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의 연구원에게 직접 들어본 우리나라 '민가정원'의 가치

서울청년크루 김민영

발행일 2023.11.29. 11:00

수정일 2023.11.29. 19:29

조회 599

비 오는 날 북촌한옥청의 풍경 모습
비 오는 날 북촌한옥청의 풍경 모습

서울한옥위크가 진행된 지난 9월, 북촌한옥청에서는 <삶이 깃든 자리 ‘민가정원을 만나다’> 전시가 진행됐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민가정원’의 멋과 아름다움을 북촌한옥청을 통해 알릴 수 있는 전시였다.

올해의 서울한옥위크는 마무리되었지만, 민가정원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국립수목원의 박수림 연구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삶이 깃든 자리 ‘민가정원을 만나다’> 전시 홍보 포스터
<삶이 깃든 자리 ‘민가정원을 만나다’> 전시 홍보 포스터

Q. <삶이 깃든 자리 ‘민가정원을 만나다’> 전시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국립수목원에서는 한국 정원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한국 정원과 민가 정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 하는데요, 올해 민간 정원을 일반 시민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해서 이런 전시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전시는 크게 세 공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12개 가옥 데이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국립수목원에서는 민가 정원에 대한 정보들을 웹 아카이브로 구축을 하고 있어요. 그 아카이브 속에 있는 데이터들을 보는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 공간은 민가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로 꾸며졌습니다. 국립수목원의 연구원들이 전국의 민가 정원을 조사하면서 만난 소유주 혹은 관리자 분들을 통해 민가정원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나 자원들에 대해 듣습니다. 그 내용들을 토대로 만들어둔 패널 전시 공간입니다.

마지막 공간에는요, 남원의 ‘몽심재’라는 가옥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남원 몽심재 모형과 영상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남원 몽심재를 구현해놓은 모형
남원 몽심재를 구현해놓은 모형

Q. 어떤 계기로 이 전시(삶이 깃든 자리 ‘민가정원을 만나다’)가 시작됐나요?

A. 저희가 한국 정원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가 조사를 다니고 기록을 해서 간행물을 내기는 해요. 근데 이 간행물을 판매하는 건 아니라서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서 PDF파일로 다운은 받으실 수 있는데, 찾아서 다운받지 않는 이상 이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건 일반인분들이 잘 모르세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인분들이 쉽게 느끼실 수 있게 한국 정원이랑 민가정원이라는 것을 전시 형태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울한옥위크 북촌 한옥청 전시 입구
서울한옥위크 북촌 한옥청 전시 입구

Q. 이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이뤄졌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연구원들이 지방에 있는 민가를 조사를 다 다녀왔어요. 등록문화재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등록이 안 되어 있는 가옥들도 있거든요. 저희가 지자체나 소유주분들한테 따로 연락해서 허가를 받고 현장에 가서 조사를 하는 편입니다.

보통 건물에 대한 연구는 되게 많잖아요. 하지만 한옥에 있는 정원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정원이 너무 가변적이에요. 식물이 잘 죽기도 하고, 그리고 식물을 다른 걸로 교체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정원에 대한 기록은 잘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 부분들을 기록을 하고 자료를 남기기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민가 정원들을 조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공간별로 다 나눠서 도면을 그리고, 어떤 식물이 어디 있는지, 공간별로 어떤 정원 요소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 조사를 하고 있어요.
한국의 민가정원 설명 부분
한국의 민가정원 설명 부분

Q.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연구원분들한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게 민간과 개인의 집이잖아요. 내 집을 누군가한테 보여준다는 게 조금 꺼려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리고 집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같은 거를 들으려고 해도 집안 내력이다 보니까 공개하기를 거부하시는 분들이 있었다고 해요. 조사를 나갔을 때 비협조적인 분들이 많으셔서 그런 과정이 조금 어렵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사실 요즘은 예쁜 원예 품종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래서 요즘 화려한 식물들을 많이 좋아하시는데 자생 식물 중에 엄청 눈에 띄게 화려하고 예쁘다라고 느끼시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그 자생 식물로만 꾸미려다 보니까 조금 한계가 있기는 해요. 저희가 쓸 수 있는 식물의 종류도 제한이 있어서 그런 점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인 거 같아요.
민가정원 전시회에 전시된 자생 식물들 중 일부
민가정원 전시회에 전시된 자생 식물들 중 일부

Q. 제가 전시를 둘러보면서 매우 세심하게 구성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식물들도 유리 돔으로 씌워져 있고, 전시도 정돈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A.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런 방식으로도 자생 식물을 실내로 가지고 올 수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실 수 있게끔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고사리 식물은 반음지 식물이고 습기를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고사리 종류는 말씀 주셨던 것처럼 ‘테라리움’이나 ‘돔’ 형식으로 넣어 전시 했습니다. 전시 장소가 한옥이다 보니까 한옥과 어울리게끔 고민했습니다.
돔 형식으로 전시돼 있는 자생 식물과 식물 관련 정보 웹 아카이브 QR코드
돔 형식으로 전시돼 있는 자생 식물과 식물 관련 정보 웹 아카이브 QR코드

Q. 기억에 남는 방문객이 있나요? 외국인 방문객 중에서는 어느 나라에서 많이 찾아오시는 편인가요?

A. 생각보다 매우 다양한 외국인 방문객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 전시 자체를 해설을 해드리지는 않고 자유 관람으로 두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크게 물어보시는 부분은 없는 거 같아요. 대부분 방문하셔서 자유롭게 전시 관람하시는 편이에요.추가 해설이 진행되지 않는 부분이 아쉬울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각적인 자료가 충분히 많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어가시더라고요. 보기에 예뻐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있어서 많이들 좋아하시는 것 같고, 전시 식물들과 자료들만으로도 충분히 공감하시는 거 같아요.
서울한옥위크 관련 안내 책자들
서울한옥위크 관련 안내 책자들

Q. 해당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공간만의 매력이 있을까요?

A. 각 지역에 있는 식물들을 찾아서 가보기 어려운데 아카이브 전시 공간 부분에서는 다 보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거 같아요. 방문하셨던 어떤 분께서 그러더라고요. “내가 이 집의 안채를 들여다보네” 이러시면서 개방이 안 된 곳도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가셨을 때 못 보는 곳도 있거든요. 저희가 다 조사를 하고 사진을 찍어왔기 때문에 이 아카이브를 통해서 보실 수 있어서 아카이브 전시 공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회 관련 모바일 리플렛 QR코드 및 한국의 민가정원 오디오 QR코드
전시회 관련 모바일 리플렛 QR코드 및 한국의 민가정원 오디오 QR코드

Q.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한옥, 한국 민가정원과 정원 식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신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국 정원이라고 하면은 보통 궁궐이나 사찰에 가서는 많이 보시는 경우가 많고, 또 민가 정원은 개인의 집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으세요. ‘민가 정원이 한국에 이런 기록으로 조사가 되고 있고 자료가 만들어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와서 좀 느껴보실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생식물도 실내로 충분히 예쁘게 들여놓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 오는 날 북촌 한옥청의 풍경 모습
비 오는 날 북촌 한옥청의 풍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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