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예장자락이 기대되는 이유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02.02. 12:00

수정일 2021.02.02. 17:04

조회 1,033

남산 예장자락 상부가 녹지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015년 서울시가 계획을 수립, 2017년 착공을 시작해 이제 마무리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기억의 터를 알리는 담
기억의 터를 알리는 담 ⓒ김윤경

지난 주말 남산 예장자락을 찾았다. 명동역 1번 출구를 나와, 직진하다 보면 노란 나비가 그려진 담벼락이 눈에 띈다. ‘기억의 터’를 알리는 문구다. 벽에 사뿐히 앉은 나비 그림들을 따라 오르면 적십자 건물이 나온다. 바로 반대편 길을 건너면 녹지공원이 보인다.
녹지공원으로 변모한 남산 예장자락
녹지공원으로 변모한 남산 예장자락 ⓒ김윤경

필자가 찾았을 때는 마무리 식재 작업이 남아있었다. 잠시 산책을 나온 듯한 시민이 멀리 보였다. 곳곳마다 나무로 된 의자가 많아, 마주치지 않고 가볍게 쉬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의 맑은 자연 속 공기가 코로나19로 탁해진 마음을 씻어 주지 않을까. 이외에도 볼거리는 많아 보인다. 유구터와 소나무가 많은 예장숲, 무엇보다도 앞으로 메모리얼 광장이 될 빨간 우체통 모양의 건물이 기대된다. 이곳은 인권기념관으로 5월 예정된 우당 이회영 기념관과 함께 개관 일자를 논의중이다.

남산 예장자락이 시민을 위한 녹지공원으로 탄생하는 의미는 크다. 이곳은 조선 시대 군사들의 무예 훈련장(예장)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훼손, 방치됐다. 더욱이 이 근처는 조선총독부와 경성 신궁, 조선 신궁 터 등 잊지 말아야 할 장소가 많다. 또한 중앙정보부가 있던 곳이어서 인권까지 떠올리게 되는 곳이다. 

남산 예장자락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5곳을 소개한다. 
앉아 쉬기 좋은 나무 의자
앉아 쉬기 좋은 나무 의자 ⓒ김윤경

1. 예장 숲 '남산 위의 저 소나무'

남산 예장자락이 더욱 수려해 보인다. 예장숲에 심어진 나무들 덕분일까, 시민들이 남산의 맑은 공기를 맡으며 산책할 수 있다니 반갑다. 예장 숲 둘레에는 민족과 장수,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심어 있었는데, 이 중 한 그루는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필자가 갔을 때는 아직 팻말은 없어 곧 붙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소나무는 현장확인을 거쳐 전북 고창에서 이식해 온 소나무라고 한다. 소나무 이외에도 18종의 교목 1,642주와 사철나무 외 31종의 관목 62,033주 등이 심어졌다.
메모리얼 광장
메모리얼 광장 ⓒ김윤경

2. 메모리얼 광장

남산하면 또 떠오르는 게 인권이다. 중앙정보부의 지하 고문실을 재현한 ‘메모리얼 광장’은 빨간 우체통 모양 건물의 내부에 위치해 있다. 우체통 모양은 과거와 소통을 하자는 의미를 지녔다. 개관 후에는 당시 사람들의 인터뷰 전시 등과 지하에 마련된 고문실을 만나볼 수 있다. 담당자 이야기를 들으니 의미가 깊다. 광장 앞에 펼쳐진 유구터는 이곳 발굴 과정에서 발견한 조선총독부 관사터 일부분을 그대로 보존한 곳이다.
보행교
보행교 ⓒ김윤경

3.보행교와 보행 전용 터널

공원을 걸어 들어가면 새로 놓인 보행교가 보인다. 보행교를 따라가면 명동에서 남산공원, 한옥마을까지 이어서 걸을 수 있다. 더해 걸어갈 수 있는 길은 하나 더 있다. 기존에 차량만 이용 가능했던 남산 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가 ‘보행 전용 터널’로 재탄생해, 녹지공원을 누빌 수 있다. 점점 걸을 곳이 많아지는 걸 보니 즐겁다.
인공 실개천
인공 실개천 ⓒ김윤경

4. 인공 실개천과 작은 전망대

현재는 동절기라 운행하지 않으나 인공 실개천 터를 조성했다. ‘셋 자락 쉼터’라는 이름 또한 예쁘다. 졸졸 물이 흐를 봄이 그립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올 터. 남산이라 그럴까. 시대를 아울러 저마다의 봄을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겠지. 더 의연한 결의가 느껴진다.
앞에는 도심이 펼쳐진다.
앞에는 도심이 펼쳐진다. ⓒ김윤경

작은 전망대는 딱히 이름은 없다. 남산 연결 교량을 따라 걸으면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작은 계단 위에서 도심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다. 앞에는 중구 일대가 보이고, 뒤를 보자 남산과 서울타워가 반겨준다. 이날 여기서 본 서울 도심과 남산이 어우러진 모습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뒤로 보이는 남산과 서울타워
뒤로 보이는 남산과 서울타워 ⓒ김윤경

5. 주차장과 이회영 기념관

16,992㎡ 크기의 주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버스운행이 줄어 예정보다 마무리가 늦춰졌다. 이곳은 관광버스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도입한 친환경 ‘서울 녹색 순환 버스’ 주차와 환승도 맡는다. 더욱이 우당 이회영 기념관이 환승장 일부 공간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로 연결된 엘리베이터
지하로 연결된 엘리베이터 ⓒ김윤경

서울시 이동일 공공재생과장은 “겨울철 코로나로 마무리 작업이 조금 늦어졌으나 설 이후에 공원을 방문하면 깨끗한 모습을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유념해 보면 좋을 곳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남산자락이 숲으로 복원된다는 큰 의미 속에 남산 숲이 거의 명동에 인접하게 된 것도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특히 앞으로 생길 우당기념관이나, 인권기념관이 뜻깊은 곳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그동안 관광객 버스 등 명동 근처 주차난이 심각했는데 후에 관광객이 오게 되면 주차난을 다소 해결해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구터
유구터 ⓒ김윤경

이로써 명동과 한옥마을, 애니메이션센터 등을 오가며 쉴 수 있는 남산의 허브이자 시민의 아늑한 쉼터가 생긴 셈이다. 코로나19가 사라져 마스크 없이도 이곳을 거닐 날이 언제 올까. 다양한 의미를 갖고 편리성, 관광지까지 겸비한 남산 예장자락이 앞으로 서울의 새 명소로 자리하길 바라본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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