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명예시장 최재붕, "하루 30분씩 운동하듯 AI 공부하세요"

발행일 2025.09.12. 14:00

수정일 2025.09.12. 16:41

만나고 싶었습니다! 서울 화제의 인물 인터뷰
‘톡파원’ - ③ 서울시 미래혁신산업 명예시장 최재붕

서울시민기자는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는 서울 속 화제의 인물을 만나봅니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AI전문가이자, 미래혁신산업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으로 선정된 최재붕 교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AI 시대,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그저 막연하고 두렵다고만 여기지 말고, 우리 생활 속에서 AI와 좀더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최재붕 명예시장에게 물어 봤습니다.

AI 서비스 '그록(Grok)'에 잘 나온 사진 한 장을 올렸더니,
영상 한편이 뚝딱 만들어진다.
사진은 달랑 한 장뿐이었는데, 만들어진 영상은 제법 영화스럽다.
SNS 프로필 사진은 '챗GPT'로 만든 지브리풍의 만화 캐릭터로 바꾼 지 오래다.
요즘엔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입력하면
내 사주팔자를 용하게 풀이해 주는 재미에 빠졌다.

- 멀티모달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울시민 김 씨 -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되었다. 정보 검색과 리서치, 자료 정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고, 몇 줄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해 나가는 AI 서비스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그 기능과 효용성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시의 행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는 '글로벌 AI 혁신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발표하며, 인재, 인프라, 투자 등 AI 산업 육성을 위한 중추적인 지원부터 첨단 산업과의 융복합, AI 대중화와 행정 혁신까지 동시에 추진해 AI 중심의 산업 재편을 위한 전방위적인 속도전에 나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AI 전문가이자 서울시 미래혁신산업 명예시장인,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최재붕 교수를 만나 AI와 함께하는 우리의 일상 속 변화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서울시 명예시장 최재붕 교수를 만난 AI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본인 제공

최재붕 교수는 미래를 탐색하는 공학자다. 자신을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소개하는 그는 ‘문명을 읽는 공학자’라는 별명답게 여러 학문 간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새로운 문명에 적응할 수 있는 혁신 방안들을 제시해 오고 있다.

“서울시를 위해서 나도 뭔가를 이바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래혁신산업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을 담당하게 되어 서울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지요. 정책 제안도 하고, 서울시 유튜브 촬영도 하고, 여러 행사에도 참여하며 돕고 있습니다”

최재붕 교수는 특히 AI 전문가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AI 서비스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직, 개인, 학생들에게 AI를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어떤 학습을 해야 할지를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재붕 교수는 서울런에서도 강의하며 왜 AI를 공부해야 하는지 전파하고 있다.

서울시는 AI 중심의 산업 재편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AI 선도 도시로서 경쟁력 있나?

서울의 AI 정책 중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강점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서울시는 디지털화가 많이 진척되어 있고, 서울 시민은 디지털 활용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닐까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외국인들이 깜짝 놀랍니다. 이처럼 서울은 기본 기반이 좋은 도시이기에 전 산업적으로 보면 AI 경쟁력이 꽤 괜찮습니다. AI는 반도체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세계 TOP 3 안에 듭니다. 또 플랫폼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년 넘게 네이버, 카카오라는 독자적인 플랫폼이 있고, 시민들이 많이 사용해서 데이터가 풍부하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AI를 설계하기에 굉장히 좋은 여건입다. 마지막으로 제조업이 탄탄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의 제조업 경쟁력도 좋죠. 이러한 세 가지 강점이 서울이 가진 차별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AI 인재 양성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공계 분야 석사과정 장학금 제도를 신설하는 등 AI 인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서울형 인재 발굴 지원체계를 강화해 가고 있다. 또한 2021년 영등포캠퍼스 개관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자치구 당 한 곳씩 조성을 앞두고 있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최고 수준의 AI·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최재붕 교수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통해 뛰어난 AI 인재를 배출하고, 그 인재들이 기업에 들어가 AI 산업 전반을 풍성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울시가 전략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붕 교수는 규제는 최소화하고 혁신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주

규제는 최소화하고 혁신에 도전해야!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면 규제에 막히기 마련이다. 최재붕 교수의 생각은 이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버'가 불법입니다. 전 세계의 이슈인 무인 자동차는 연구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니 연구를 할 수 없겠죠? 혁신을 좋아하는 인재는 결국 이곳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규제가 많은 나라에는 규제 전문가만 남게 됩니다.
작년 유럽에서 자기반성보고서가 나왔는데요. 20년 전에는 미국과 유럽의 GDP가 비슷했는데, 20년이 지난 이후 지금은 왜 30%나 차이가 날까요? 그 이유는 유럽은 기존의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다 막았습니다. 우리에겐 그것이 상징적으로 '우버'이죠. 규제를 꼼꼼하게 잘 만들어서 혁신을 막다 보니 유럽의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스타트업 70%가 결국 미국으로 이전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미국에서 성공했지요”

유럽은 메일서버까지 미국 의존도가 60%나 된다. 디지털을 소홀하게 한 대가는 컸다. 규제를 잘 만드는 인력을 키워주고 양성하는 것이 아닌 규제는 최소화하고 혁신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방향성을 두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알아야 할 것이다.

