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정자 '평창정·적선정'…더욱 특별한 이유는?
발행일 2021.12.17. 09:00
한옥철거자재 재활용해 전통문화 자원으로 재탄생
서울 거리를 걷다보면 시민들이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정자를 볼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지만 그 안의 멋과 의미를 되새긴다면 서울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한옥철거자재를 활용해 제작된 종로구의 특별한 정자 2곳에 다녀왔다.
평창동주민센터 뒤편 주민 쉼터 공간으로 조성된 '평창정' ⓒ김재형
도심의 색다른 풍경 선사하는 고풍스러운 정자
평창동주민센터 뒤편의 쉼터 공간에는 도심에서 보기 드문 멋진 정자가 있다. 올해 준공한 ‘평창정’은 넓은 지붕 아래 마루가 펼쳐져 색다른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제법 춥지만 옷만 잘 갖춰 입는다면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충분하다. 평창정은 안쪽은 물론 바깥쪽에도 걸터 앉을 수 있도록 3면에 평평한 나무의자가 마련돼 있다. 덕분에 신발을 벗지 않고 지나가다가 그대로 앉을 수 있다.
평창정 안은 넓은 나무 마루로 돼 있다. ⓒ김재형
한눈에 봐도 멋진 기와가 도심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김재형
평창정에 앉으니 바로 옆 조그마한 개울이 운치를 더한다. 나무와 정자, 개울이 어우러져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구색을 갖춘 듯하다. 개울을 따라 짧은 산책코스와 운동기구도 갖춰져 있다. 또한 종로구 지역사회혁신계획으로 숨은정원찾기 실행그룹이 함께 조성한 정원도 즐길 수 있다. 인근 어린이집에서 가꾼 화단까지 한정된 공간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평창정 바로 앞에는 개울이 흐르고 있다. ⓒ김재형
주변에 정원과 화단이 있어 잠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김재형
세종문화회관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도 한옥철거자재를 재활용해 세운 정자 ‘적선정’이 있다.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는 세종 예술의 정원을 지나면 바로 보인다. 도렴공원에 세워진 적선정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대형 건물의 틈새에서 색다른 느낌을 준다.
세종문화회관 뒤편 도렴공원에 적선정이 서있다. ⓒ김재형
적선정은 시야가 뻥 뚫린 곳에 세워져 있다. 인도 바로 옆이라서 찾기 쉽고 접근성도 좋다. 진한 갈색의 나무와 기와가 어우러지면서 도심 속의 특별한 공간을 선사한다. 인도를 걷다가 자연스럽게 정자에 다가설 수 있도록 정자의 가운데가 빈 공간으로 구성됐다. 평창정이 마루개념이라면 적선정은 신발을 벗지 않고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다.
인도를 걷다가 정자에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가운데가 비어 있다. ⓒ김재형
적선정은 고풍스러운 나무 의자와 정성스러운 무늬 모양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정자에 앉으면 북악산이 보일 만큼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 처마 끝으로 세종문화회관과 북악산을 품어 더욱 특별하다. 정자 바로 앞에 자리한 세종 예술의 정원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적선정과 함께 걷는 코스로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천장이 간결한 듯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재형
평창정과 적선정의 지붕 장식은 경복궁 향원정, 창덕궁 부용정의 절병통(호로병 같은 장식 기와)과 유사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평면은 한 칸짜리 사모정(네모 반듯한 정자)으로 계획해 은은한 멋을 내도록 했다. 때문에 일반 정원보다는 훨씬 고풍스러운 느낌이 그대로 담겼다.
평창정 바로 앞 세종 예술의 정원 역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다. ⓒ김재형
더구나 한옥철거자재 재활용은행(한옥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오래된 기와나 목재를 재사용해 지어졌다. 전통문화자원으로 새 생명을 부여하고 공사비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 셈이다. 종로구에는 적선정, 평창정 등 총 6개의 전통정자가 시민 휴식처로 조성돼 있다. 앞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특색 있는 정자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종로구 전통정자 평창정·적선정 위치
○ 평창정 : 평창동주민센터(서울 종로구 평창문화로 65) 뒤쪽으로 1분 거리
○ 적선정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서울 종로구 도렴동 80-2) 뒤쪽 도렴공원
○ 적선정 :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서울 종로구 도렴동 80-2) 뒤쪽 도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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