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도 '안심마을보안관' 있어 무섭지 않아요! 숙명여대 골목길 현장 동행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10.26. 14:39

수정일 2023.08.23. 13:15

조회 2,501

서울시, 1인가구 밀집지역 '안심마을보안관' 시범 운영 시작
10월 25일 안심마을보안관 활동이 시작됐다.
10월 25일 안심마을보안관 활동이 시작됐다. ⓒ김윤경

“이곳은 사람이 별로 없네.”
“특별히 파손된 건 없어 보이네요.”

서울의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밝혀줄 안심마을보안관이 탄생했다. 안심마을보안관은 평일 야간 1인가구 밀집 지역에서 범죄 예방과 생활안전 점검을 위한 순찰을 맡아본다. 안심마을보안관이 시범운영을 하던 첫 날, 용산구 현장을 찾았다.

숙명여대 등이 위치한 용산구 청파동은 1인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조용하고 한적하나 어두워지면 불안한 점도 없지 않았다. 필자도 혼자 골목을 지날 땐 걸음이 빨라지고 아이들에게도 가능한 큰 길로 다니라고 말해 왔었다. 그런 터라 이번 안심마을보안관 운영이 꽤 반가웠다.
  
원래 안심마을보안관의 활동시간은 21시부터지만, 모두 미리 출발장소에 모여 있었다. 현장에 오면서 멀리서부터 보이는 안심마을보안관의 노란색 제복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제복 겉과 안에 안심마을보안관이라는 야광 문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제복 겉과 안에 '안심마을보안관'이라는 야광 문자가 선명하게 보인다. ⓒ김윤경

노란색 제복 뒤에는 야광으로 ‘안심마을보안관’이라는 글자가 시선을 끌었다. 비단 겉옷만이 아니다. 안에 입은 티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어, 혹 겉옷을 벗어도 알아보기 쉽다. 
 
“저는 17년 동안 청파동에 살았어요. 전에도 골목이 꽤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로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동네에 외진 골목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어요.” 한 보안관이 이야기했다. 
보안관은 경광봉과 LED랜턴 등의 개인장비를 소지하고 있다.
보안관은 경광봉과 LED랜턴 등의 개인장비를 소지하고 있다. ⓒ김윤경
이 동네에서 17년을 살았어도
이렇게 골목길이 많은 줄 몰랐어요
저희가 더 꼼꼼히 골목길을 살펴보겠습니다 

안심마을보안관들은 여러 불빛으로 빛나고 누르면 소리가 울리는 경광봉과 소형 LED랜턴 등의 개인장비를 한 사람씩 소지하고 있었다. 확인 점검하며 눌러 본 호신음 소리는 크게 들렸다.
노란색 제복을 만나면 어두운 밤길 불안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노란색 제복을 만나면 어두운 밤길 불안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김윤경

이들은 서로 할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21시가 되자 골목을 향해 출발했다. 성큼 걸으면서도 거리 속 취약한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골목은 언덕이 많아 숨이 찼으나 안심마을보안관들은 힘 있게 올라갔다.  

“저런 외진 곳이 범죄 취약지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안심마을보안관이 걷다가 골목 안 후미진 사각지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가리킨 곳을 보니 어둡고, 가끔 한두 사람이 지날 법한 곳이었다. 안심마을보안관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꼼꼼하게 살폈다. 
골목길을 자세히 점검하는 안심마을보안관들의 모습
골목길을 자세히 점검하는 안심마을보안관들의 모습 ⓒ김윤경

“저희 일은 범죄를 계획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범죄를 예방하는 게 주목적이에요. 또 취약한 지점이나 필요한 부분도 점검하고 있구요. 일상에서 불편한 점을 확인하고 경우에 따라 사진을 찍거나 현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묻는 질문에 안심마을보안관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노약자 등 1인가구가 안심하고 밤 골목길을 다닐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저희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시는 1인가구 불안 해소를 위해 안심마을보안관을 60명 선발했다. 자치구에서 선정했는데 용산구의 경우 청파동에 살거나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이 지원했다. 이들은 방역수칙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무 및 상황별 대응방법 등을 교육 받았고 이에 따른 현장 답사도 다녀왔다. 
 
개소 당 총 4명, 2인 1조로 구성된 이들은 평일 21시~다음날 2시 30분까지 순찰을 한다. 위급상황이나 범죄 등이 발생하면 관할 경찰서 등에 연결해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가 잘 정착돼 혼자 걷는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안심마을보안관 제도가 잘 정착돼 혼자 걷는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윤경
안심마을보안관이 있으면 
늦은 밤 어두운 골목길도 조금 덜 무섭지 않을까요? 
혼자 사는 여성, 노약자 분들도 
안심하고 골목길을 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점점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32%에서 2020년 34.9%로 증가했다. 이렇게 늘어가는 1인가구가 불안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인 듯싶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 한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적한 밤길, 노란색 제복을 입은 안심마을보안관을 만나면 좀 더 안심되지 않을까. 10월 25일부터 서울 15개소에 안심마을보안관 활동이 시작됐다. 안심마을보안관으로 인해 특히 1인가구가 어두운 밤 홀로 골목을 걷는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길 바란다. 
안심마을보안관 활동구역 현황(15개소)
안심마을보안관 활동구역 현황(15개소) ⓒ서울시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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