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겨울방학! 주머니 가볍게 가 볼 만한 전시 추천
발행일 2024.01.22. 09:30
아이가 방학을 시작하면 엄마는 개학이라는 말이 있듯이, 집집마다 방학 전부터 알찬 계획들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비용 탓에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겨울방학도 절반을 훌쩍 넘긴 이때, 주머니 가볍게 가 볼 만한 전시들을 소개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의 ‘낙이망우 樂以忘憂-망우동 이야기’와 ‘그때 그 서울’ 전시 ⓒ이정민
① 서울역사박물관|‘낙이망우(樂以忘憂) - 망우동 이야기’
첫 번째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1층)에서 열리고 있는 ‘낙이망우(樂以忘憂) - 망우동 이야기’다. 이는 조선 시대 서울 동북부의 주요한 관문이기도 했던 망우동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평일 낮, 전시장 안은 초등학생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는 모습이다.
과거 망우역 주변 공장과 망우동의 교통 변화 등의 전시물을 바라보는 관람객 ⓒ이정민
망우동 주변 학교 관련 물품들과 당시 버스 노선도, 버스표 등도 보인다. ⓒ이정민
전시의 제목 ‘낙이망우(樂以忘憂)’는 ‘즐거이 근심을 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망우 忘憂’는 이성계가 수릉(왕이 죽기 전에 미리 만들어둔 무덤)의 위치를 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른 고개에서 ‘근심을 잊었다’ 하여 지어진 망우고개에서 유래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처럼 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지명의 의미와 유래 등을 되새기며 관람하다 보면, 그 지역에 대해 조금씩 더 궁금해진다.
방학을 맞은 학생 관람객들이 망우동 이야기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정민
이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옛 망우동의 모습과 망우동이 변화하는 모습을 만난다. 그리고 2부로 넘어가면 현재는 망우역사문화공원이 된 망우리 공동묘지의 모습과 영면해 계신 인물들에 대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자연과 함께 하는 여유도 즐겨 보자.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이정민
② 서울역사박물관|임인식 기증유물특별전 ‘그때 그 서울’
두 번째 전시는 망우동 이야기를 다 둘러보고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임인식 기증유물특별전 ‘그때 그 서울’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6.25 종군기자인 임인식 작가의 사진 140여 점에 담긴 서울의 생생한 기록들이 눈길을 끈다.
1945년~1965년까지 격동기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애환이 흑백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총 8개의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종군기자로서 임인식 작가는 전쟁 초기 서울 시민들이 피난길에 오르는 모습을 포함해 전쟁의 전 과정을 기록했다. 그래서일까? 어르신 관람객들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폐허가 된 서울의 사진들 앞에서 한참을 바라본다.
1945년~1965년까지 격동기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애환이 흑백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총 8개의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종군기자로서 임인식 작가는 전쟁 초기 서울 시민들이 피난길에 오르는 모습을 포함해 전쟁의 전 과정을 기록했다. 그래서일까? 어르신 관람객들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폐허가 된 서울의 사진들 앞에서 한참을 바라본다.
임인식 기증유물특별전 ‘그때 그 서울’이 열리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이정민
임인식 작가의 흑백 사진 속 서울의 모습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이정민
“그때는 여름에 갈 데가 한강밖에 없었어.” “그렇지.”
관람객들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한강은 오랫동안 서울 사람들의 생업과 놀이의 공간이었다. 전시관 벽면에 적힌 글을 인용하면, 여름철 동대문에서 뚝섬까지 오갔던 전차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는 ‘뚝섬에서 전동차 타려는 인파들’이나 ‘뚝섬유원지에서 뱃놀이하는 시민들’과 같은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관람객들의 대화와 마찬가지로 한강은 오랫동안 서울 사람들의 생업과 놀이의 공간이었다. 전시관 벽면에 적힌 글을 인용하면, 여름철 동대문에서 뚝섬까지 오갔던 전차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는 ‘뚝섬에서 전동차 타려는 인파들’이나 ‘뚝섬유원지에서 뱃놀이하는 시민들’과 같은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오랫동안 서울 사람들의 생업과 놀이의 공간이 되어 준 한강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 ⓒ이정민
1952년 북촌 가회동에 정착했다는 임인식 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골목 안 풍경과 덕수궁, 삼청공원 등을 지금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이제는 사라진 고향의 정겨운 모습과 골목길을 추억 할 수 있는 타임캡슐이 된 사진 속 이야기가 매력적인 전시다.
임인식 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북촌 가회동 골목 풍경과 아이들 사진ⓒ이정민
③ 서울공예박물관|‘만년사물’
서울공예박물관의 전시 ‘만년사물’은 고려아연과의 협력 사업인 KZ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로, 공예가 지속 가능한 삶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올해의 금속공예가상’의 역대 수상 작가들의 작품과 제작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서울공예박물관의 전시 ‘만년사물’에는 개성 있고 감각적인 공예작품들이 많다. ⓒ이정민
기존 상설전시에는 전통 공예 작품들이 많았다면, 이번 전시는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금속 공예 작품들만의 개성과 감각이 넘친다. 그래서 인테리어나 생활 디자인에 관심 있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 같다.
공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 중에서 '생활에 편리한 쓰임', '과소비되고 있는 문화의 해독제로서의 역할'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속 가능한 제작 방식과 생활 문화를 제안하는 금속 공예가들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면 꼭 들러 보자.
공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 중에서 '생활에 편리한 쓰임', '과소비되고 있는 문화의 해독제로서의 역할'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지속 가능한 제작 방식과 생활 문화를 제안하는 금속 공예가들의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면 꼭 들러 보자.
생활 디자인에 관심 있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만년사물’ 전시 ⓒ이정민
조성호 작가가 진행하는 업사이클링 워크숍 ‘당신의 레고를 기부해 주세요’ ⓒ이정민
④ 서울공예박물관 쇼윈도 갤러리|‘옹기와 숨’
서울공예박물관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쇼윈도 갤러리 전시 ‘옹기와 숨’도 추천한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오로지 흙과 불, 물만으로 만든다는 제주의 전통 옹기가 쇼윈도 안에서 따뜻한 기운을 전한다. 자연과의 협업으로 새해의 안녕과 소망을 담은 색다른 야외 전시에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이 머문다.
주머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함께 감성 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자.
주머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함께 감성 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자.
새해의 안녕과 소망을 담은 서울공예박물관 쇼윈도 갤러리 전시 ‘옹기와 숨’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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