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하고도 멋스러운 공간! 서촌·북촌에만 있는 특별한 한옥 라운지

발행일 2024.01.10. 14:55

수정일 2024.01.10. 17:40

작년 11월 8일,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마을인 서촌과 북촌에 공공한옥을 리모델링한 서울 공공한옥 라운지가 운영을 시작했다. 한옥 전시장, 전통문화 공간, 도서관, 카페는 있었지만 라운지는 처음이라 어떻게 구성되었을지 궁금했는데, 직접 가보니 각각의 특색이 뚜렷해 앞으로 찾아가는 재미가 더 많이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서촌 주민도 궁금해지는 공간 '서촌라운지'

서촌에 들어선 공공한옥 라운지의 이름은 지역명을 반영한 ‘서촌라운지’이다. 초행이라 지도 앱에 주소를 넣고 그대로 따라 갔더니,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세종마을 음식 거리 골목 끝에서 통인시장으로 가는 큰 길가에 위치한 아담한 한옥이 나왔다. 밖에서 봤을 땐 규모도 커 보이지 않고 않고 안내 문구도 소박해 쉽게 스쳐갈 수 있어 보였지만, 일단 들어가 보면 절대로 잊기 어려울 정도로 아늑하고 따뜻한 기운이 넘쳤다.

단층으로 보이지만 복층 구조로 이뤄진 서촌라운지. 꽤 멋스럽게 꾸며져 있다. ©박지영

한옥 전시장이자 일상 문화 체험 공간으로, 통창이 많아 공간이 더 넓어 보인다. ©박지영

서촌라운지는 '다양한 분야의 젊은 창작자가 모여드는 서촌 지역의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 서울 한옥 주거 문화 ‘K-리빙’의 매력과 가치를 소개,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실제로 경복궁역에서 서촌라운지까지 가는 골목마다 맛집부터 예쁜 카페, 개성 있는 전시 공간 및 소품 가게들이 많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촌라운지는 아파트에 익숙한 시민들에게 서울 한옥 라이프스타일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1층 입구부터 전시 안내, 전시 공간, 이벤트 공간(마당), 체험 공간으로 구분되고, 실내에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 날씨나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서촌에 한옥이 많다고는 하나 일상 공간처럼 꾸며 무료 공개된 곳은 적었는데, 사랑방을 닮은 서촌라운지에서는 전시도 보고,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그런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또 실내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공예 관련 책을 읽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있어 한적한 시간대에 찾아와서 쉬었다 가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1층 입구에서 바라본 전시 공간. 'ㄱ'자 형태의 구조로 단순하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박지영

1층 통창에서 바라본 마당 공간. 서촌라운지에는 특별한 장치 없이도 특별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 ©박지영

2층 휴게 공간. 공예 관련 국내외 서적이 준비되어 있어 책도 읽고 쉬어가기 좋다. ©박지영

전시 공간에서는 오프닝 기획 전시로 '독일 바우하우스×전통공예, 음미하는 서재'가 열려 건축과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 양식을 대표하는 가구 및 조명과 국내 현대 공예 작품 40여 점을 소개했다. 출품작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고 멋있어서 작품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외에도 서촌라운지 곳곳에 놓인 멋진 공예 소품들도 많아 이곳에서 본 것들을 참고 및 구매해 집 안 인테리어나 분위기에 변화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간을 둘러보는 일 자체로도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

오프닝 기획 전시를 통해 한옥과 잘 어울릴 만한 국내외 작가들의 생활 소품 및 가구들을 소개했다. ©박지영

실내 체험 공간에서는 계절 다회가 주기적으로 진행된다. ©박지영

서촌라운지는 운영시간 동안 누구나 들러서 쉬어가거나 전시를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별도의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2월 말에 진행된 전통 계절 차회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전통차를 마시며 주제에 맞는 대화를 나누는 소셜 프로그램이었다. 서로 다른 연령대의 참가자가 풀어 놓은 각각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한옥에서 전통 다식과 함께하니 친근하고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서촌라운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니, 참여를 원한다면 공식 SNS를 팔로우해 두면 좋을 듯하다.

구절초 차. 전통 계절 차회에는 전통차 3종과 간단한 다식이 무료로 제공됐다. ©박지영

외국 방문객에게 특화된 공간 '북촌라운지'

북촌라운지는 지하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계동길 중앙고등학교로 가는 큰길에서 약간 들어간 골목 안에 있다. 북촌라운지 역시 서울과 북촌을 찾는 모든 방문객에게 열린 공간이지만, 조금 더 외국 방문객에게 특화되어 있는 곳이다. 계동길엔 특색 있는 공공한옥과 예스러운 동네 모습을 볼 수 있어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데다가, 북촌라운지에서는 지역 관광과 체험을 지원하는 총괄 안내(원스톱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촌라운지에서는 북촌 관광과 체험에 대한 포괄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박지영

서촌라운지가 복층 구조인 것에 반해 북촌라운지는 안채와 사랑채, 별채로 구성됐다. 컨시어지와 식음료 공간인 안채에서는 모든 방문객에게 환영 차(웰컴티)를 한 잔 제공하고, 인근 한옥스테이 등에 투숙하고자 하는 방문객에게 숙소 안내와 짐 보관, 입‧퇴실 지원, 지역 안내 등을 제공한다. 한옥 체험 및 라운지 공간인 사랑채는 언제든 쉬어갈 수 있게 개방되어 있다. 동절기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난방이 되지 않아 머물기는 어렵다. 몇 개의 계단을 오르면 만나게 되는 별채는 평상시엔 프로그램 체험 및 휴게 공간으로 운영되며 지역 장인, 단체 등과 연계한 팝업 전시를 진행하는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북촌의 일상과 문화를 담은 지역 안내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북촌라운지 ©박지영

한옥 체험 및 라운지로 사용되는 사랑채. 언제든지 와서 머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박지영

가운데 통창으로 된 곳에서 총괄 안내가 이뤄진다. ©박지영

총괄 안내가 이뤄지는 내부 공간. 상황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박지영

별채는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지영

북촌라운지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진 다도 체험이, 격주 금요일마다 K-팝으로 배우는 우리말 클래스가, 매주 토‧일요일에는 ‘주거 지역’으로서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공정 관광 안내 프로그램인 북촌 산책이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클래스마다 인원 제한이 있고, 프로그램에 따라 소정의 참가 비용도 있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공식 SNS를 통해 자세한 소식을 확인하고 참여하길 바란다. 동절기라 진행 프로그램에도 변경 사항이 있을 수 있으니 공식 SNS를 팔로우해 두고 소식을 받아보면 편하다.

북촌라운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 자세한 소식은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지영

사랑채에선 다도 체험이 이뤄진다. ©박지영

또 서촌라운지 근처에는 상촌재, 청전 이상범 가옥이, 북촌라운지 근처에는 북촌문화센터, 배렴 가옥 등 다양한 공공 한옥들이 도보 거리에 있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함께 돌아보며 다양한 한옥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다. 이밖에 서울 소재 공공한옥을 더 방문하고 싶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서울한옥포털에서 통합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꼭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