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일수록 건강하게! 동네 보건소서 무료 검진 받았어요

시민기자 정지영

발행일 2024.08.20. 15:49

수정일 2024.08.21. 11:28

조회 3,681

관악구 보건소 '관악 청년 1인 가구 무료 건강검진' 체험기
3개 구의 보건소가 1인 가구 건강검진을 홍보하고 있다. ⓒ관악˙광진˙동작구 보건소
3개 구의 보건소가 1인 가구 건강검진을 홍보하고 있다. ⓒ관악˙광진˙동작구 보건소

혼자 살다 보면 ‘갑자기 쓰러졌는데 누구도 나를 발견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특히 재택근무 등으로 평일 회사로 직접 출근하지 않는 청년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나친 걱정인가 싶다가도 뉴스를 보면 간혹 ‘걱정이 현실이 된’ 또래들의 케이스가 마음을 울린다.

“가는 데는 순서 없다. 멀쩡할 때 챙겨.”

어르신 센터에 봉사하러 나간 날. 갑자기 일어났더니 머리가 핑 돌았다. 옆에 있던 어르신께서 물끄러미 보시다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장수를 위한 조언을 건넸다. 애정이 섞인 강렬한 말에 건강검진을 검색해 보았지만 ‘프리미엄 건강검진 XX만원’ 같은 광고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직 젊은데 이 정도까지 필요한가? 기본 정도만 받고 싶은데…’ 하는 생각으로 창을 닫았다.

다행히 관악˙광진˙동작구 보건소에서는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라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보건소가 선별한 항목이니만큼 과하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본인은 이 중에서 거주하고 있는 관악구의 보건소를 방문하여 무료 건강검진을 직접 받아보았다.

1인 가구 건강검진 누가 받을 수 있나요?
자치구 대상(주민등록 기준)
관악구 관악구 거주 19~39세 청년 1인가구
광진구 광진구 거주 19~64세 1인가구
※ 국가건강검진 대상자는 제외 / 광진구 내 학교 재학 또는 직장 재직을 증명하는 서류 지참 시 타 자치구 1인가구도 검사 가능
동작구 동작구 거주 19~39세 청년 1인가구
* 구청, 보건소 홈페이지 안내 기준
* 상세내용 및 가능한 일정 사전 문의 권장

관악구·광진구·동작구 주민인데 저도 해당하나요?

그렇다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의 기준은 어떨까? 19~39세라면 세 곳의 보건소 모두 해당이 된다. 이 중 광진구에 거주한다면 국가건강검진 대상자는 제외되는 대신 64세까지도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대상에 해당이 된다면 평일(공휴일 제외) 오전 9시~11시에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하고 방문하면 된다.

검진 항목은 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기본적인 신체 계측, 혈액 검사, 소변 검사, 간염 검사, 흉부 X선 촬영 등이 포함된다. 원활한 검사를 위해 전날 오후 10시 이후 금식하는 것도 잊지 말자. 혈액 검사를 위해서는 팔 부분이 잘 걷어지는 상의를 입고, 빠른 X선 촬영을 위해서는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관악구 보건소 2층에 청년 1인가구 건강검진 안내 배너가 보인다. ⓒ정지영
관악구 보건소 2층에 청년 1인가구 건강검진 안내 배너가 보인다. ⓒ정지영
관악구 건강관리센터. 커다란 숫자 덕에 갈 곳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정지영
관악구 건강관리센터. 커다란 숫자 덕에 갈 곳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정지영
기본 측정을 마치고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정지영
기본 측정을 마치고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정지영

관악구 보건소에서의 건강검진, 대사증후군 검사 체험기

얼떨결에 금식에 성공한 다음날, 별도 예약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이때다 싶어 신분증과 등본을 들고 바로 보건소로 향했다. 만약 1인 가구 증명을 위한 등본을 놓고 오더라도 바로 옆이 구청인데다가 요즘에는 모바일로도 등본을 발급할 수 있으니 크게 신경 써야 할 준비물은 없다.

