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덕수궁에 못 본 곳이 있다? 새로 복원된 계조당·돈덕전을 가다!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3.10.10. 10:43

수정일 2023.10.10. 16:20

조회 1,260

흥례문 광장 앞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이 시작되었다. ⓒ김미선
흥례문 광장 앞에서 수문장 교대의식이 시작되었다. ⓒ김미선

문화재청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서울의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무료로 개방하여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추석날 오후 2시, 흥례문 광장에서는 조선시대 왕실 호위 문화를 보여주는 수문장교대의식이 평소처럼 진행되었다.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는 날이었다. 수많은 인파로 수문장교대의식을 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광장에 모인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덕수궁과 경복궁에 새롭게 문을 열고 일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곳이 있어 방문해보았다.
수문장교대의식이 진행 중이다. ⓒ김미선
수문장교대의식이 진행 중이다. ⓒ김미선
경복궁에서 왕세자가 쓰던 공간이었던 계조당이 복원되었다. ⓒ김미선
경복궁에서 왕세자가 쓰던 공간이었던 계조당이 복원되었다. ⓒ김미선

110년 만에 복원된 경복궁 '계조당'

경복궁 흥례문을 지나 근정문 앞 오른쪽에 있는 쪽문으로 들어갔다. 명사문을 지나면 일제강점기에 철거되었던 공간인 계조당이 보인다. 궁중 잔치를 여는 등 동궁 정당(正堂)의 기능을 했다고 한다. 계조(繼照)는 ‘계승해 비춰준다’라는 의미로 왕위계승을 뜻한다. 동궁은 세자가 국왕을 보필하면서 왕으로서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는 곳으로 궁궐 속 작은 궁궐이다. 계조당은 경복궁 동쪽에 있는 동궁 권역의 일부 건물인데 왕세자가 쓰던 이 공간이 110년 만에 복원되어 지난 9월 20일 일반인에게 공개를 시작했다.
명사문을 지나면 110년 만에 복원된 공간인 계조당이 보인다. ⓒ김미선
명사문을 지나면 110년 만에 복원된 공간인 계조당이 보인다. ⓒ김미선
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계조당을 바라보고 있다. ⓒ김미선
한복을 입은 관광객이 계조당을 바라보고 있다. ⓒ김미선

웅장한 건물의 외관도 아름답지만 연결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목재를 붙인 곳에 못이 보이지 않는다. 나무와 나무를 맞물려 맞추는 한옥의 전통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단청에 색이 입혀지지 않았지만, 나무가 완벽하게 마르고, 시간이 지나 색이 입혀지면 아름다움을 더하게 될 것이다.

계조당의 문은 열려 있지 않아 내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11월에는 계조당의 복원 의미와 전각 역사성을 알리는 상설전시와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동행각에서 바라본 웅장한 계조당 모습 ⓒ김미선
동행각에서 바라본 웅장한 계조당 모습 ⓒ김미선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맞물려 맞추는 한옥의 전통기법을 사용했다. ⓒ김미선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맞물려 맞추는 한옥의 전통기법을 사용했다. ⓒ김미선

아직 계조당 개방을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지 경복궁에 들어선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리지 않아 잠시나마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계조당 앞에서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미선
계조당 앞에서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미선
광화문 월대복원 공사로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은 불편함이 있었다. ⓒ김미선
광화문 월대복원 공사로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은 불편함이 있었다. ⓒ김미선

100년 만에 재건된 덕수궁 '돈덕전'

덕수궁에도 새로운 공간을 개방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건물이 있다고 해서 발길을 옮겼다. 광화문광장을 지나 덕수궁까지의 거리는 천천히 걷기에 충분한 거리였다. 광화문 월대복원 공사로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길은 조금 돌아가야 했다. 
붉은 벽돌, 푸른 창틀로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덕수공 돈덕전 ⓒ김미선
붉은 벽돌, 푸른 창틀로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덕수공 돈덕전 ⓒ김미선

경복궁만큼이나 덕수궁에도 관광객들이 많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석조전 사이를 지나면 붉은 벽돌, 푸른 창틀로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돈덕전이 눈에 들어온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칭경예식의 서양식 연회를 위해 신축한 건물이다.

