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네! '삼천사 계곡'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8.07.16. 16:30

수정일 2018.07.23. 17:13

조회 19,447

2.1km나 되는 삼천사 계곡에는 곳곳에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펼쳐 있다.

2.1km나 되는 삼천사 계곡에는 곳곳에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펼쳐 있다.

“서울에서 삼천사 계곡만큼 여름 피서지로 좋은 곳은 없다” 어느 산악회 모임에 갔다가 얻은 정보, 사실일까? 지난 주말 기자가 직접 삼천사 계곡을 찾았다.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버스 7211, 701번을 타고 ‘하나고·삼천사·진관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렸다. 느린 걸음으로 20분 정도, 삼천사 입구에 다다랐다. “분노 없는 마음 부처님 마음” 삼천사 입구 미타교(彌陀) 현수막 글귀가 잠시 걸음을 멈추게 했다.

삼천사 계곡은 삼천사 입구 미타교에서 시작된다.

삼천사 계곡은 삼천사 입구 미타교에서 시작된다.

삼천사 계곡은 이곳 미타교에서부터 ‘삼천사(三千寺)’를 통과하여 비봉·대남문까지 이어진 골짜기이다. 미타교를 지나 쭉 뻗은 나무데크 탐방로를 따라 오르니 우뚝 솟은 석탑 아래에서 탑돌이 하는 아주머니들, 연꽃을 타고 나타난 거북바위 등에 동전을 던져 올리는 아저씨, 범종과 대불을 구경하는 아이들이 반긴다.

삼천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본사 조계사의 말사로서, 661년(신라 문무왕) 원효(元曉)가 창건한 사찰이다.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과 <북한지>에 따르면 3,000여 명이 수도할 정도로 번창하였고, ‘삼천사(三千寺)’란 사찰이름도 이 숫자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온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는 승병들의 집결지로 활용되었으나 임란 중에 결국 소실되고 말았다. 훗날 진영대사가 소실되기 전 암자가 있던 마애여래 길상터에 복원한 사찰이 지금의 ‘삼천사’이다.

대웅보전 뒤에 있는 보물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언제나 기도를 드리는 시민들로 붐빈다.

대웅보전 뒤에 있는 보물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언제나 기도를 드리는 시민들로 붐빈다.

삼천사(三千寺)에는 특별한 보물이 하나있다. 대웅전 위쪽 병풍바위에 새겨있는 ‘보물 제 657호 마애여래입상’이 바로 그것이다. 고려시대 전~중기에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높이 3.02m, 부처님이 연화대좌에 서 있는 모습을 양각과 음각을 섞어 조각한 독특한 불상이다. 왼손을 배꼽 부근으로 올려 손바닥은 위를 향하고, 오른손은 손가락을 펴 옷자락을 살포시 잡고 있는 모습이다. 기도의 효험이 좋아서인가,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신도들이 입상을 향해 연신 절을 하고 있었다.

계곡 상류를 찾은 가족들,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많아 여름피서지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많아 여름쉼터로 여유롭다.

본격적인 삼천사 계곡은 마애여래입상 뒤 구름다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문수봉·비봉의 북쪽 작은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삼천사를 향해 내려오면서 점점 큰 계곡을 이룬다. 계곡이 깊어서인가 스치는 골바람은 시원하고 청량감마저 느끼게 했다. 정성을 다해 쌓은 크고 작은 돌탑 사이 흐르는 계곡 물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하모니 같았다.

무성한 나무숲은 두터운 그늘 천막을 드리웠고, 물가의 너럭바위에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삼천사에서 출발하여 탐방로 비봉·대남문·부암동암문 갈림길까지 무려 2.1km의 계곡, 여름 피서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가진 계곡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니 귀한 보물을 찾은 듯 흥분되었다.

삼천사 계곡 옆 탐방로에서 만난 팽귄바위

삼천사 계곡 옆 탐방로에서 만난 팽귄바위

계곡은 등산로와 나란히 이어진다. 힐긋힐긋 내려다보면서 물 좋고 자리하기 좋은 곳에 터를 잡으면 오늘 하루 최고의 쉼터가 된다. 탐방로 주변에서 만나는 팽귄바위, 돌고래바위, 이름표를 달고 있는 다양한 수목들, 각종 야생화 등은 아이들을 위한 자연생태교육장으로도 좋다. 다만, 이곳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 수는 있으나 수영 등 물놀이 행위는 금지된다. 비록 발만 담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도심에서 강원도 부럽지 않은 계곡물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상쾌했다. 

삼천사 계곡을 따라 사모바위에 오르면 서울시내 조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삼천사 계곡을 따라 사모바위에 오르면 서울시내 조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올 여름 휴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멀리 떠날 수 없다면 서울에서도 넉넉히 피서를 즐길 수 있다. 물놀이장, 다리 밑 영화관, 빗속산책, 공중서커스 등 80여 가지 핫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는 ‘한강몽땅 2018’도 준비되어 있다.

여름 피서지로 산을 찾는다면 서울이 더 좋다. 5대 명산 중 하나인 북한산(837m)을 비롯하여 도봉산(740m), 수락산(638m), 관악산(629m), 청계산(618m), 남한산(522m), 불암산(508m) 등 500고지가 넘는 산(山)만 해도 7개나 된다. 두터운 숲 그늘과 맑은 계곡물, 수많은 너럭바위는 물론 계곡이 2.1km나 되어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는 ‘삼천사 계곡’을 올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추천하고 싶다.

■ 삼천사 계곡 가는 길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 54길 127

◯ 교통

-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 정류소에서 버스 7211번, 701번 환승 ‘하나고·삼천사·진관사 입구’에서 하차, 도보 20여 분

-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롯데몰 정거장에서 버스 704번 환승 ‘하나고·삼천사·진관사 입구’에서 하차, 도보 20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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