“이왕 금식하고 오셨으니까 오늘 대사증후군 검사도 가능한지 문의해보시겠어요?”

2층 건강검진센터에서 접수를 하던 와중에 친절한 직원분께서 추가 검사를 권했다. 다행히 방문한 날 먼저 진행 중인 인원이 없어 겸사겸사 대사증후군 검사까지 받게 되었다. 이왕 평일에 시간을 내는 김에 본인이 거주하는 구의 보건소는 어떤 검사를 진행하는지 사전에 알아본 뒤, 하루에 다 받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관악구 대사증후군 관리 안내 페이지

건강검진은 2층에서 접수 및 문진 작성을 마치고 3층에서 X선 촬영과 혈액 및 소변 검사를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본인의 경우 대사증후군 관련 검사를 위해 추가로 체성분을 측정하고 운동과 영양 관련 상담까지 받았다. 체성분 측정의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본인은 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는 낮지만 체지방률이 높은 마른 비만에 속했다.

“체중은 표준이지만 근육이 부족하시네요.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정도, 유산소 운동은 가급적 매일 하시는 것이 좋겠어요.”

“내장지방이 꽤 있으니 빵, 떡, 국수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아요.”

예상대로 70점이 넘지 않는 인바디 점수에 운동 상담 선생님과 영양 상담 선생님의 조언이 쏟아졌다. 그래도 허리둘레, 혈압, 공복혈당,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모두 정상이라 대사증후군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결과지에 빼곡히 적힌 항목들이 인상적이다. ⓒ정지영
결과지에 빼곡히 적힌 항목들이 인상적이다. ⓒ정지영

인터넷으로 편하게 조회 가능한 검진 결과

검진일로부터 5일(휴일 제외)이 지났을 무렵. 검진결과가 궁금해졌다. 물론 보건소에 신분증을 들고 다시 방문하는 방법도 있지만 온라인으로 집에서 조회하는 쪽을 택했다.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에 접속하여 검진/검사결과조회 메뉴를 클릭한다. 본인 인증을 마치면 검진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건수가 0이 아닌 모든 검사를 확인하여 보건소에 방문한 날에 받은 결과지를 모두 다운로드 받으니 무려 7장이나 되었다. 선택인 성병 검사를 제외했는데도 말이다. 무료로 받은 검사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순간 좋은 의미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검진 항목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혈액 검사였다. 적혈구 수, 헤마토크리트, 혈색소, 혈소판 수, 빌리루빈, 알칼리포스파타제, 알부민 등… 낯선 이름의 항목들이 20종 넘게 나열되어 있었다. 정확히 어떤 역할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판정이 정상이라 가볍게 훑던 차에 ‘이상값’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빌리루빈이 양성이고, HDL콜레스테롤이 정상 범위보다 약간 낮았다. 회식을 제외하고는 술을 마시는 일이 드물기에 간에 관련된 수치가 이상하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다 문득 올해 초에 체한 것 같아 찾아간 한의원에서 들은 말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체한 거 아니에요. 간 쪽을 풀어줘야 해요. 술 잘 안 드시면 혹시 평상시에 먹는 약 있으세요? 유전이나 체질일 수도 있고요.”

소화제가 듣지 않아 갔는데 간이 문제라는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막상 간에 관련된 부위에 침을 맞으니 통증이 눈에 띄게 사라졌었다. 그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검사를 보니 아닌 모양이었다.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보자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본인에게도 이상값으로 나오는 결과가 있었다. 여러분도 젊다고 안심하지 말고 기회가 된다면 무료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길 권한다. 자신이 부족한 점을 알고 있다면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다음 검사에서 변화도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본인은 우선 식단에서 빵을 조금 줄이기로 했다. 우선 판정은 정상으로 나왔지만 이상값이 있는 만큼  영양제를 먹으면 좋을지, 혹은 먹는 약을 바꿔야 할지 가까운 시일 내에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보기로 했다. 몸은 하나고 남은 인생은 아직 길 예정이다. 가볍게 시간을 내어 무료 검사 한번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기자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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