1층은 황제나 황후를 만나는 공간인 폐현실, 2층에는 침실이 자리했고, 외교사절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 활용되었으며 국빈급 외국인의 숙소로서의 역할을 했다. 또한 순종의 즉위식과 고종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오찬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주권 수호 의지가 담긴 건물로 프랑스에서 유행한 화려한 건축양식으로 세워졌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석조전 사이를 지나면 돈덕전이 보인다. ⓒ김미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석조전 사이를 지나면 돈덕전이 보인다. ⓒ김미선
덕수궁 돈덕전은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김미선
덕수궁 돈덕전은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김미선

100년 만에 재건된 돈덕전은 박물관 형식으로 1층에는 상설전시실I과 기획전시실, 2층에는 상설전시실II로 구성되었고, 9월 26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돈덕(惇德)은 ‘덕 있는 이를 도탑게 해 어진 이를 믿는다’라는 의미로 덕 있는 자는 교류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할 여러 국가를 가리킨다. 경복궁 계조당은 숨겨진 공간처럼 조용히 관람할 수 있었다면, 덕수궁 돈덕전은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곳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1층 상설전시실I 내부에서 고종의 칭경예식 등 대한제국 당시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1993년 대전 세계박람회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영상으로 마주하게 된다. 국내 관광 활성화와 투자 확대 등 경제적인 효과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중요한 기회가 될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를 기원했다.
고종의 칭경예식 등 대한제국 당시의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김미선
고종의 칭경예식 등 대한제국 당시의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김미선
1993년 대전 세계박람회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영상으로 마주했다. ⓒ김미선
1993년 대전 세계박람회와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를 영상으로 마주했다. ⓒ김미선

2층 상설전시실II에서는 프롤로그, 근대 외교의 시작 - 만국공법의 세계로,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 제국에서 민국으로, 에필로그 등 5개 구역으로 구성되었다. 대한제국을 비롯한 한국 근대 외교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었다. 도서실 형태의 공간으로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아카이브 자료실이 있다. 대한제국의 외교와 20세기 초 서양의 살롱을 모티브로 하여 가구와 조명 등이 배치되어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과 넓은 벽면에서는 영화 한 편의 영상이 움직인다.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의 영상이 펼쳐진다. ⓒ김미선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의 영상이 펼쳐진다. ⓒ김미선
대한제국을 비롯한 한국 근대 외교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영상으로 확인했다. ⓒ김미선
대한제국을 비롯한 한국 근대 외교의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를 영상으로 확인했다. ⓒ김미선
기록보관 및 도서 열람이 가능하고, 문화교류와 예술행사를 윈한 공간이다. ⓒ김미선
기록보관 및 도서 열람이 가능하고, 문화교류와 예술행사를 윈한 공간이다. ⓒ김미선

1층 복도에서는 발 아래에 있는 지하 발굴공간의 유적들을 유리판을 통해 볼 수 있다. 또한 벽면에는 서울 옛 풍경(1층)과 대한제국 시대 중요 인물(2층)들을 디지털 액자에 담아 전시한다. 돈덕전 건물 벽면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꽃문양인 오얏꽃 문양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다양한 모습으로 교류하던 한국의 근대 외교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지난 100년의 외교사를 기억하고,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여는 것, 이것이 100년 전 제국의 꿈이었고, 미래 100년의 꿈일 것이다.
발 아래에 있는 지하 발굴공간의 유적들을 유리판을 통해 볼 수 있다. ⓒ김미선
발 아래에 있는 지하 발굴공간의 유적들을 유리판을 통해 볼 수 있다. ⓒ김미선
1층 벽면에서 서울 옛 풍경을 디지털액자로 확인한다. ⓒ김미선
1층 벽면에서 서울 옛 풍경을 디지털액자로 확인한다. ⓒ김미선
진관사 소장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복제품)'도 있다. ⓒ김미선
진관사 소장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복제품)'도 있다. ⓒ김미선
건물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꽃문양인 오얏꽃 문양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김미선
건물에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꽃문양인 오얏꽃 문양이 화려함을 더해준다. ⓒ김미선

복원된 경복궁 계조당과 덕수궁 돈덕전은 누구나 별도 사전 신청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돈덕전의 해설은 아직 업로드 되지 않았지만, 덕수궁은 스마트폰으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가이드가 있어 관람에 도움을 줄 것이다.
덕수궁은 오디오가이드가 있어서 편하게 관람이 가능하다. ⓒ김미선
덕수궁은 오디오가이드가 있어서 편하게 관람이 가능하다. ⓒ김미선

경복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61
누리집
○ 문의 : 02-3700-3900

덕수궁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누리집
○ 문의 : 02-771-9951

문화재청

누리집
○ 문의 : 1600-0064

시민기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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