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푸카라 황소와 서울 해치의 닮은 점은? 시청에서 만난 뜻밖의 전시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3.11.20. 13:10

수정일 2023.11.20. 13:12

조회 1,969

서울시청 로비에서 한·페루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푸카라 황소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서울시청 로비에서 한·페루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푸카라 황소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은주

세계 22개 도시 순회 중 페루 푸카라 황소, 서울시청에서 만나요!

갈 때마다 기대가 되는 곳이자 이번에는 어떤 행사가 펼쳐지고 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곳이 있다. 스토리를 담은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지는 서울광장이다. 서울시청의 시민청 역시 색다른 프로그램과 전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곳이 서울시청 본관이다.

서울시청 본관 로비에서는 지금 주한 페루 대사관 주최로 페루와 한국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푸카라 황소 전시11월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푸카라 황소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위치한 푸노시의 푸카라 마을의 수공예 예술품이다. 원래는 여행자들이 음료수나 브랜디를 운반하는 주전자나 물통으로 사용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정에서 음양, 화합과 행복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페루의 대표 상징물이 된 푸카라 황소는 마을과 시설, 집 지붕, 예식과 같은 각종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번영과 행운의 수호자를 상징하는 푸카라 황소는 점토로 만들며 가마에서 구워 굳히는 방식으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크기도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집의 가장 높은 부분의 한가운데에 작은 황소 두 마리와 십자가를 배치해 그 가정을 수호하게 했다.
전시회에서는 페루의 전통 공예품인 다양한 푸카라 황소를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전시회에서는 페루의 전통 공예품인 다양한 푸카라 황소를 만날 수 있다. Ⓒ김은주
푸카라 황소는  점토로 만들며 가마에서 구워 굳히는 방식으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김은주
푸카라 황소는 점토로 만들며 가마에서 구워 굳히는 방식으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김은주

푸카라 황소의 전체적인 외관은 알록달록한 여러가지 색상과 무늬로 화려한 모습이다. 기하학적인 패턴, 꽃, 기타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많다. 

동그란 모양의 튀어나온 눈은 인간이 깨어 있는 의식을 가지고 주변 세계에 대해 경계하거나 또는 자기 관찰에 적용해야 함을 나타낸다. 입 밖으로 낼름 내밀고 있는 붉은 색의 혀는 동사의 올바른 사용과 관련이 있으며, 사람의 입에서 거짓말, 분노, 모욕, 교만 등 해로운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뒷면의 구멍은 수태를, 손잡이는 결혼한 남녀의 결합을 의미하는 등, 황소의 외관은 각각이 뜻하는 것이 세분화되어 있어 그 의미를 알아 보니 흥미로웠다.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인간이 살아가는 인생 속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푸카라 황소는기하학적인 패턴, 꽃, 기타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많다. Ⓒ김은주
푸카라 황소는기하학적인 패턴, 꽃, 기타 자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많다. Ⓒ김은주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 제작한 푸카라 황소 25종 이상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서울뿐 아니라 베를린, 몬트리올, 도쿄 등 전 세계 22개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되고 있다.

전시를 통해 서울 시민을 위한 페루 대사관의 선물이 공개되었는데, 서울의 마스코트인 해치를 페루의 도예 기법으로 제작한 것이 그것이다. 해치는 도시를 보호하는 힘을 가진 존재이자 국가의 정의와 청렴, 행운을 상징하는 서울의 상징물이다. 전시에서는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했던 해치와는 또 다른 느낌의 해치를 만날 수 있었다.
페루의 전통 도예 기법으로 제작된 해치도 만날 수 있다. Ⓒ김은주
페루의 전통 도예 기법으로 제작된 해치도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전시를 통해 해치와 푸카라 황소를 비교하며 알아가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김은주
전시를 통해 해치와 푸카라 황소를 비교하며 알아가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김은주

페루의 푸카라 황소와 한국의 해치는 닮은 듯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푸카라 황소는 페루 푸노주 푸카라시의 도예품이며, 해치는 옛 도시 한양, 지금의 서울로부터 유래된 조각품이다.

