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겨울 추위를 녹이다

시민기자 최혜민

발행일 2021.12.13. 13:00

수정일 2021.12.13. 16:10

조회 898

치매는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가족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2011년부터 치매관리법에 의해 9월 21일을 치매극복의날로 정한 까닭이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광역치매센터와 함께 지난 9월 30일부터 내년 9월까지 1년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를 진행 중에 있다. 
9월 30일, 2021년 제14회 서울시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유튜브 채널 '서울광역치매센터'
9월 30일, 제14회 서울시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유튜브 채널 '서울광역치매센터'

온라인 전시회에는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의 치매안심센터에서 만든 98개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 자원봉사자, 그리고 직원들의 그림, 사진, 공예품, 영상 등 다양한 작품들이 구성되어 있다. 관심이 있는 누구나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할 수 있다. 주제에 따라 1전시관, 2전시관, 3전시관으로 분류되어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3차원의 가상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해당 전시회는 실제 전시장과 똑같이 구성되어 있어 실제 현장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준다. 방문자의 시각에서 360도로 회전도 가능하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하면 작품이 확대되어 설명과 함께 볼 수 있다. 일부 작품에는 출품자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 설명도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해당 전시회를 여러 번 방문하여 더 많은 작품들을 자주 감상할 수 있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에서 만난 꽃과 나무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에서 만난 꽃과 나무ⓒ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정겨운 고향과 호숫가 마을을 표현한 작품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정겨운 고향과 호숫가 마을을 표현한 작품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1전시관의 주제는 ‘풍요로운 계절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주제에 맞게 계절을 묘사한 작품들이 많았다. 흩날리는 벚꽃을 표현한 임정임의 ‘벚꽃’은 봄의 따스함을 선사했으며, 강창희의 ‘낙엽’은 푸른 나뭇잎이 낙엽이 되는 과정을 그려내며 이처럼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박금자의 ‘나의 살던 고향은’ 작품은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핀, 정겨운 고향 모습을 그려내었다. 강북 기억키움쉼터의 단체 모자이크 작품인 ‘가을을 기다리며’는 가을에는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에서 해방되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 필자에게도 크게 와닿았다. 이외에도 ‘기쁨’, ‘고향의 가을’, ‘호숫가 평화로운 마을기쁨’ 등 38개의 작품이 1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2전시관의 주제는 ‘행복을 채우는 기억’이다. 다양한 작품들 안에 행복했던 여러 추억들이 담겨 있었다. 유영애의 ‘여름날의 추억’은 어린 시절 강아지와 함께 놀고 나서 수박을 먹었던 기억을 골판지와 색종이를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정정순의 ‘김장하는 날’은 김장하는 날의 맛있는 배추를 표현하였다. 출품자의 목소리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류연화 외 5명의 ‘리멤버’는 친구, 고향에 대한 추억을 시로 노래하였고, 신종애의 ‘나만의 시계’는 습자지를 이용한 특별한 시계가 완성되었다. 강서구치매안심센터의 ‘우리 부모님 젊은 시절’은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모여, 자신의 부모님 또는 배우자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만들어진 작품으로, 치매환자 가족들의 마음도 들여다볼 수 있어 인상 깊었다. 이외에도 36개의 작품을 2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3전시관에 전시된 '기억 담은 텃밭' 영상은 2021년 기억 담은 힐링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이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3전시관에 전시된 '기억 담은 텃밭' 영상은 2021년 기억 담은 힐링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이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3전시관의 주제는 ‘눈부신 서울, 빛을 그리다’이다. 해당 전시관은 앞의 두 전시관과는 달리, 실제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들을 통해 서울의 치매 관련 활동 및 프로젝트들을 엿볼 수 있었다. 기억 담은 힐링팜 프로젝트인 ‘기억 담은 텃밭’ 영상,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직원으로 있는 카페인 ‘기억다방’ 소개 영상 및 활동사진, 기억가꿈정원 활동사진, 관악구치매안심센터의 ‘청춘문학교실’ 영상 등 다양한 작품들을 현장감 있게 접할 수 있었다. 이 작품들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치매 관련한 많은 활동들을 새로 알게 되었고, 전시회와 치매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졌다.

“집에 있으면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데, 이곳에 오면 나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 되는 것 같다.”  

관악구치매안심센터 청춘문학교실 영상에서 김명연의 ‘이곳에 오면’에 나온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필자도 전시회를 열어 의미 있는 작품들을 아낌없이 볼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필자도 전시회를 열어 의미 있는 작품들을 아낌없이 볼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치매극복 온라인 전시회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한 후, 각 전시관마다 방문자들이 온라인으로 각자의 방문 후기 및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필자 역시 전시회에서 느낀 것을 짧은 글로 남겼다. 비록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전시회에 작품을 남긴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할 수 있어 좋았다. 

전시회 작품들을 보면서 치매환자들과 주변 사람들의 삶과 태도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치매는 언제든지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는 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항하여 자신의 삶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관심을 기울여줄 때, 그들은 더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 온라인 전시회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 봉사자들이 힘을 얻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따듯한 응원을 건네줄 수 있기를 바란다. 

시민기자 최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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