요하지 않은 세대가 어디 있을까마는 초등학교때부터 공부가 힘들고 학원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달랠 그들만의 아지트가 생겨 다행이다. 다른 지역의 청소년들도 누려보게 하고 싶다.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는 아이들의 동아리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시립성북청소년센터에서는 아이들의 동아리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최윤정

시립성북청소년센터

○ 주소 : 서울 성북구 한천로 660-9
○ 운영시간 : 09:00~21:00(평일), 09:00~18:00(주말)
○ 이용요금 :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은 유료, 실내외LINK는 무료
홈페이지
○ 문의 : 02-3292-1318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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