푸카라 황소는 행복, 다산, 보호를 위해 집의 지붕 위에 두 개의 작은 황소를 놓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해치는 궁궐과 한국 전통건축에서 입구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등장했다. 푸카라 황소와 마찬가지로 해치 역시 지붕과 집안의 다른 부분에 놓였고 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국가의 정의와 청렴, 행운을 상징했다. 전시를 통해 푸카라와 해치를 비교하며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노리개로 장식한 갓을 쓴 페루 한국 황소를 비롯하여 푸카라 황소로부터 영감을 받은 한승훈, 장미경, 권순익 작가의 이야기와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페루를 상징하는 전시 작품을 감상하며, 생소하지만 친근하게 다가오는 페루 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서울 시청 본관의 수직정원은 산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정화에 도움이 된다. Ⓒ김은주
서울 시청 본관의 수직정원은 산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정화에 도움이 된다. Ⓒ김은주

서울시청 속 예술 작품이 숨어 있다?!

푸카라 황소 전시회를 둘러보았다면, 서울시청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실내 수직정원으로 눈길을 돌려 보자.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 수직정원은 딱딱한 공공기관의 이미지를 상쇄하고 아름답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다.

1층에서 7층 높이의 약 1,600 제곱미터 규모의 실내 벽면에 식물이 설치된 수직 정원은 미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여름철 실내온도를 낮추고 산소와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정화에 도움이 된다. 스킨답서스, 산호수와 아글라오네마 등 14종의 식물들은 13도 이하가 되면 죽게 되는데, 중앙통제실에서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관리와 모니터링을 통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수직정원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설치미술가 전수천의 작품 '메타서사-서벌'이다. 6층까지 연결된 대형 공공예술 작품으로, 물과 공기, 빛을 자연의 섭리인 순환으로 표현한 작품은 신화의 길(역동적인 서울의 신화), 생명의 회오리(시민과 소통하는 서울), 희망의 빛(서울시민의 희망)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얀 색의 수많은 풍선이 모여 거대한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딱딱한 전구가 모여 있는 것이다. 수직정원과 함께 서울 시청 본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늘광장 갤러리는 일년 내내 전문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김은주
하늘광장 갤러리는 일년 내내 전문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김은주

서울시청의 하늘광장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으로, 카페와 하늘광장 갤러리가 있다. 본관 로비에서 하늘광장으로 갈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운영 중이다.

8층에 위치한 하늘광장 갤러리는 2012년 신청사가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소통하고 있다.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하늘광장 9층 행복플러스카페는 평일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김은주
하늘광장 9층 행복플러스카페는 평일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김은주
행복플러스가게에서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은주
행복플러스가게에서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은주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시고

9층 하늘광장에는 행복플러스카페가 운영 중이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 행복플러스가게에서는 장애인이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늘광장은 두 개 층으로 되어 있어 아래에서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사서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카페는 다른 매장과 비교해 음료 값이 저렴하며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제로페이와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로도 구매할 수 있다.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는 빵과 쿠키 등도 판매한다. 공간도 넓고 테이블과 좌석도 많아 이용하기 편리하다.

카페는 서울시 다회용 컵 시범사업인 환경 지킴이 소상공인 카페로 운영하고 있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크아웃을 하고 싶다면 보증금을 내고 리유저블 컵을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지참해 음료를 주문하면 요금에서 500원 할인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2,500원인데 개인 텀블러에 담아 구매하니 2,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었다.
지하의 시민청에서는 공연, 전시, 워크숍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연중 상시 열리고 있다. Ⓒ김은주
지하의 시민청에서는 공연, 전시, 워크숍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연중 상시 열리고 있다. Ⓒ김은주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활짝라운지에서 활력 콘서트가 열린다. Ⓒ김은주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활짝라운지에서 활력 콘서트가 열린다. Ⓒ김은주

시민청 문화예술 프로그램까지

서울 시청 본관 지하 1·2층에는 시민청이 있다. 서울의 대표적 시민공간인 이곳에서는 공연, 전시, 워크숍과 같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연중 상시 열리고 있다. ▴담벼락미디어 ▴소리갤러리 ▴시민청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서울책방에서는 서울과 관련된 다양한 서적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군기시유적전시실 ▴군기시가상현실체험관에서는 특별한 전시와 체험을 해 볼 수 있으며 ▴청년활력소와 ▴스마트서울 전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해 볼 수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활짝라운지에서 활력 콘서트도 열린다. 음악으로 힐링하는 시간이 되어 주는 활력 콘서트는 시민청 예술가들의 상설공연이다.

이 모든 것을 꼼꼼하게 체험해 보려면 넉넉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많은 콘텐츠를 품고 있는 이곳에서 서울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이 일년 내내 이뤄지길 바라 본다.

한·페루 수교 60주년 기념 푸카라 황소 전시

○ 기간 : 20203. 11. 8.(수) ~ 11. 24.(금)  09:00 ~ 18:00
○ 장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시청 1층 로비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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