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버림'을 연구하는 곳 '쓰레기연구소 새롬'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10.20. 17:33

수정일 2021.10.20. 16:38

조회 4,504

중구, 친환경 자원순환 교육·전시·모임 지원하는 거점공간 개관

“저는 이 의자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한번 앉아보세요. 편하죠?” 
관계자가 보여준 의자는 우유카트로 만들어져 열면 수납까지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앉아보니 생각보다 편하고 예뻐 보였다. 
쓰레기연구소 새롬이 중구 광희동에 새롭게 개관했다.
쓰레기연구소 새롬이 중구 광희동에 새롭게 개관했다. ⓒ김윤경

지난 12일 서울시 중구에 쓰레기연구소 ‘새롬’이 개관했다. 이곳은 전국 최초 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교육센터로, 주민을 대상으로 쓰레기 자원 선순환에 대해 교육, 전시, 모임을 지원하는 자원순환 거점공간이다. 비우기, 헹구기, 분리하기, 섞지 않기 등 좋은 버림과 일상 속 친환경 습관 4R(Reduce, Reuse, Recycle, Refuse) 실천을 위해 특화된 공간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자원순환교육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취지도 함께 한다. 
입구부터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입구부터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윤경

새롬은 중구 광희동 3층 건물인 옛 자원봉사센터 자리에 문을 열었다. 1층에 쓰레기연구소 새롬이라는 귀여운 간판이 눈에 띈다. 작지만 알차게 구성된 새롬은 입구에서부터 흥미롭다. 
주민을 위한 쉼터에는 환경과 제로웨이스트에 관련한 책들이 구비돼  있다.
주민을 위한 쉼터에는 환경과 제로웨이스트에 관련한 책들이 구비돼 있다. ⓒ김윤경
마트의 오래된 카트를 새활용해 만든 의자
마트의 오래된 카트를 새활용해 만든 의자 ⓒ김윤경

1층으로 들어가면 바로 새활용에 관련한 책이 구비된 쉼터가 나온다. 바로 뒤편에는 쓰레기 재활용자원을 벽에 전시했다. 활용할 수 있는 장난감과 의류, 금속, 조명 등이 표본처럼 걸려 있다. 앞에는 중구에 있는 마트에서 사용이 다한 카트로 만들어진 의자가 보인다. 

또한 폐플라스틱에서 재생의류로 변화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페트병을 누르고 잘게 부숴서 실로 만드는 전 과정을 보여준다. 
폐페트병으로 옷 등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폐페트병으로 옷 등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김윤경
잘게 분해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폐페트병
잘게 분해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폐페트병 ⓒ김윤경

직접 주민들이 페트병을 가져와 자원순환 실천을 하는 페트병 수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관계자는 “알려주지 않아도 주민들이 띠지를 떼고 눌러서 가져와 놀랐다”고 했다. 초기에는 선착순으로 간단한 방역물품을 기념품으로 줬다.
폐페트병 수거함을 통해 일상 속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다.
폐페트병 수거함을 통해 일상 속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다. ⓒ김윤경

1층 한 켠에는 폐플라스틱의 위기를 그린 작품이 보인다. ‘플라스틱 지구를 삼키다’는 제목으로 오염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그렸다. 이에 더해 모든 폐기물을 자원으로 인식한다면 그만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플라스틱 지구를 삼키다'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플라스틱 지구를 삼키다'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윤경
계단에도 재활용에 관련한 내용들이 있어 읽어보면 좋다.
계단에도 재활용에 관련한 내용들이 있어 읽어보면 좋다. ⓒ김윤경

2층에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는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이 적혀 있다. 재활용 방법을 되새기며 걷다 보면 금세 2층에 도착한다. 
2층 다목적홀에는 재활용·업사이클 제품이 전시돼 있다.
2층 다목적홀에는 재활용·업사이클 제품이 전시돼 있다. ⓒ김윤경

“젊은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종종 방문하는데요.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유익하다고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이런 것도 가능하냐고 놀라기도 하고요.”

