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이곳'에서 첫 눈이 내립니다!
발행일 2021.07.15. 14:20
송월동1번지 국립기상박물관, 기상과학 역사와 우수함에 엄지척!
경희궁과 월암근린공원 사이 언덕에 자리한 국립기상박물관의 외관이 멋스럽다. ⓒ최윤정
※ 이 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이전에 취재한 내용입니다.
“올해 벚꽃이 피는 날짜는?”, “서울의 첫 눈이 내리는 곳은?”
2021년 서울의 벚꽃 개화일은 4월 3일이었다. 같은 서울이라도 개화날짜가 조금씩 다르다. 첫 눈과 단풍도 그렇다. 때문에 서울평년값을 위한 기준장소가 필요한데 과연 그 곳이 어디일까? 바로 송월동 1번지 ‘국립기상박물관’이다.
지난해 10월30일 개관한 국립기상박물관은 기상 관측의 역사부터 현대 기상 기술발전까지 우리나라 기상과학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기상관측소(등록문화재 제585호)’ 자리에 세워진 박물관은 1932년 본관, 1939년 별관 증축 등 원형 그대로 복원한 건물이다. 독특한 원통형 옥탑구조물이 돋보이는 단아한 근대건축물이 이색적이다.
박물관은 1932년 지어진 서울기상관측소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후 개관했다. ⓒ최윤정
약간의 개보수로 1932년 지어진 지붕을 최대한 살렸다. ⓒ최윤정
날씨는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삼국지 적벽대전에서 연합군에 승승장구하던 조조는 남동풍에 대패를 당한다. 구름과 미꾸라지를 보고 남동풍을 예측한 제갈량의 지략 때문이었다. 환웅이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단군신화에서도 예부터 농사와 연관된 날씨를 얼마나 중요시 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1층에 있는 지진계 ⓒ최윤정
국립기상박물관은 모두 7개의 주제별 전시실에서 날씨의 역사, 기상문화 이야기로 삼국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상 관련 유물 15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제1 전시실에서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세종실록, 농사직설, 승정원일기 등의 옛 문헌 속 기상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당시에는 천명, 즉 하늘의 뜻이 왕의 뜻으로 비춰지던 유교 때문에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걱정한 조선의 왕들은 일찌감치 궁궐안에 관상감을 두어 기후관측을 했다고 한다.
제1 전시실에서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세종실록, 농사직설, 승정원일기 등의 옛 문헌 속 기상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당시에는 천명, 즉 하늘의 뜻이 왕의 뜻으로 비춰지던 유교 때문에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걱정한 조선의 왕들은 일찌감치 궁궐안에 관상감을 두어 기후관측을 했다고 한다.
천명은 곧 왕의 뜻, 하늘의 날씨를 알아야 백성을 잘 다스릴 수 있다란 유교사상에 궁궐에 소간의를 두었다. ⓒ최윤정
조선초기 비가 온 후 호미 날이 들어가는 깊이를 재서 비의 양을 측정했다. ⓒ최윤정
서구보다 약 200년이나 앞서 세종대왕 때 발명한 측우기가 그 관심을 증명한다. 제2 전시실에서는 전 세계를 통틀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강우량 측정기구인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국보 제329호)’와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국보 제330호)’ 진품을 만날 수 있다. 학창시절 ‘1441년, 측우기 발명은 장영실’ 하며 기계적으로 외웠었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국내 유일의 유산인 측우기가 더욱 새로웠다.
국보 충정감영 측우기(국보 제329호)는 헌종때 만들어진 측우기로 국내 유일하다. ⓒ최윤정
비문이 남아있는 측우대, 좌측아래 총탄자국도 있다. ⓒ최윤정
박물관 야외에는 1933년부터 1999년까지 서울의 강우량을 측정하던 ‘우량계실’과 ‘서울기상관측소’가 있다. 기상청이 1998년 신대방동 청사로 옮기면서 이곳에는 ‘기상관측소’만 남게 되었다. 야외 관측장소와 옥상에 설치되어 있는 기상관측장비는 서울의 기온과 습도 등을 관측하며 구름, 기상현상은 관측자가 눈으로 관측을 한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기상정보판 ⓒ최윤정
야외에 있는 기상관측도, 현재도 매일 기상 관측에 사용된다. ⓒ최윤정
기상관측소 옆에는 ‘계절관측 표준목’인 진달래와 단풍잎, 매화 등이 있다. 이곳 기상관측소에 있는 계절관측 표준목에서 꽃이 3송이가 피거나 단풍의 색이 20%이상 들면 공식적인 ‘개화’를 인정받는다. 해마다 계절의 처음을 알리는 기준이 바로 국립기상박물관인 것이다. 서울에서 첫 눈이 내릴 이 곳, 그 때쯤이면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져 맨 얼굴로 첫 눈을 맞게 되기를 바래본다.
개화를 알리는 신호, 송월동 벚꽃 표준목 ⓒ최윤정
날씨는 단순히 우산을 준비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수단만이 아니다. 날씨에 따라 마케팅도 달라지고 날씨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다. 서구보다 200년이나 빨랐던 선대의 과학적 관심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그 역사를 찬찬히 둘러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국립기상박물관에서 일기예보의 역사, 우리나라 기상과학의 우수성을 만나보자.
첫 눈이 내릴 이 곳, 올 연말은 코로나 걱정 없기를. ⓒ최윤정
국립기상박물관 전시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 후 관람을 할 수 있다. 예약은 네이버 통합예약에서 가능하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사전예약자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추후 일정은 거리두기 발표에 따라 다시 공지될 예정이다.
■ 국립기상박물관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7. 25.까지 사전예약자만 전시관람 가능. 추후 일정은 다시 안내
○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52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관람시간 : (1회) 10:00~11:00, (2회)12:00~13:00, (3회)14:00~15:00, (4회) 16:00~17:00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cience.kma.go.kr/museum/
○ 문의 : 070-7850-8493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