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 그만! 아이들이 보고 있어요
발행일 2020.06.16. 14:27
“CCTV가 녹화 중입니다. 무단 투기 시,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주택가가 무단 투기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윤경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과 배달 문화가 늘어나며 생활폐기물의 발생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필자의 집과 가까운 주택가 골목길에는 쓰레기가 넘쳐 났다. 외진 곳이라 아침이 되면, 밤새 버려진 쓰레기로 뒤덮인 적이 많았다. 투기 금지 글씨는 점점 커졌지만, 별 도움이 되진 못했다. 주민들은 ”또 몰래 버려 놨어”하는 볼멘 소리로 찌푸린 아침을 맞이하곤 했다. 등굣길에 아이들은 냄새 난다며 피해 다녔다.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경고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김윤경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골목에서 올 봄부터 쓰레기 무단투기를 예방하는 음성이 들려왔다. 한국어 음성 뒤에는 외국인들을 고려한 영어도 흘러나왔다,
지난해부터 용산구는 '무단 투기 상습 지역 하나씩 지우기 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장치를 구상했다. 쓰레기통 옆에는 스마트 경고판이 여기저기 깔끔하게 붙어 있었고, 주·야간 촬영이 되는 CCTV와 스피커가 달려 있었다.
용산구가 골목 길바닥을 비추도록 설치한, 무단 투기 금지 로고젝터 ©김윤경
밤에는 불빛으로 경각심을 주고 있다. 바닥에는 ‘우리 아이가 보고 있어요’라는 어린이들이 그려진 무단투기 금지 로고젝터가 발 밑을 환히 밝혀준다. 눈에 잘 보이도록 무단투기 경고판도 새롭게 단장했다.
용산구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김윤경
쓰레기가 조금 줄었을까 싶지만, 아쉽게도 무단투기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수거하시는 분들이 통‧반장, 어르신 등 여러분의 이웃'이라는 호소도 붙어 있었고, '좋은 사람이 좋은 마을을 만든다'는 문구도 붙어 있지만, 아주 없애지는 못했다.
수도권 매립지 반입 총량제란?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안내가 붙어있다. ©김윤경
수도권 3개 시‧도(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는 올 1월부터 수도권 매립지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반입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수도권 제2매립지 사용이 종료돼, 2015년 환경부 및 수도권 3개 시‧도는 수도권 매립지 연장 사용에 합의했고, 2018년부터 현재 수도권매립지(3-1 매립지)를 사용해 왔었다. 그렇지만 쓰레기 반입량이 일 1,000t 이상으로 늘어, 사용 종료 기간이 처음보다 9개월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돼 조금 일찍 실시하게 되었다.
용산구는 CCTV를 설치해 깨끗한 동네 만들기에 나섰다. ©김윤경
용산구의 경우, 올해 매립지 할당량은 6,609톤인데, 지난해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3만 2,680톤에 달한다. 지자체별로 할당된 반입 총량을 초과하면, 초과 분에 대해 반입수수료 100% 증액부과, 5일간 반입 정지를 부여하게 된다. 현행 수도권 매립지 생활 폐기물 반입 수수료는 톤당 70.056원으로, 100% 증액 부과가 되면 경우 톤당 14만112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반입이 중단되면 생활폐기물 수거가 불가능하다니 시민들의 불편이 눈 앞에 바로 보이는 듯하다.
서울시 가로 쓰레기통 확대 설치
필자는 종종 가방 속에 따로 장바구니를 넣고 쓰레기를 그 안에 넣어오기도 했지만, 물이나 음식물이 묻은 쓰레기는 난감한 적이 많았다. 한번은 빈 컵을 버릴 곳을 찾다가 결국 못 찾아 한참 들고 걷다가, 회사 화장실 안까지 들고 온 적도 있다. 1995년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가 시행되었을 때, 가로 쓰레기통은 7,607대였지만, 가로 쓰레기통에 무단배출하는 사례가 발생해 2007년 절반인 3,707대까지 줄였다. 그렇지만 가로 쓰레기통이 감소하면서 시민들이 정작 쓰레기를 버리기 불편해 설치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졌다. 특히 외국인 관광 지역과 다중집합장소에서는 더욱 절실했다.
중구에 설치된 가로 쓰레기통 ©김윤경
서울시는 지난 8일 가로 쓰레기통을 확대 설치한다고 밝혔다. 쓰레기통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이를 배치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고 도시 미관도 개선하자는 취지다. 가로 쓰레기통이 총 657대가 늘어나게 된다. 시는 지난 2013년 ‘가로 휴지통 증설, 관리개선 계획’을 수립, 자치구에 가로 쓰레기통 설치 비용을 일부 지원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시민, 전문가, 시·구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가로 쓰레기통 설치 및 운영 개선’ 토론회를 개최하고, 쓰레기통 정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왔다. 토론 당시 의견은 팽팽했지만, 쓰레기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했었다.
IoT 센서를 적용한 서대문구 스마트 쓰레기통(좌), 전단지를 위한 여의도 한강공원 전단지 통(우) ©김윤경
가로 쓰레기통 설치 확대를 위해서 시내 가로 쓰레기통 6,940대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하고 유동 인구와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량을 확인해 신규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설치 수량뿐 아니라 설치 위치와 종류, 이전, 철거, 청결 불량 등 불편 발생 현황을 확인하고, 쓰레기통 설치 수량 및 쓰레기량 등을 점검해 상대적으로 이용 빈도가 낮은 장소의 쓰레기통은 적절한 위치로 이전하거나 추가로 신규 설치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가로 쓰레기통의 설치 간격, 위치, 디자인, 운영 관리 등을 담은 ‘가로 쓰레기통 가이드 라인’을 수립하여 가로 쓰레기통을 체계적으로 설치·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중구에서도 이동식 감시카메라가 무단투기를 찍고 있다. ©김윤경
이미 여러 곳곳에서 쓰레기에 대한 노력에 고심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송파구는 쓰레기를 먹은 바다거북과 돌고래 뱃속이 보이는 쓰레기통으로 경각심을 알리고, 5월 영등포구에서는 관 내 70대의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을 만들었다.
어느 곳에서든 시간에 맞춰 내 집 앞에 버리도록 하면 좋겠다. ©김윤경
무엇보다 중요한 건, 쓰레기를 줄이고 무단투기를 하지 않는 시민 의식이 아닐까. 남몰래 버린 쓰레기는 우리 동네 곳곳에 악취를 남기고, 그 냄새는 결국 우리 집까지 퍼지게 마련이다. 또한 우리는 각종 질병뿐 아니라 오염된 환경으로 생기는 많은 문제를 이미 겪고 있다.
서울시가 가로 쓰레기통을 적절하게 설치해 미관을 살리고 더욱 청결해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시민들 스스로 쓰레기 관리에 신경 써, 보다 깨끗한 내 주변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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