1층이 쓰레기의 현재 모습을 보여줬다면 2층은 버려진 쓰레기의 미래가치를 표현했다. 2층은 워크숍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넓은 공간에 자투리 목재와 일부 가공한 나무 파레트로 만든 테이블과 우유카트로 만든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옷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코너 안에서는 KBS 환경스페셜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관계자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 우유카트로 만든 의자, 수납도 할 수 있고 편리하다.
관계자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 우유카트로 만든 의자, 수납도 할 수 있고 편리하다. ⓒ김윤경
환경스페셜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환경스페셜 다큐멘터리도 볼 수 있다. ⓒ김윤경

한쪽에는 업사이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공간이 꾸며졌다. 자동차를 재활용한 테이블이 먼저 보인다. 자세히 보면 옛 자동차를 이용해 추억이 담긴 테이블로 제작하고 유니크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라고 제시한다. 골목을 누비던 스케이트보드로 만든 의자도 있다. 보드에 남은 타고 다닌 스크래치도 멋스럽다.
폐차와 폐스케이트 보드를 이용해 꾸며진 공간이다.
폐차와 폐스케이트 보드를 이용해 꾸며진 공간이다. ⓒ김윤경

각 전시공간에는 재활용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다. 친환경 교육키트는 물론 가죽 쇼퍼 및 자투리 천으로 만든 가방과 소품들, 반려동물의 옷과 쿠션 등 재활용의 변신이 신기하다. 이밖에 대강당이 위치한 3층에서는 소모임과 특화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공간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공간 ⓒ김윤경

중구청은 개소식에서 관내 대표 섬유기업인 태광산업·대한화섬과 투명페트병 고품질 재활용 촉진을 위한 ‘폐페트병 자원순환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중구청 담당자는 “12월 단독주택에서도 시행될 ‘투명페트병 별도배출 요일제’와 함께 폐페트병의 재활용 가치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3층 대강당에는 소모임과 특화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3층 대강당에는 소모임과 특화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김윤경

앞으로 새롬에서는 올바른 분리배출은 물론 어릴 때부터 친환경 습관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자원순환 실천 우수사례 발굴과 전파 등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종이팩과 건전지 등 고품질 재활용품 교환사업 등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새롬을 둘러보는 동안, 많은 지역에서 이러한 활동을 하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중구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서울 시내 곳곳에서 거점공간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중구쓰레기연구소 새롬 안내문, '좋은 버림'이 '좋은 쓰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공간이다.
중구쓰레기연구소 새롬 안내문, '좋은 버림'이 '좋은 쓰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공간이다. ⓒ김윤경

한편 서울시는 지자체 최초로 1회 용품과 포장재 사용을 최소하고 제품을 소분 리필하는 생활폐기물 줄이기에 나섰다. 스마트서울맵(https://map.seoul.go.kr/smgis2/)을 통해 누구나 지역 내 제로웨이스트 카페, 식당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제로웨이스트 상점리스트를 계속 보완하고, 기준을 통과한 상점에는 ‘제로웨이스트 매장 인증제’도 부여할 예정이다.
스마트서울맵 화면에서 제로웨이스트 식당과 카페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스마트서울맵 화면에서 제로웨이스트 식당과 카페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서울시

매년 바다에 5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배출된다고 한다. 이는 생수병 500억 개와 같은 양이다. 이미 우리는 제로웨이스트가 중요한 점을 수 없이 많이 알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제로웨이스트 생활과 올바른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습관이 길러져 앞으로 더욱 더 체감할 환경문제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중구쓰레기연구소 새롬

○ 위치: 서울 중구 퇴계로52길 12(광희동) 구)자원봉사센터
○ 운영 시간: 평일 09:00~18:00 
○ 문의: 중구청 청소행정과 02-3396-5462~5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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