국내 최초의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이 이르면 9월 말부터 청계천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서울시

복지야말로 AI기술이 가장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

“전 인류의 문명이 대전환 할 때는 새로운 문명에 도전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혁신이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죠. 실제로 중국에서는 무인택시를 운영하고 1년 만에 기사가 운전한 차량의 사고율이 14배 더 높게 나온 데이터가 나왔어요. 기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잘 모르는 것이죠.”

서울시의 행정 서비스에 AI를 도입한다면 어떤 분야가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전문가의 의견이 궁금했다.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복지 분야입니다. 복지 분야는 사실 굉장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이며, 분야별로 세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AI를 활용하면 비용의 측면에서 아낄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질 수 있죠. AI가 민원인을 보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나면, 거기에 대응책을 쉽게 짤 수 있으니 많은 인력과 인건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가령 혼자서 병원을 가거나 생필품을 사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어르신에게 무인 차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스마트라이프위크(SLW)'에서 만난 웨어러블 로봇 ⓒ김은주

AI 시대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변화보다는 사생활 침해, 데이터 편향, 디지털 격차와 같은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시민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재붕 교수는 AI의 부작용은 극복해야 할 산이라 단언했다.

“모든 혁신에 있어서 부작용은 따르게 됩니다. 지금은 역사 이래 가장 똑똑한 인간들이 살고 있지요. 동영상 중독, 게임 중독, 쇼츠 중독 등 인류는 항상 부작용에 직면해 있었고, 그것을 최소화하고 극복하면서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저는 굳이 발전했다고까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발전이 아닌 진화였죠. 좋은 방향으로 갔다가 아니라 DNA에 의해서 생존에 유리하게 선택한 것입니다. 적은 에너지로 많은 일을 하면 무조건 선택하게 되죠. AI도 마찬가지입니다. AI의 부작용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일종의 장애물인 거죠.”

매일 AI와 대화해 보세요~

최재붕 교수는 AI는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AI를 '도구'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큽니다. 자기계발서가 제일 많이 팔리는 나라이자, 조찬 강연이 있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죠. 이러한 기질을 잘 살려서 3년만 잘 쫓아가면 됩니다.
제일 먼저 할 것은 AI와 많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AI와 하나의 식구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일상에서 중요한 것들을 AI와 함께 풀어갈 수 있습니다. AI는 박사학위 소지자와 전문성이 유사합니다. 챗GPT를 열고 ‘AI 공부 무엇부터 할지 알려 줘’라고 질문하세요. 친해지는 노력을 해야 됩니다. 내가 꼭 필요한 것들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고 이해하다 보면 다른 서비스도 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AI를 쇼핑하듯이 하면 돈만 많이 들지만, 진짜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되면 쾌감이 생깁니다”

AI를 두려워하거나 막연하게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최재붕 교수는 ‘세계관을 바꿔라’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문명이 표준 문명을 바꿨 듯이 AI가 탑재된 일상은 또다시 인류의 문명을 바꿔 놓을 것이다. 혁명은 정해진 미래이며 정해진 미래는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배웠다. 최재붕 교수는 '귀찮더라도 AI 공부를 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루 30분 운동하듯이 AI PT를 받자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의 30분이 쌓인다면 일상은 좀 더 편리해지고 변화를 즐기며 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 명예시장 최재붕 교수는 AI에 대해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은주

전문가가 상상하는 5년 후 나아가 10년 후 'AI가 함께하는 미래의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의 자산은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심과 애정, 훌륭한 도덕성입니다.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되어 SNS에서 서울을 유명하게 만들었죠. 무인 상점이 운영되고, 지하철에 소매치기가 없으며,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는 도덕성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여기에 AI는 그런 체계를 더욱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가사도우미 로봇이 1인 가구 노년 가정을 방문해 가사를 돕고, 무인 복지차가 병원으로 이동해 진료를 볼 수 있게 돕는 인프라가 서울에서 가장 먼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충분히 서울은 그렇게 매력 있고 가능한 영역을 가지고 있기에 AI가 가져다준 미래를 미리 체험하고 싶어서 세계인들이 서울을 찾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AI, 로봇 기술을 만날 수 있는 '스마트라이프위크(SLW)'가 9.30.~10.2. 코엑스에서 열린다. ⓒ서울시

AI를 기술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를 도와주는 일꾼 AI로 여기라는 최재붕 교수의 메시지가 기분 좋게 가슴에 남는다. 하루 30분의 디지털 PT 또는 AI PT로 10년 후 미래를 준비해 보자.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 30분 정도의 시간 투자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유튜브에 ‘챗GPT사용법’을 검색해 그 가능성을 파악하고 AI로 영어공부를 하고 쇼츠도 만들어 보고 GPTs 서비스도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MS 코파일럿, 엑셀에서 챗GPT 활용하는 법, MS 팀즈, 빙챗, MS 엣지, 달리2, 달리3, 미드저니, 챗GPT와 미드저니를 활용한 동화책 만들기, 브루, 런웨이, 스테이블 디퓨전 등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사용해 보며 ,그 편리성을 손에 익혀가는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 본다. 글로벌 AI 3대 강국의 중심 서울로 도약하는 그날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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